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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문선 세트

한국 산문선 세트

[ 전9권 + 부록 : 한국산문선 필사 노트 (케이스 포함),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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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060쪽 | 152*225*80mm
ISBN13 9788937415760
ISBN10 893741576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6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레가 칠 때는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뇌동(雷同)한다는 말이 있다. 내가 우렛소리를 듣고 처음에는 가슴이 철렁하였다. 잘못한 일을 거듭 반성했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기에 그제야 몸을 펴게 되었다. …… 또 한 가지 인지상정을 벗어나지 못하는 일이 있다. 누군가가 나를 칭찬하면 기뻐하지 않을 수 없고, 비방하면 안색이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우레가 칠 때 두려워할 일은 아니지만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옛날에 어두운 방에서도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이 있었는데, 내가 어떻게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 ---「우렛소리(雷說)」중에서

“말은 입에서 나와 문장을 이룬다. 중국 사람의 학문은 본래 가지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나아가므로 정신을 많이 허비하지 않아도 세상에서 뛰어난 인재가 되기 쉽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으로 말하자면 언어에 이미 중국과 오랑캐의 차이가 있고, 타고난 자질도 영민하지 않으니 백배 천배 힘쓰지 않으면 어찌 학문을 이루겠는가? 그래도 오묘한 마음에 힘입어 천지 사방과 소통하는 데는 터럭만큼의 작은 차이도 없다. 득의한 작품으로 말하자면 어찌 자세를 낮추며 저들에게 많이 양보할 것이 있겠는가. 이 책을 보는 사람은 이와 같은 점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 동방의 문학(東人文序)」중에서
우리 동방의 문장은 한과 당의 문장도 아니고 송과 원의 문장도 아니며 바로 우리나라의 문장이다. 당연히 역대의 문장과 더불어 천지 사이에 나란히 알려져야 할 것이니, 인멸되어 전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 오늘날 배우는 사람들이 정말로 도에 마음을 두고 문장을 꾸미지 않으며, 경전을 근본으로 삼고 제자백가를 기웃거리지 않으며, 올바른 문장을 숭상하고 화려한 문장을 배척하여 고상하고 올바른 문장을 짓는다면 필시 성현의 경전을 보충하는 글이 될 방도가 있을 것이다.
---「우리 동방의 문장(東文選序)」중에서

풀을 엮어 사람 모양으로 만든 것을 허수아비라고 한다. 나는 근래 귀가 먹어 남의 말을 듣지 못하고 정신이 혼미하여 사람 일을 알지 못한다. 그저 겉모습만 멀쩡하니 참으로 허수아비와 비슷하다. 그러므로 나 자신을 허수아비라 부르기로 하고 찬(贊)을 짓는다.

짚으로 살갗 엮고 새끼로 힘줄 얽어
사람 같은 모습으로 우두커니 서 있네
심장도 없고 배 속까지 비었구나
하늘과 땅 사이에 있으면서 보지도 듣지도 않으니
알아주는 사람 없다 한들 누구에게 화를 내랴
---「허수아비(虛父贊)」중에서
나는 늘 고질병으로 고생하느라 산에 살더라도 마음껏 책을 읽지 못한다. 남몰래 걱정하며 몸조리하다가 때때로 몸이 가뿐하고 마음이 상쾌하여 세상을 둘러보면 감개가 뒤따른다. 그러면 책을 덮고 지팡이를 짚고 나가 관란헌에 가거나 정우당을 구경하고, 단에 올라 절우사를 찾으며, 밭을 돌며 약초를 심기도 하고, 숲을 헤치며 꽃을 따기도 한다. 바위에 앉아 샘에서 장난치거나 대에 올라 구름을 바라보거나 낚시터에서 고기를 구경하거나 배를 타고 갈매기와 놀기도 한다. 마음 가는 대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눈에 띄는 경치마다 흥취가 생긴다.
실컷 흥취를 즐기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고요한 방 안에 책이 가득 쌓여 있다. 책상을 마주하고 조용히 앉아 마음을 잡고 이치를 궁구한다. 간간이 깨닫는 것이 있으면 흐뭇하여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린다. 깨닫지 못하는 내용이 있으면 벗에게 도움을 받고, 그래도 깨닫지 못하면 혼자서 분발해 보지만 억지로 깨달으려 하지는 않는다. 우선 한쪽에 밀쳐 두었다가 가끔 다시 꺼내 마음을 비우고 곰곰 생각하여 저절로 이해하기를 기다린다. 오늘도 그렇게 하고 내일도 그렇게 한다.
---「도산에 사는 이유(陶山雜詠幷記)」중에서

전하의 나랏일은 이미 글렀으며, 나라의 근본은 이미 망했습니다. 하늘의 뜻은 이미 떠났고 백성의 마음은 이미 흩어졌습니다. 비유하자면 큰 나무를 백 년 동안 벌레가 파먹어 진액이 다 말라 버렸는데 거센 비바람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지경에 이른 지 오래입니다. 조정에 있는 사람 중에 충성스럽고 뜻있는 신하와 밤낮으로 부지런한 선비가 없지 않으나, 이미 형세가 극에 달하여 지탱할 수 없고 사방을 둘러보아도 손쓸 도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낮은 관원들은 아래에서 시시덕거리며 주색을 즐기고, 높은 관원들은 위에서 데면데면하게 재물만 늘리고 있습니다. 물고기의 배가 썩고 있는 지경인데도 바로잡으려 하지 않습니다. 조정에 있는 신하는 용이 연못에 도사리듯 도와줄 당파를 끌어모으고, 지방에 있는 신하는 이리가 들판을 마음대로 누비듯 백성의 고혈을 짜내는데, 가죽이 없어지면 털이 붙을 곳이 없다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은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길게 한숨 쉬며 낮이면 몇 번이나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고 울먹이며, 밤마다 오랫동안 지붕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자전은 과부이며 전하는 고아입니다(乙卯辭職疏)」중에서

요즘 정암(整菴, 나흠순(羅欽順)), 퇴계, 화담(花潭, 서경덕) 세 선생의 말씀을 보니, 정암이 가장 높고 퇴계가 다음이며 화담은 그다음입니다. 그중에 정암과 화담은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고, 퇴계는 본뜬 것이 많습니다. ……
지금의 학자들은 입만 열면 이는 형체가 없고 기는 형체가 있으며, 이와 기는 결코 하나가 아니라고 하는데, 이는 자기가 하는 말이 아니라 남의 말을 전하는 것입니다. 어찌 화담의 입을 대적하고 화담의 마음을 복종시키겠습니까. 퇴계가 논파한 말은 그 병통을 깊이 지적했으니, 후세 학자들의 잘못된 견해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퇴계는 본뜬 것이 많으므로 그의 말이 구애되고 신중하며, 화담은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으므로 그의 말은 즐겁고 호방합니다. 신중하므로 잘못이 적고, 호방하므로 잘못이 많습니다. 차라리 퇴계를 본뜰지언정 화담처럼 스스로 터득하기를 본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학문의 수준(答成浩原)」중에서
어떤 이는 이것을 복용해서 능히 담증과 곽란 증세 및 가슴 병과 뱃병을 치료했는데, 한두 번 만에 효과를 보았다. 또한 담파괴의 재는 옴과 종기도 낫게 할 수가 있다. 삼사 년 사이에 온 나라 사람이 파도가 몰아치듯 다투어 사들였다. 서울의 남녀는 어린이고 늙은이고 할 것 없이, 병이 있건 없건 즐겨 피워 대는 통에 코를 비트는 고약한 냄새가 거리에 가득했다. 간혹 못된 젊은이들은 이렇게도 노래한다. “예쁜 여자 맛난 술은 봐도 참을 수 있지만, 담파괴를 보게 되면 참을 수가 없다네.”
---「담배 귀신 이야기(膽破鬼說)」중에서

처마의 비는 쓸쓸하고 향로의 향 내음은 가녀린데, 이제 막 두세 사람과 함께 소매를 걷어붙이고 맨발로 보료에 기대 눈 같은 연꽃 보며 참외를 갈라 찌든 근심을 씻어 낼 참일세. 이러한 때에 우리 여인(汝仁)이 없을 수 없지. 자네 집의 늙은 사자가 틀림없이 으르렁거려 자네로 하여금 고양이 상판을 짓게 만들겠지만, 늙었다고 겁먹고 위축되지는 말게나. 하인이 우산을 지녔으니 가랑비쯤 피하기에는 넉넉할 것이야. 어서어서 빨리 오게나. 모이고 흩어짐은 일정치가 않으니, 이런 모임도 어찌 자주 가질 수 있겠는가. 헤어진 뒤에는 후회한들 이미 늦을걸세.
---「겁먹지 말고 오게(與李汝仁)」중에서
무릇 독서는 무젖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무젖으면 책과 내가 융화되어 하나가 되지만 무젖지 않으면 읽으면 읽는 대로 다 잊어버려 읽은 사람이나 읽지 않은 사람이나 별 차이가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독서에서 무젖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까닭이다. 소나기가 쏟아지면 회오리바람이 불고 번개가 쳐서 그 형세를 돕는다. 빗줄기가 굵은 것은 기둥만 하고 작은 것도 대나무만 해서 다급하기는 동이를 뒤집을 듯하고 사납기는 동이의 물을 쏟아붓는 듯해서 잠깐 만에 봇도랑이 죄 넘쳐흘러 못이 되니 성대하다 할 만하다. 하지만 잠깐 사이에 날이 개어 햇볕이 내리쬐면 지면은 씻은 듯이 깨끗해진다. 땅을 조금 파 보면 오히려 마른 흙이 보인다. 이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못을 이루었던 물이 무젖어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 책 읽는 것 또한 그러하다. 서로 맞춰 보고 꿰어 보아 따져 살피는 공부를 쌓고 그치지 않는 뜻을 지녀, 무젖어 스스로 얻음에 이르도록 힘써야 한다. 이와 반대로 오로지 빨리 많이 읽는 것만을 급선무로 한다면 비록 책 읽는 소리가 아침저녁 끊이지 않아 남보다 훨씬 많이 읽더라도 그 마음속에 얻은 바가 없게 된다. 이것은 조금만 땅을 파면 오히려 마른 땅인 것과 같으니 깊이 경계할 만하다. ---「올바른 독서법(贈兪生拓基序)」중에서

맹자는 “사람이 지닌 덕과 슬기, 꾀와 지혜는 늘 질병 안에 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내가 병을 자주 앓았기 때문에 너무 잘 안다. 바야흐로 내가 병들었을 때는 질병에 대한 근심을 꼼꼼하게 하지 않을 수가 없고, 경계를 삼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목(耳目)과 정욕(情欲)에 감응하고, 기거와 음식을 절제함에 있어서도 오직 소홀하게 될까 두려워하여 마치 맨발로 봄 얼음 위를 건너듯 조심조심하고, 약한 성채에서 사나운 적을 막는 것처럼 굳게 지킨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질병이 떠나가서 몸이 편안하고 마음이 날마다 태연하고 기운이 매일 펴지면 앞서 조심조심 굳게 지키던 것이 나날이 해이해져서 점점 제멋대로 굴게 된다. 천천히 혼자 돌이켜 보면 대개 훌륭한 것은 늘 질병 속에 있었고, 좋지 않은 것은 언제나 아프지 않을 때 있었다.
---「병 속에 지혜가 있다(?疾說 贈李尙輔)」중에서
그대는 깊은 골짜기에서 나는 소리를 못 들었는가? 그 소리는 혼자서는 소리가 되질 않고 반드시 사물을 기다려야만 한다네. 그래서 소리가 골짜기에서 난다고 해도 틀리고 소리가 골짜기에서 나지 않는다고 해도 또한 틀린 것이지. 오직 소리를 의식하지 않았는데 소리가 절로 들린 것이라네. 옛날의 지인(至人)이 어찌 일찍이 말이 없었겠는가? 말은 했지만 말하는 것을 의식하지 않았던 것일 뿐일세. 그래서 그 말은 하늘에 오르기라도 할 듯이 높아 사람이 감히 그 높이를 의심하지 못했고, 땅속으로 들어갈 것처럼 깊어서 사람이 감히 그 깊이를 의심치 못했지. 이것이 모두 침묵의 도일세. 여정이 배우기를 원하는 것이라네. ---「말 없음에 대하여(題默窩詩卷後)」중에서

술을 좋아하는 자가 있었다. 밖에 나가 무리를 따라 크게 취하여 저녁 때 돌아오다가 집을 못 찾고 길에 벌렁 눕더니, 제집으로 생각해서 미친 듯 소리치고 토하며 인사불성 제멋대로 굴었다. 바람과 이슬이 몸을 엄습하고 도둑이 틈을 노리며 수레나 말에 치이고 사람들에게 밟힐 줄도 모르고 있었다. 지나는 사람들이 괴이하게 여겨 그를 비웃고 마치 기이한 꼴이라도 본 듯이 했다.
아! 어찌 이것만이 유독 이상하다 하겠는가? 오늘날 벼슬아치들은 급제해 벼슬에 오르거나 벼슬해서 현달하게 되면, 깊이 도모하고 곰곰이 따져 보아 시대를 구하고 나라를 이롭게 할 생각은 않고, 오로지 승진하기만을 끊임없이 바라며 욕심 사납게 얻는 데 싫증 내는 법이 없다. 그러다가 원망이 쌓여 화가 이르니 남들은 위태롭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는데도 정작 자신은 여전히 우쭐대며 오만하게 군다. 참으로 심하게 취했다 하겠다. 아! 술 마신 자는 취해도 때가 되면 깬다. 하지만 벼슬하는 사람이 취하면 재앙이 닥쳐와도 깨는 법이 없다. 슬프다.
---「관직에 취하면(雜說)」중에서
“옛것을 모방하여 글을 지어 마치 거울이 물건을 비추듯이 한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좌우가 서로 반대로 되는데 어떻게 비슷할 수 있겠는가?”
“그럼 수면이 물건을 비추듯이 하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뿌리랑 가지 끝이 뒤집혀 보이는데 어떻게 비슷할 수 있겠는가?” ……
“그럼 끝내 옛것과 비슷하게 지을 수 없단 말인가?”
“도대체 왜 비슷한 것을 찾는가? 비슷한 것을 찾는 것은 참되지 않다는 말이지. 천하에서 서로 같은 것을 가리켜 반드시 꼭 닮았다고 말하고, 분간하기 어려운 것을 가리킬 때도 진짜에 매우 가깝다(逼眞)고 말하네. 그런데 진짜라느니 닮았다느니 말하는 것은 그 안에 가짜요, 다르다는 뜻이 실려 있네. 따라서 천하에는 이해하기 어려워도 배울 수 있고, 전혀 다르지만 서로 비슷한 것이 있네. 언어가 다른 수많은 사람과는 통역의 힘을 빌리면 의사를 소통할 수 있고, 전서(篆書) 예서(隷書) 해서(楷書)는 글자체가 다르나 모두 문장을 지을 수 있네. 왜 그렇겠나? 외형은 달라도 마음은 같기 때문일세. 이것으로 볼 때, 마음이 비슷한 것(心似)은 작가의 의도요, 외형이 비슷한 것(形似)은 겉모습이네.”
---「『녹천관집』 서문(綠天館集序)」중에서

집 안에서 값나가는 물건이라곤 겨우 『맹자』 일곱 권뿐인데 오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이백 전에 팔아 그 돈으로 밥을 지어 실컷 먹었소. 희희낙락 영재(?齋, 유득공(柳得恭))에게 가서 한껏 자랑을 늘어놓았더니 그도 굶주린 지 벌써 오래라, 내 말을 듣자마자 즉각 『좌씨전(左氏傳)』을 팔아 쌀을 사고 남은 돈으로 술을 받아 내가 마시게 했소. 이야말로 맹자 씨가 직접 밥을 지어 나를 먹이고, 좌구명 씨가 손수 술을 따라 내게 권한 것과 다를 바 없지 않겠소. 그래서 나는 맹자와 좌구명 두 분을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찬송했다오. 그렇다오. 우리들이 한 해 내내 이 두 종의 책을 읽는다고 해도 굶주림을 한 푼이나 모면할 수 있었겠소? 이제야 알았소. 독서를 해서 부귀를 구한다는 말이 말짱 요행수나 바라는 짓임을. 차라리 책을 팔아서 한바탕 술에 취하고 배불리 밥을 먹는 것이 소박하고 꾸밈없는 마음 아니겠소? 쯧쯧쯧! 그대는 어찌 생각하오?
---「『맹자』를 팔아 밥을 해 먹고(與李洛瑞書九書 四)」중에서
산수화를 그려 달라고 청한 사람이 있었는데 칠칠은 산만을 그리고 물을 그리지 않았다. 그 사람이 이상히 여겨 따지자 칠칠은 붓을 던지고 일어나 “에이! 종이 밖은 다 물이 아니냐!”라고 했다. 그림이 마음에 들게 잘 그려졌는데 돈을 조금 내면 칠칠은 당장 성을 내고 욕을 하며 화폭을 찢어 버리고 남겨 두지 않았다. 간혹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게 그려졌는데 값을 많이 치르는 사람이 있으면 껄껄껄 웃고는 그 사람을 주먹으로 때리며 돈을 도로 주어 문밖으로 내쫓고는 다시 손가락질하고 비웃으며 “저 애송이는 그림 값도 몰라.”라고 했다. 그리하여 스스로 호를 호생자(毫生子, 붓으로 먹고사는 사람)라고 하였다.
칠칠은 천성이 오만하여 남의 비위를 맞추지 않았다. 하루는 서평군(西平君)과 더불어 백 금을 걸고 내기 바둑을 두었는데 칠칠이 승기를 잡는 순간 서평군이 한 수만 물리자고 청했다. 칠칠은 갑자기 바둑돌을 흩어 버리고는 팔짱을 끼고 앉아 “바둑이란 근본이 오락인데 무르기만 한다면 한 해 내내 두어도 한 판도 마칠 수 없소이다.”라고 했다. 그 뒤로 다시는 서평군과 바둑을 두지 않았다.
---「광기의 화가 최북(崔七七傳)」중에서

북녘에 사는 어떤 사람이 닭은 늘 보아 왔으나 꿩은 본 적이 없었네. 하루는 남쪽 지방에 가서 꿩을 보고 때맞춰 울기를 기대했다네. 이것은 습관이 그의 눈을 가렸기 때문일세. 따라서 무늬목을 보고 사람 손으로 만들었다고 한 것은 사람이 그린 그림이 눈을 가린 때문이고, 화병에 꽂힌 조화를 하늘이 만들었다고 한 것은 하늘이 만든 꽃이 눈을 가린 때문일세. 마찬가지로 자네가 자연의 경서를 허언이라 본 것은 성인이 짓고 현인이 이어받아 저술한 것만을 경서로 간주하는 고정 관념이 눈을 가렸기 때문일세. 자네는 어째서 눈에 낀 백태를 긁어내어 자네 눈을 가린 가림막을 제거하고, 자네의 몸을 내려놓고, 자네의 총명함을 뱉어 내어 소실산에 노닐며 그 책을 펼쳐 글을 읽지 않는가? 그렇게 하면 호탕하게 웃으며 정신이 자유롭지 않겠는가?
---「책과 자연(自然經室記)」중에서
예전에는 글을 잘 짓지 못한 이유가 더 배워야 할 옛것이 많았기 때문이지만 이제는 글을 잘 짓지 못하는 이유가 배울 만한 옛것이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육경을 읽으면 육경을 배우고 싶었고, 『좌전』을 읽으면 『좌전』을 배우고 싶었다. 굴원의 「이소(離騷)」를 읽으면 「이소」를 배우고 싶었고, 『순자』와 『장자』를 읽으면 『순자』와 『장자』를 배우고 싶었으며, 『사기』를 읽으면 『사기』를 배우고 싶었다. 아래로 내려와 반고(班固)와 양웅(揚雄), 조식(曹植)과 육기(陸機), 유신(庾信)과 서릉(徐陵), 노조린(盧照隣)과 낙빈왕(駱賓王)으로부터 한유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글을 접하고서는 사모하는 마음이 그들에게로 옮겨 갔다. 끝내는 갈림길에서 방황하며 내가 머물 곳을 찾지 못하였다.
---「꿈속에서 문장의 세계를 보다(釋夢)」중에서

진실로 하루에 한 번 고쳐서 한 해에 약간 편을 얻되, 이 약간 편 가운데서 깎아 내어 약간 편만 남깁니다. 그렇게 십 년을 지낸다면 한 권쯤 될 것입니다. 더 이상 고칠 것도 없고 더 이상 깎아 낼 것도 없는 글을 한 권 정도 쓴다면 내 마음에 꼭 맞을 것입니다. 한 권 분량의 글로 십 년을 바꾸는 것은 비록 고생스럽고 수확이 별로 없다 하겠지만, 십 년의 노력으로 천년만년을 기약한다면, 크게 수지맞는 장사요 그 또한 바랄 만한 일입니다.
---「글쓰기의 비법(答友人論作文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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