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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앤 매드 5

레드 앤 매드 5

블랙라벨클럽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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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140*210*30mm
ISBN13 9791126443437
ISBN10 112644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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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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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주는 두 손으로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못난 얼굴을 가리며 지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무 데도 안 가겠다고 결심했는데…… 나를 산 정상으로 보낸 건 당신이잖아요.”
아직도 질질 새어 나오는 손목의 피가 볼 근처에 찝찝하게 묻어나는 것 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후끈해진 눈시울을 가리기 위해서라면.
이 남자에게 결국 감정적으로도 약자라는 것을 들키기 싫었다. 자존심이랄 것도 없지만 그 수모를 당하고도 남자가 다친 모습에 안절부절못하는 자신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부끄럽고 자존심 상했다.
하지만 누구나 감추고 싶은 감정이 있다는 말도, 같은 인간에게나 통하는 소리다. 이예주는 바보같이 또 간과하고 있었다. 이 미친놈이 인간이 아니란 사실을. 남자가 얼굴을 덮고 있는 그녀의 두 손 중 다친 팔을 덥석 잡아 억지로 들춰냈다.
“악! 왜 이래요!”
흉하게 찌푸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기에 이예주는 필사적으로 손에 힘을 줘 계속해 얼굴을 가리려고 했으나, 놈의 힘은 막강했다.
“힘 빼. 피가 더 새지 않느냐.”
“당신이 내 손을 놓으면 되잖아요!”
“스읍―.”
결국 남자에게 손을 낚아채인 이예주는 그를 쏘아보며 씩씩댔다. 아주 잠시도 가만 놔두지 않는다니까.
한 송이뿐이지만 그들 곁에 있는 빛나는 뤼미에르 덕분인지 주변 시야가 그 전보다 환했다. 그 때문인지 남자는 그녀의 손목에 난 상처를 아까보다 더욱 주의 깊게 살폈다.
이미 베일 대로 베인 상처, 그렇게 들여다봐서 뭐 할 거냐는 심산에 이예주는 나 몰라라 제 왼손을 포기하고 누워 있었다.
그렇게 무표정한 얼굴로 한참 동안 환부를 내려 보던 남자가 염장 지르는 소리를 툭 내뱉었다.
“치료, 안 해 줄 거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죽든지 말든지 내버려 둬라.
이예주는 반응하지 않았다. 저딴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반응했다가 화병 나서 앓아눕는 건 자신뿐이었다. 그러나 남자는 꾸준히 헛소리를 지껄여 댔다.
“대신 네게 내 에너지를 직접 주입할 거야.”
“…….”
“지금 널 안을 것이다.”
“……예?”
이예주는 반응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도저히 반응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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