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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민음의 시-17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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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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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22쪽 | 252g | 130*218*20mm
ISBN13 9788937407918
ISBN10 8937407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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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글이 적혀 있는 종이다. 사람들은 그 종이에 글을 쓰고 짓고 다시 쓴다. 신달자는 더 나아가서 세상을 커다란 도서관이라고 생각하고 자연을 커다란 종이라고 생각한다. 가을 하늘은 하느님의 종이고, 여름 나뭇잎은 너무 진해서 붓을 밀어내는 진초록 종이고, 파도는 아무리 구겨 놓아도 다시 일어서고야 마는 푸른 종이다. 갯벌, 갈대, 습지, 흑두루미,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이 모든 것들이 시인이 읽어야 할 글자들이다. 그는 자연의 부름에 대하여 정성을 다해 응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왔다. 모든 걸 내어 준 사람의 얼굴에 깊게 파이는 주름은 깊은 계곡과 같다. 그곳에 지어 놓은 절은 물살에도 바람에도 떠내려가지 않는다.
김인환(문학평론가)
눈이 와 온 세상이 설원이 되면 눈 위에 맨 먼저 발자국을 찍으며 나아가고 싶어진다. 말하자면 ‘숫길’이 되는 셈인데 그 신선한 마음을 신달자의 시를 통해 확인한다. 사막도, 숲도, 치마도 모두 종이의 은유다. 그 안에 새긴 사람살이의 희열과 눈물의 발자국들을 확인하는 일의 생동감이여! 이 시집을 가로질러 가다 보면 종이와 문자라는 인류 최고 문물의 고고학자가 된다. “삼천 번을 심고 추수하고 다시 삼천 번을 심고 추수한 후의/ 가을 들을 보라/ 극도로 예민해진 저 종이 한 장의 고요/ 입 닫고 고요히 지나가려다 멈칫 서 떨고 있는 초승달” 같은 절창 끝에서 나는 문득 입술이 새파래진다.
장석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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