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1년 07월 01일 |
---|---|
쪽수, 무게, 크기 | 225쪽 | 378g | 148*210*20mm |
ISBN13 | 9788937483745 |
ISBN10 | 8937483742 |
출간일 | 2011년 07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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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5쪽 | 378g | 148*210*20mm |
ISBN13 | 9788937483745 |
ISBN10 | 8937483742 |
2011년 제35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낙오된 청춘의 대표 주자 철수가 대한민국에 던지는 출사표 ‘철수 사용 설명서’ 루저 문학의 최고 극단”이란 평과 함께, “루저를 다룬 새로운 작품이 더 이상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던지며, “좋은 소설은 익숙한 소재를 새로운 형식으로 전달할 때 나온다는 명제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놀라운 작품이다. 『철수 사용 설명서』는 ‘철수’를 ‘사용’하는 ‘설명서’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서 ‘철수’는 평균적인 삶을 사는 스물아홉 살의 대한민국 청년에게 붙여진 보통명사인 셈이다. 그런데 철수는 철수니까 철수처럼 살아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현빈도 아니고 삼식이도 아니니 그저 평범하게 살 수 있을 만도 한데, 세상은 철수를 현빈이 되라고 부추기고, 삼식이와 닮았다고 비난한다. 단지 평범할 뿐인 자신을 고장이나 불량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 철수라는 이름에 담겨 있는 것이다. 『철수 사용 설명서』는 효능과 효율을 강조한 나머지 인간을 가전제품으로 취급하여 규격화된 성능과 양식을 요구하는 사회, 우리 주변에 있는 대다수의 철수를 사용 연한이 임박한 구형 전자 제품으로 취급하는 사회, 고장이 나면 망설임 없이 폐기 처분해 버리는 사회에 대한 알레고리이기도 하다. 사실 모두가 비정상이니 결국 모두가 정상인 셈이고. 그러므로 정확한 사용 설명서는 사용되는 제품에게도,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모두 상처를 주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그것은 평범한 철수가 이 사회 전체에 던지는 비범하고도 근본적인 문제 제기인 동시에, 궁극적 성찰이다. |
준비하기 사용하기 전에 제품 규격 및 사양 사용하기 취업 모드 학습 모드 연애 모드 가족 모드 관리하기 설치 방법 전원 공급 청소 방법 주의하기 주의 사항 애프터서비스를 요청하기 전에 소비자 피해 보상 기준 안내 제품 보증서 작가의 말 |
8.7
<철수 사용 설명서>는 젊은 청춘인 주인공 철수의 신세를 고장이 잦은 가전제품으로 대치시킨 소설이다. 흡사 매뉴얼 같은 문체를 구사하는데 철수의 인생과 미래를 성실하게 대변해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변호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독특하면서 알기 쉬운 비유로 가득찬 한 편의 시처럼 읽히기도 하는 이 소설은 5년 전에 군대를 갓 전역한 내게 있어 여러모로 긍정적으로 읽혔다. 세월이 흘러 다시 읽으니 전에는 감탄하며 읽었던 부분들이 지금은 식상하고 공허하게 다가왔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이 좀 별로라서, 5년 전과는 달리 미래에 대한 희망이 옅어진 상태라 이 작품이 별 감흥이 없게 읽힌 것 같다.
매뉴얼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의 문체와 개성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일단 처음 읽었을 땐 신선했던 특징이 두 번째 접할 때는 딱 중언부언 그 이상도 아니었다. 객관적으로 흥미롭고 인상적인 묘사긴 했지만 다시 읽을 때도 똑같은 효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철수의 오작동에 대한 변호를 위해 '세탁기한테 왜 탈수가 안 되냐고 따지는 격'이라는 식의 변호가 번번이 들어가 금방 지겨워졌다. <82년생 김지영>의 김지영과 비슷하게 이 작품의 주인공 철수도 대다수의 독자들의 공감을 살 만한 행보를 보이긴 하지만 그 공감대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면 독자들로 하여금 결정적으로 '자기 일'로 동일시하게끔 만들어주는 서사는 부실한 편이라 그 점이 아쉬웠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이 작품이 시처럼 읽혔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런 아쉬움 때문인 듯하다. 상황에 대한 묘사는 있을지언정 물이 흐르는 듯한 서사가 부족했다. 이러니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지겹고 어떻고를 떠나 매뉴얼에 빙자해 철수의 삶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저의는 높이 살 만했다. 모든 사람한테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느라 사람들의 다양한 가능성이 미처 발현되지 못한다는 작가의 웅변은 무척 감동적인 데가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한 개인을 연령대에 따라 이때는 이래야 하고, 요때는 요래야 하고, 저때는 저래야 하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단 걸 떠올리면 철수를 가전제품에 비유한 건 너무나 적절했다. 너무나 보편적인 이름을 가진 철수가 그 이름에 걸맞는 보편성을 갖추긴커녕 오히려 그 기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자 부모를 비롯한 누나, 선생, 그녀들, 군대 조교와 회사 면접관들이 한숨을 쉬면서 철수를 오작동 투성이의 물건 취급하는 묘사는 적절하면 적절했지 결코 과한 비유가 아니었다.
소설은 철수가 자신의 사용 설명서를 일단락 짓고 누군가 이 사용 설명서를 토대로 자신을 올바로 사용해주길 고대하다가, 문득 그 설명서를 자신이 제일 먼저 읽어야 함을 깨닫는다는, 다소 초현실적인 장면으로 얼렁뚱땅 결말이 맺어진다. 조금 넘겨 짚자면 작가의 자전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없이 따뜻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따뜻하다고 해서 얼렁뚱땅 결말이 지어졌다는 불만이 모조리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는 이 결말이 공허하게 들렸다. 비록 소설이란 게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않아도 되긴 하나 후반부에 '주의하기' 파트에서 철수가 누가 어떻게 바라봐도 정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오작동을 일으켰던 장면을 상기해보면 - 예를 들면 느닷없이 컵을 바닥에 던지는 장면 - 단순히 자신의 사용 설명서를 완성해서 그걸 자신부터 먼저 읽기로 하자는 깨닫는다고 결말이 맺어진다는 것은 너무 막연하게 희망적이지 않은가 싶었다.
이 작품이 10년 전에 집필된 소설이고 그 10년 사이에 우리나라 청춘들이 처한 환경이 얼마나 더 비관적이게 됐는지 가늠해보면 위와 같은 희망적인 결말이 지금의 독자에게도 와 닿을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 철수와 같은 나이대에 이른 내 입장에선 사뭇 비관적으로 여겨진다. 내가 이런 대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의 쓴맛을 많이 맛보며 살아온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작성한 사용 설명서를 읽는다는 것이 고작 자기 위안에 불과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모르진 않다.
분명 청춘의 우울함을 가감없이 묘파한 날카로운 작품임에도, 결말이 상대적으로 무른 편이라서 도리어 공허함만 커졌다. 어쩌면 다른 무엇도 아닌 청춘과 취업을 중심 소재로 다룬 만큼 유독 희망적인 결말에 반감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문체나 묘사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과 상관없이 결말에 이르러선 보편적인 허무함이 남을 수 있다고 하면 말이 너무 심한 걸까? 다른 건 몰라도 지금 내 시점에선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고 막막함이 드리워진 터라 이 작품이 이전처럼 마냥 위로가 되지 않았다. 이는 작품의 문체가 식상하게 읽힌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참으로 씁쓸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https://blog.naver.com/jimesking/220384388731
이 포스팅은 내가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쓴 것이다. 두 글의 온도차가 너무 다르다...
인상 깊은 구절
사용 설명서가 완성되어 갈수록 철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 읽고서도 엄마와 아버지, 누나가 철수를 선택했을까. 그녀들이나 친구들, 또 면접관들은 어땠을까. 이걸 읽고도 철수를 사용할 생각이 들었을까. 혹시 사용 설명서가 없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철수를 선택하고 사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철수는, 과연 철수는, 철수를 선택했을까. - 147p
주의 사항은 점점 늘어 갔지만 사용자는 여전히 읽지 않았고 제품의 오작동도 더욱 잦아졌다. 사용 설명서는 좀 더 많은 주의 사항으로 몸을 불릴 테지만, 사용자는 그럴수록 읽는 게 더 귀찮았을지도 모른다. 읽지 않아도 다 알 것 같으니까. 사실 그게 그거니까. 그리고 그게 그거 아닌 제품이 시중에 유통될 리도 없으니까. - 202p
철수는 조금 더 자 두려고 눈을 감다가 문득 깨닫는다. 철수 사용 설명서를 쓸 수 있는 사람도, 그걸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사람도 결국은 한 사람이란 것을. - 221p
이 재미있는 책제목과 깜찍한 표지만 본다면 마치 철수를 인형처럼 대하는 다정한 엄마가 있는 가족의 이야기나, 사랑스러운 연애 이야기일 것만 같다. 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다정함이나 사랑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철수사용설명서의 가장 기본이 되는 철수의 제품규격 및 사양은 나이 29세, 키 173cm, 몸무게 65kg의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국립대를 졸업한 후 취업준비중인 남자이다. 엄청난 스펙으로 무장한 20대 사이에서 특별한 특기없이 살고 있는 그는 그래서 어쩌면 설명서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자기소개서에 현란하고 멋진 글로 이루어진 설득력있는 문장들이 아니라 조금 길고 지루하지만 그를 찬찬히 들여다봐 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처럼
사실 나도 가끔씩 누군가가 무척 대하기 어려울때면 그 사람의 설명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재미있는 생각을 하곤했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대하고 저런 상황에서는 저렇게 대하면 되겠구나.
하지만 가전제품, 휴대폰 등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제품들의 설명서를 꼼꼼히 읽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래서 철수사용설명서의 철수 역시 한없이 가엾게 느껴진다. 설명서로 만들어져 있으나 과연 그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이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줄 것인가.
20대의 외로운 청춘, 너무 뛰어난 사람들 속에서 묵묵히 자신을 발견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수많은 청춘들의 설명서, 나는 그 설명서를 자꾸만 꺼내 읽게 된다.
설명문에 설득당해가는 나는 오랜만에 편안한 글 읽기에 빠져든다.
소설 속에서 철수는 불량품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알다 시피 철수는 물건이 아닌 사람으로 29살(남성) /173cm/65kg 의 아주 평범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철수이지만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있으면 불량품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철수에게 테스트를 해 보고 제대로 된 제품인지 아닌지 확인하여고 듭니다. 믈론 완성품으로 출시도 하기 전에 말이죠..
이렇게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표준이라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철수 또한 열심히 하고 있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데로 잘 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피아노를 배우고 괴외를 하고 학교에서 벗어나 연애를 하고 결혼하기 전까지의 일련의 모습들..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해답을 내놓고 철수를 테스트 하지만 철수는 그들의 원하는 데로 작동이 되지 않습니다. 그건 철수는 생각이 없는 사물이 아닌 숨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철수가 스스로 온전한 제품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기다리는 것고차 세상 사람들은 기다려 주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그들이 내놓은 그 답이 철수에게는 답이 아니었습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 면접에 가지면 번번히 퇴짜를 맞는 철수. 면접관은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과 밖에서 하는 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물론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는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자 친구와 자연스럽게 사귀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항상 부추기고 철수를 흔들고 있습니다.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는지, 잘 사귀고 있는 건지..결혼은 하고 있는 건지.. 그러나 그들의 간섭을 철수에게 독이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철수에게 아무런 책임 없이 철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철수에 대한 정학한 사용 설명서도 없이 말이죠.. 철수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철수인데 그들은 자신들이 철수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알 수 있습니다. 대한 민국 사회에서 우리들이 하는 여러가지 행동들과 간섭..그것이 모두 철수를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