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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02g | 137*197*20mm
ISBN13 9788994343235
ISBN10 899434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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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춘미
일본 도쿄대학 비교문학연구실 객원교수,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 한국일본학회 회장, 고려대학교 일본학연구센터 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일본연구센터 일본번역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김동인 연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본격소설》, 《해변의 카프카》, 《메이지 문학사》, 《밤의 거미원숭이》, 《나의 소소한 일상》, 《인간 실격》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만일 내가…….” 나는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조금씩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내가 너를 죽인다면?”
“죽일 수 있으면 죽이면 되지.” 모모세는 즉각 말했다.
“할 수 있는 일은 할 수 있잖아? 하고 싶으면 하면 돼. 아무도 너를 제지할, 그야말로 권리 같은 것은 안 갖고 있어. 그렇지만 문제는 말이야, 그런 비유가 아니고, 왜 너는 죽일 동기라든가 타이밍이 충분히 있는데도 지금 우리 중에 누구라도, 나라도 상관없지만, 죽이지 않는가 하는 것 아닐까? 뭐, 죽인다든가 죽는다든가, 조금 비약이 지나치지만, 예컨대 지난번에 말이야, 우리가 배구공에 네 머리를 집어넣고 찼잖아? 할 수 있었잖아? 너는 걷어차였지, 단단히. 그치만 넌 그런 짓을 못해. 왜 못할까? 이 점이 중요하거든. 너는 상대방이 많기 때문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런 건 전혀 관계없어. 예컨대 보복도 앙갚음도 안 할 테니까 해보라고 우리가 말하면, 네가 내 머리에 배구공을 뒤집어씌우고 걷어찰 수 있을까?”
“나는……”이라고 말하다가 목이 메어서 침을 꿀꺽 삼키고, 얼마 있다가 말했다.
“그런 짓은 안 하고 싶어.”
“그렇지? 문제는 그거야.” 모모세가 신난 듯이 웃었다.
“왜 너는 그런 짓을 하고 싶지 않을까? 왜 못할까? 문제는 그거야. 왜 너는 우리를 부엌칼이나 뭔가로 찌르지 않을까? 막상 하면 예상 외로 상황이 바뀔지도 모르는데, 왜 너는 그것을 못할까? 잡히는 게 무서워서? 그렇지만 우리는 14세 미만이니까 처벌을 안 받거든. 소년원에는 가겠지만.”
“범죄니 뭐니, 그런 것하고는 관계없어.”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면 죄책감이 생기니까? 그럼 왜 너는 죄책감이 생기고 나는 안 생길까? 어느 쪽이 제대로 된 걸까?” 모모세가 웃었다. “양쪽 다 똑같다고.”
나는 잠자코 있었다.
“어쨌든 너는 그런 일을 못해. 못할 뿐 아니라, 죽인다느니 죽느니 하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아니라도 인간 축구조차도 하고 싶지 않아.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된 셈인지 죽이진 않아도 인간 축구는 할 수 있거든. 이 세상은 이런 저런 일을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지.”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용기를 잃지 마, 너를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어딘가 틀림없이 있어.”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가 처절하도록 아름답게 그려낸 인생의 의미와 선악의 근원!


《헤븐》은 학교 내 집단 따돌림과 폭력을 간결한 문체와 순수한 묘사로 리얼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가와카미 미에코는 이 작품으로 당대 최고의 여성작가에게 수여하는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받았으며,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 직원들이 뽑은 2010년 최고의 책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왕따(이지메)를 당하는 중2 남학생과 역시 ‘더럽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는 여학생의 우정을 그린 이 작품은 “인생의 의미와 선악의 근원을 묻는 작품. 읽으면서 눈물이 한없이 흘렀다. 충격적이며 압도적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충격적 감동. 아쿠타가와상 수상 후 처음 나온 걸작 장편. 14살의 왕따를 정면으로 그려내 생의 의미를 묻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등의 평과 함께 일본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을 읽고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헤븐》을 읽고 쓴 어느 일본 중학생의 독후감이다. 실제로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 학생들과 삶에 지친 십대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이 작품은 교내폭력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낳았다.

작고 어린 사회 ‘중학교’를 통해 보는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그리고 존재의 이유!


왕따당하는 학생의 심리뿐 아니라 왕따를 하는 학생들의 심리에도 초점을 맞춰 리얼하게 현황을 파헤친 《헤븐》은 학내폭력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로서도 간과할 수 없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나’는 남들과 다른 눈, 즉 사시 때문에 지독한 왕따를 당하지만, 자살까지 생각하면서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우리는 같은 편이야’라는 쪽지 하나가 도착한다. 바로 ‘더럽다’는 이유로 역시 왕따당하고 있는 ‘고지마’라는 여학생이다. 그렇게 상처 입은 마음의 교류가 시작되고, 두 아이는 ‘마음의 평화’를 찾아 「헤븐」라는 그림을 건 미술관에 가기도 한다. 그러나 둘이 사귀는 것을 알게 된 아이들은 둘을 공원으로 불러내어 더욱 처절한 괴롭힘을 가하는데…….

《헤븐》은 돌려 말하지 않고 과장하지도 않고 시선을 피하지도 않으면서 ‘왕따’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중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나아가 약자와 강자의 존재방식을 파헤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는 생의 근본적인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쳐간 문제작이다. 약자로서 받아야 하는 일방적인 학대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절망의 한가운데에서 그래도 살아야 하는 이유와 근거가 논리적이고도 사색적인 문체로 탐색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존재의 이유를 모색하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문학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학교 내 집단 괴롭힘. 죽음으로 출구를 찾는 아이들!

왕따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나온 관련기사를 몇 개만 들어도 만만한 아이를 지목해 빵을 사오게 하는 ‘빵 셔틀’, 심부름을 강요하고 교과서를 빼앗고 숙제를 대신 시키는 등, 학생들 사이의 폭력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기사(조선일보 2010년 7월 17일). 또한 선배들에게 상납하려 앵벌이까지 한 창원 모 중학교 사례(연합뉴스 2010년 2월 10일), 중학생 여섯 명을 수시로 때리고 폭력과 협박을 일삼아 금품을 빼앗고 ‘펫’(애완동물)이라고 부르면서 개 사료를 먹게 한 고등학교 1학년생들의 잔혹 행위 사례(연합뉴스 2010년 3월 22일), ‘프라치’라고 불리는, 눕혀놓고 여러 명이 달려들어 밟거나 안경을 감춰 수업에 지장을 주기, 휴대폰 카메라로 괴롭힘 당하는 장면을 찍고 죽은 쥐를 책상에 던져놓은 등 집단 괴롭힘을 하고도 장난이라고 둘러대는 가해 학생들과, 실태 조사를 제대로 하지도 않고 무마하려고만 하는 ‘대구의 고교생 1년간 집단 괴롭힘 호소’ 기사(조선일보 2010년 8월 10일) 등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학교라는 폐쇄공간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아이들은 죽음만을 희망으로 여기게 되고, 왕따를 괴로워하다 투신자살하기도 한 논산 여중생 사례(연합뉴스 2010년 8월 22일) 등 2009년 한 해에만 자살한 초중고생이 200명이 넘는다.(교육과학기술부 제출 자료 기준) 물론 자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폭력, 집단 괴롭힘에 의한 자살은 2%로 나와 있다. 그러나 원인불명인 30%의 자살자 가운데 왕따에 의한 희생자가 얼마나 숨겨져 있는지 의문이다. 이처럼 초, 중, 고에서 교내폭력이 만연하고 있는 데도 유효한 대책이 부재하다시피 한 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헤븐》에는 왕따당하던 중학생이 자살했다는 뉴스에 이어 그 남학생이 다니던 중학교 교장과 관계자가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는 장면이 비춰지지만 가족도 선생도 동급생도 한결같이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하는 TV 방영이 그려진다(본문 76~77쪽). 이 같은 상황은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아, 투신자살한 논산 여중생은 자신을 괴롭힌 여학생 세 명의 이름을 유서에까지 적었지만, 시종일관 “쾌활하고 적극적인 성격이라 선생이나 급우들이 그런 사실이 있는지 몰랐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처럼 학교 당국자와 관련학생들, 그리고 그 부모들이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적당히 무마하려는 자세로 인해 왕따가 근절되지 않는다고 한다.

왕따를 당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부모를 비롯해 가족이나 선생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 가족도 친구도 도움이 되지 않고 더러운 세상 한가운데 홀로 서는 순간 고지마의 ‘존재의 이유’에 대한 필사적인 모색은 처절할 만큼 아름답다. 용기를 잃지 마, 이 세상은 살 가치가 있어. 너를 이해하고 너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어딘가에 틀림없이 있어. 지치고 피 흘리는 아이들에게 어깨를 다독이며 그렇게 말해 주고 싶다.

일본 문학의 기대주, 멀티 플레이어 가와카미 미에코

가와카미 미에코는 1976년 8월 29일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시립공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책방점원, 치과조수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친 후, 가수로 데뷔한 가수 겸 배우이자 시인이며 작가이다. 그녀는 장르의 벽이 한없이 낮아지면서 시와 소설, 영상미디어와 음악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 최근의 일본문학계의 새로운 경향을 대표하는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을 ‘문필가 가수’라고 자칭하는 가와카미는 2008년에 《젖과 알》로 제138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면서 신진작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젖과 알》은 독특한 리듬감을 가진 오사카 사투리를 구사한 절묘한 문장표현이 높이 평가받았다. 그리고 2009년 9월에 나오자마자 수십만 부가 팔린 《헤븐》은 그녀의 또 다른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가와카미 미에코가 시대적 핫이슈를 다루고 있다는 점, 처음으로 보통문체를 사용한 점, 어린 소년 소녀의 심리를 치밀하게 그려내 리얼리티를 확보한 점 등은 작가로서의 고민과 끊임없는 변신을 꾀하는 그간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순수문학의 아름다움을 선사해온 가와카미가 한 사회와 시대를 반영하는 문학표상으로 자리 매김한 것이다.

회원리뷰 (31건) 리뷰 총점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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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2013.02.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 뭔가 긴 터널을 지나온 기분이다. 생생공감의 무등지성에서 명혜영 교수님의 지도로 1월 8일 부터 오늘까지 5개의 강의를 마치고, 니체며 칸트며.,,, 니체와 칸트의 대결이며... 하여튼간에.. 긴 터널을 지나온,,,, 그런 기분이든다. 난 개인적으로 이지메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물론 초등학교 6학년때 그런 좋지 않은... 아픈 기억도 있지만... 이지메는 , 왕따는 개인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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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뭔가 긴 터널을 지나온 기분이다. 생생공감의 무등지성에서 명혜영 교수님의 지도로 1월 8일 부터 오늘까지 5개의 강의를 마치고, 니체며 칸트며.,,, 니체와 칸트의 대결이며... 하여튼간에.. 긴 터널을 지나온,,,, 그런 기분이든다. 난 개인적으로 이지메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물론 초등학교 6학년때 그런 좋지 않은... 아픈 기억도 있지만... 이지메는 , 왕따는 개인적으로 겪어보지 않았기에.. 나하곤 거리가 먼 얘기라 여겨지지만.. 하여튼간에.... 으ㅜㅁ..... 음.. 그러네.. ㅋㅋ 여튼... 계속쓰지만 뭔가 긴 터널을 지나온 듯한 그런 기분 2기때 가족시네마 그리고 3기 헤븐 4기때 이제 뱀에게 피어싱.. 뱀에게 피어싱.. 여자의 음부에 사정을 하는 '아마' ㅋ 재밌다. 적나라하다. 그래서 4기가 더 기대가 된다. 나에게 정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니. 정말 꿈만 같다. 이곳 광주는 정말 기회의 땅인 것 같다. 그리고 심리치료까지. 난 정말 얼마나 축복받은 인간이고 행운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지금 난 행복하다. 근데 또 한편으론 불안하기도 하다. 여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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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불모지에 발견한 새싹 - 헤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간*치 | 2012.11.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한 광고에서 말했다. 이유 없이 학교가기 싫을 리 없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등교거부 충동52%. 몇 번이고 불렀던 ‘엄마’일수도 있다. 여학생폭력피해자 41.2%. 어느 아침엔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이미 말했을지 모른다. 학업중단 4만 7천 여 명.   이것이 지금 우리 아이들의 현 주소였다.   헤븐에 가자. 그들은 말했다. 14살의 고지마와 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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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광고에서 말했다. 이유 없이 학교가기 싫을 리 없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등교거부 충동52%. 몇 번이고 불렀던 엄마일수도 있다. 여학생폭력피해자 41.2%. 어느 아침엔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이미 말했을지 모른다. 학업중단 47천 여 명.

 

이것이 지금 우리 아이들의 현 주소였다.

 

헤븐에 가자. 그들은 말했다. 14살의 고지마와 나. 그들은 헤븐과는 전혀 다른 고통스런 교실에서 나는 매일매일 니노미야 아이들에게 얻어터지고 고지마는 몸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대걸레로 교복 카라를 더럽히게 하는 등에 괴롭힘을 맞는다. 그러다 고지마의 편지를 받은 나는 조금씩 희망을 찾아가고 생애 처음으로 친구를 사귄다.

 

딱히 들어 주길 바라는 건 아니야라고 하면서 고지마는 작게 웃었다.

그리고 제대로 대답할 만한 이유 같은 것도 없는 걸. 그치만 왠지 가위로 물건을-아무 거라도 상관 없는 건 아니지만, , 싹둑 싹둑 자르면 말이야, 잘 말할 수는 없지만, 그때 겨우 보통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돼.”-p34

 

고지마는 자신이 더러운 것은 떨어져 사는 친아빠의 그리움으로 아빠처럼 머리를 감지 않고 옷을 빨지 않고 입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이 괴롭힘은 그들이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자신은 받아들일 뿐이고 괴롭히는 친구들을 불쌍히 여기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괴롭힘의 이유가 단지 사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과 아이들이 다른 점은 사시뿐이다. 그런데 그를 괴롭히는 니노미야랑은 초등학교 동창이고 친구가 될뻔한 사이였다.

 

오늘도 나는 선생님한테 들키지 않을 만큼, 몸에 상처가 남지 않을 만큼 그들에게 맞았다. 담담한 표정으로 때리는 무리중의 모모세를 보곤한다. 그는 꼭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것인지 무얼 생각하는지 그는 알 수 없다. 그러다 일찍 하교할 수 있는 날, 그들이 나를 끌고 가, 머리에 배구공 껍데기를 씌우게 해 마구 찬다. 피가 마구 쏟아지는데 그들은 그들의 속이 풀릴 만큼 때리고 달아난다.

 

그는 그때부터 무언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친한 새어머니께는 사시 때문에 부딪쳐서 코에서 코피가 많이 날 뿐이라고 말하고 넘어간다. 그런데 내 안에서는 화가 일어난 것인지 잠이 들지 못한다. 계속해서 니노미야 일행을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너희는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거야? 어째서.......그런 무의미한 짓을 할 수 있는 거야? 누구에게든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폭력을 휘두를 권리는 없어. 아무에게도 없어.”-p165

 

우연히 병원에서 만난 모모세를 따라 떨리지만 그에게 묻는다. 왜 나를 때리느냐고, 사시때문이냐고. 하지만 그는 사시때문이 아니라 그냥 너였다고. 그 순간에 때리고 싶은 순간에 보인게 너였다고. 너는 도망칠 수도 있고 자신을 때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너의 배려, 권리, 정의는 존재 하지 않는다고, 딸이 있는 사람이 딸같은 나이의 여자애의 동영상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게 정의인가? 권리인가? 이렇게 묻는, 죄책감을 갖지도 않는 아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폭력으로 풀 수밖에 없는 울분이 있는 것인지, 똑같은 폭력을 자신이 당한 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분노가 올라왔다.

 

나의 예상이 산산히 부서져 깨어진 그 순간, 그는 달라지기 시작한 것 같다. 그는 더 이상 고지마의 편지에 숨지 않았고 이제는 고지마를 돕고 싶어 한다. 그가 받았던 희망의 메시지만큼 그녀에게 힘을 보낸다.

 

나에게도 괴롭힘의 시절이 있었다. 전학온 뒤로 텃세같은 것에 시달렸다. 그때에 처음으로 왕따라는 말이 들려오던 시절이었다. 전학 간애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까지도 봤다. 그 정도로 이지매라는 단어를 나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은 괴롭힘에는 결국, 괴롭히는 아이의 스트레스라는 것을 문득 알게 된 순간이 있었다. 나를 괴롭히던 아이의 부모님을 보는 촉촉한 눈에서,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는 손에서, 그녀의 내면의 화로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괴롭힘을 벗어나본 사람으로서 그것을 벗어나기에는 무척 힘들다. 분명 부모님,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괴롭힘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게도 조금만한 새싹이 있는 화분처럼 고지마의 편지가 도착했다면, 괴롭힘을 받는 시기를 더 빨리 벗어나지 않았을 까 한다. 괴롭힘을 벗어나는 것은 그들을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게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내가 그들의 요구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으면, 그런 용기를 내지 않으면 또 내 안에서 나는 수없이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성()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 청소년에게 보여주기에는 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을 뻗으면 그 빛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쓴 편지도 고지마가 힘들 때 그것을 완화시키고, 이런 마음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p41

 

학교에서 서로 뭔가 해 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는 고지마의 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거기에 고지마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몇 번이나 구원받았다. -p142

 

그렇지만 나와 반비례하듯이, 고지마에게서 오는 편지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힘 같은 것이 날마다 늘어갔다. 나는 그것을 보기만 할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 가 없었다. -p156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이렇게 갈 곳도 없고, 이렇게 한 세상을 살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한 눈물이었다. 이곳 외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세계가 아무 데에도 없다는 사실에 대한 눈물이었다. 여기 있는 이 모든 것에 대한 눈물이었다. 나는 고지마의 이름을 계속 불렀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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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아닌 이 더러운 교육을 고발하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w*******7 | 2012.05.0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온갖 폭력과 착취, 조롱 속에 시달리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 우리는 왕따라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단어가 너무나 익숙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빵 셔틀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고, 대장점퍼라는 해괴한 단어마저 익숙한 지금, 과연 아이들은 어떤 삶을 학교에서, 가정에서,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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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온갖 폭력과 착취, 조롱 속에 시달리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 우리는 왕따라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단어가 너무나 익숙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빵 셔틀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고, 대장점퍼라는 해괴한 단어마저 익숙한 지금, 과연 아이들은 어떤 삶을 학교에서, 가정에서,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그들에게 어른들이 말하는 우정과 정의와 질서, 상식이라는 것들이 모두 온전히 이해될 수 있을까요.

 

해마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있습니다. 개미지옥과 같은 입시제도 하에서 아이들은 스스로를 착취하고, 갉아먹다 결국 모조리 소진되어, 그렇게 삶을 마칩니다. 과연 자신이 무엇 때문에 이런 지옥 같은 삶을 견뎌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 말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온전히 우리의 학교, 우리의 아이들과 겹쳐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욱 더 잔혹하게 와 닿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이것이 이제야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자, 어른들은 또 다시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그렇게 끝내 진실은 외면한 채 아이들에게 ‘폭력 없는 학교’‘폭력 없는 교실’을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모조리 낙선했을 인간들이 국회의원이란 자리에서 버티고 있는 한, 입시지옥과 무한경쟁이라는 포악한 살상무기를 집어치우지 않는 이상, 아이들에게 폭력 없는 교실은 꿈일 뿐입니다.

 

일본의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 과연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포악하고 악랄한 이들일까요. 오히려 우리의 교육제도와 시스템, 사회에 만연해 있는 천박한 경쟁의식과 약육강식의 논리, 돈이나 통계, 치수가 유일한 가치가 되어버린 이 더러운 시스템 자체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지 않을까요.

 

정부는 떠듭니다. 교육청도 떠듭니다. 경찰도 떠듭니다. 하지만 떠들기만 합니다.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건방지게 굽니다. 오직 신고하랍니다. 친구들이 간첩입니까. 테러리스트입니까. 강한 처벌만이 답이랍니다. 이런 말들을 지껄이는 어른들을 보면 아이들은 뭐라고 할까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스펙을 자랑하는 한국 청년들. 그러나 취업할 곳은 없고, 유혹은 많습니다. 등록금은 살인적인데, 취업은 대량학살 정도의 수준입니다. 그리고 비정규직으로 들어가 하루하루 고통과 불안 속에 생계를 꾸려야 합니다. 이런 빌어먹을 시스템을 뜯어고치지 못하고 무슨 얼어죽을 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란 말입니까.

 

애초에 학교라는 시스템이 권력의 수월한 통제와 훈육, 세뇌를 위한 것임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은 분명 그 이상의 해악을 끼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서로 죽여 없애야 할 적으로 규정해 버리는 학교에서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은 끔찍한 왕따와 폭력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서로 힘이 되어 준 두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감수성과 따뜻함이 눈물겹습니다. 또한 포기하지 않음이 애절합니다. 이런 아이들의 심리를 생생하게 묘사한 저자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단 한 숨에 읽어 내려간 책. 하지만 여전히 무겁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진정한 숨 쉴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땅의 아이들 모두의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하루를 생각해보며 정책을 펼치길 바랍니다. 적어도 내 자식에겐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이 땅의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이 적용해보길 바랍니다.

 

최근 교육 쪽의 공무원들을 상대한 적이 있습니다. 한심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일선의 선생님들이 얼마나 힘드실까 절절히 느꼈습니다. 아무리 단체의 수장이 진보적이고 개혁적이면 뭐합니까. 그 아래 철밥통이 그대로인데.

 

그들에게 주는 세금이 아깝고 아까울 따름입니다. 어서 어서 그들의 정년이 오기를 바랍니다. 이 땅의 아이들을 위해 말이죠.

 

학교 폭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 이 땅의 교육자들을, 교육 공무원들을, 정책 담당자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 책이었습니다. 우울합니다.

 

이 땅의 공무원들이 참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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