현행 해군 작업복은 파란색 위장 무늬가 찍혀 있어서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만든다. 내가 요점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한 해군 지휘관에게 그 색깔을 쓴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는 자기 바지를 내려다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배 밖으로 떨어졌을 때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려고 그랬나 봅니다.」--- p.37
마크는 차량 밑에서 나와 다른 스트라이커 쪽으로 향한다. 철망형 장갑이라는 튼튼한 강철 격자를 두른 차량이다. 날아오는 RPG 포탄은 격자의 그물코에 주둥이가 박혀서 불발탄이 된다. 코를 움켜쥐어서 재채기를 멈추는 것과 비슷하다. ……철망형 장갑이 너무나 잘 막는 바람에 이라크 반군은 RPG를 대체로 포기하고 말았다.--- p.47
「그들이 맨 처음 묻는 질문은 이런 겁니다. 『내 동료buddy는요? 무사해요?』」 나는 그 단어가 자기 음경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닙니다.」 딘이 말했다. 「그들이 그다음에 하는 말이 바로 『내 물건 달려 있어요?』이니까요.」--- p.90
사타구니를 겨냥하는 저격수가 있을까? 제지어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때 그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인근 군의관 의과 대학에서 군 의학 및 역사 담당 교수로 있는 데일 스미스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는 뒷받침할 증거가 전혀 없다고 알고 있다. 스미스는 저격수의 두 번째 목표가 공포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사타구니 저격은 효과적이다.--- p.99
이식 받은 사람이 기증자의 정소 - 더 정확히 말하면 유전자 - 를 써서 누군가를 잉태시키면, 그 아이는 누구의 자식일까? 기증자의 미망인이 죽은 남편의 정자, 지금은 다른 남자의 몸 속에서 생산되는 그 정자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선다면? 죽은 남자의 부모가 생물학적 손주를 만나고 싶어 한다면? 쿠니는 음경 부위에서 고개를 들고 쳐다본다. 「이상해질 수 있어요.」--- p.120
그녀는 IED 다리 조각을 운반하고 있었다. 발은 아직 군화 속에 들어 있었는데, 이윽고 그의 동료가 군화에서 발을 끄집어냈다. 군화가 벗겨지는 순간, 발이 미첼의 얼굴에 부딪혔다. ……미첼에게 혐오감을 일으킨 것은 피도, 발이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는 사실도, 발이 끔찍하게 죽은 상태라는 것도 아니었다. 자신의 뺨에 묻은 발의 땀과 냄새였다.--- p.150
체열의 90퍼센트가 머리를 통해 빠져나간다는, 종종 듣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군 심리학자 샘 셰브론트는 말한다. 「장인어른은 내가 겨울에 모자를 안 쓰고 나갈 때면 늘 그렇게 말씀하세요. 나는 말씀드리죠. 『그 말이 맞다면, 털모자만 쓰고 벌거벗은 채 나가면 체열의 90퍼센트를 보존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그렇게 한다면, 그는 노출된 신체 부위를 통해 체열을 잃을 것이다. 내 호감은 얻겠지만 말이다.--- p.157
1848년 17명이 병으로 죽었으며, 대부분은 설사 때문에 죽었다. 미국 남북 전쟁 때 설사나 이질로 죽은 병사는 95,000명이었다. 베트남 전쟁 때는 말라리아에 걸려서 입원한 군인보다 설사병으로 입원한 군인이 거의 4배 더 많았다.--- p.178
이 생명체들이 우리에게 왜 이러는 걸까? 진화적 동기가 있을까? 리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언제나 그렇다. 사람이 물똥을 싸도록, 즉 줄줄 흐르고 튀면서 더 넓은 면적을 뒤덮는 대변을 싸도록 함으로써, 병원체는 더 빨리 퍼질 수 있다. 세계를 뒤덮자! 콜레라를 일으키는 세균은 특히 잘 불어난다. 콜레라 환자는 하루에 약 20리터까지도 액체를 쏟아 낸다.--- p.183
대체 어떤 인간이 아이의 몸에 구더기를 들끓게 하는 실험을 할까? 확신에 찬 인간일 것이 분명하다. 또 독불장군일 것이다. 달갑지 않은 생물학적 사실들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초라한 겉모습과 달리, 베어는 엄격하고 헌신적인 의사였다. 그는 자신의 『구더기 치료』가 다른 대안, 즉 절단 수술보다 훨씬 덜 혐오스럽다고 여겼다. 렌하드는 베어가 팔다리 절단을 『궁극적인 파괴 행위』로 여겼다고 썼다.--- p.209
조지가 내 앞에 후식용 유리그릇을 내온다. 내 뇌는 초콜릿 푸딩인가 보다 하고 낙천적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아니다. 생간이다. 「하루쯤 된 거예요.」 펙이 구더기 무리를 가리킨다. 20~30마리쯤 되는 구더기들이 한쪽에 모여서 나란히 먹고 있다. 자칫하면 못보고 지나치기 쉽다. 꼬리 끝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곤충은 숨구멍이라는 겉뼈대에 난 구멍을 통해 산소를 빨아들인다. 애벌레는 항문 숨구멍을 이용한다. 다른 매력들에 덧붙여서, 구더기는 엉덩이로 숨을 쉬기까지 한다.--- p.212
크레인은 자신의 착상에 맞는 상황을 제시한다. 적은 공격을 받으면서 버티고 있다.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보급선이 끊긴다. 그들은 굶주리고 외롭고 화가 치민다. 이제 아군이 비밀 무기를 꺼낸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갓 구운 빵 냄새다. ……그들이 미세 캡슐을 밟고 돌아다닐 때 캡슐이 깨지면서 냄새가 흘러나온다. 너무나 견디기 어렵다. 집이 그리워지고,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그들은 탈영하기로 마음먹는다.--- p.238
그들이 걱정한 것은 군의 사기였다. 근거가 있든 없든 간에, 상어가 무섭다는 이유로 비행기를 타려는 병사들이 줄어들고 있었으니까. 스튜어트 스프링어는 그 터무니없는 역설을 이렇게 표현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는 되었지만, 조국을 위해 잡아먹힐 준비가 되었느냐는 다른 문제다.』--- p.253
상어는 사람 고기를 즐기지 않는다. 설령 상어가 사람의 피를 검출할 수 있다고 해도, 굶주려 있지 않은 한 근원까지 추적할 동기를 전혀 지니고 있지 않다.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을 좋아하지만, 생리 기간에는 좀 걱정이 드는 여성들은 이 사실에 안심해야 할까? 하지만 생리혈은 다르다.--- p.269
수심 90미터에서 지름 5센티미터 구멍을 통해 밀려드는 바닷물은 무릎을 보통은 꺾이지 않는 방향으로 꺾어 버릴 만큼 아주 강한 충격을 가한다. 수심 300미터에서 지름 20센티미터의 구멍에서 뿜어지는 물은 3분마다 올림픽 수영장을 가득 채울 정도다. 빨리 고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가라앉는다.--- p.277
벨렌키는 한 사령관의 전화를 받았던 일을 떠올린다. 「그가 말했죠. 『약 좀 추천해 주게. 우리 대원들을 좀 더 오래 깨어 있게 해줄 약이 필요해.』」 벨렌키는 사령관이 이틀 더를 말하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내가 물었지요. 『얼마나 더 오래 깨어 있기를 원하십니까?』 그러자 그가 답했어요. 『이주일이네.』 실제로 병사들은 2주 동안 깨어 있으려고 애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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