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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

[ 양장 ]
리뷰 총점8.4 리뷰 18건 | 판매지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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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2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68g | 126*192*20mm
ISBN13 9788934981718
ISBN10 893498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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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우연히 전남편을 만났다. 나는 새로 지은 도서관 계단에 앉아 있었다.
잘 지냈어? 내 인생. 내가 말했다. 27년을 부부로 살았으니 그렇게 말해도 무방하다고 느꼈다.
그가 말했다. 뭐라고? 뭔 인생? 내 인생은 전혀 없었다고.
--- p.15

어린 자식들까지 딸린 마리아는 힘든 시기를 최선의 방법으로 살아내려고 애썼다. 동네에 있는 가까운 친척집 몇 곳을 옮겨 다니면서 매번 열심히 일해 그 집 살림을 도왔다. 마리아는 일도 잘했지만 빵을 맛있게 굽는 것으로 유명했다. 마리아는 한동안 좋은 친구의 집에 들어가 살면서 아주 훌륭한 빵을 구웠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집 남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마리아가 구운 빵은 아주 근사해. 당신은 왜 저런 빵을 못 굽는 거지?” 그러고는 아마도 마리아의 다른 면에 대해서도 칭찬한 것 같다.
--- p.23

“어째서 내 이름을 붙여준 애는 하나도 없는 거니, 마거릿?” 내가 마거릿의 면전에서 대놓고 물었습니다.
“여자아이가 둘밖에 없어서요. 한 명은 우리 엄마 이름을 따서 테레사로, 다른 한 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언니 이름을 따서 캐서린으로 했어요. 다음에 낳는 아이에게는 어머니 이름을 붙일게요.”
“뭐라고? 아이를 또 낳는다고! 내 아들을 죽일 셈이니?”
--- p.44

애니타 프랭클린, 혼자서 잘해낼 수 있겠어? 페이스가 속으로 말했다. 뉴 위트레흐트 고등학교에서 가장 섹시했던 애니타 프랭클린, 요즘은 밤에 어떻게 자? 똑똑한 세파르디 유대인 학자이자 강사인 잘난 아서 마자노의 옆에 다시는 누울 일이 없는 요즘 어떤데? 이제 침대에 누우면 네 위로 시간이 덮쳐올 거야. 네 입술에 닿는 잘생긴 금발 아서의 입술도 아니고, 보이스카우트 같은 지적이고 뜨거운 손가락도 아니야.
주변에 어른거리며 맴돌던 리카르도의 그림자가 이 순간 커다란 문젯거리로 훅 솟아올라 그녀의 왼쪽 눈에 잽을 날렸고, 페이스가 놓인 바닥 수면이 얼마나 얕은지 온 세상에 드러냈다. 이 순간 그녀의 육체라는 논에 벼를 심을 수도 있을 정도였다. 그리하여 이 순간부터 시작되어 오후 내내 그녀가 어찌해볼 수 없을 만큼 물줄기가 밀려오는 가운데 아름답고 힘차게 새싹을 틔울 수 있었을 것이다.
--- p.72

이야기를 나눈 뒤 내 상태는 더 악화되었다. 나는 아이들을 집에 둔 채 살아 있는 생명체 속에 섞여 얼른 한잔하기 위해 길모퉁이로 달려갔다. 그러나 줄리네 가게를 비롯하여 모든 술집에는 얼른 핫위스키를 들이켠 뒤 자리를 옮겨 사랑을 나누려는 남녀들이 가득했다.
사람은 생명의 행위를 갖기 전 술기운을 빌릴 필요가 있다.
--- p.88

“이를테면!” 필립이 말했다. 귓불에서부터 셔츠 안까지 벌겋게 물들어 얼굴 전체가 흥분으로 완전히 빨개졌다. 피가 그의 머리에서부터 아래로 쏠리는 걸 지켜보고 있자니 나는 그의 성기를 살며시 부여잡고 싶어졌다. 말하자면 모든 기운이 쿵쿵 용솟음치면서 쏠리는 그 부위, 바로 거기 있고 싶었다.
--- p.146

아내와 아들은 오전 9시면 늘 슈퍼마켓에 간다. 마침내 아내와 아들이 카트와 쇼핑백과 차를 가지고 떠나자 남자는 일요일이면 허구한 날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또 나누었으니 이제 어떻게 여자와 성관계를 시작할지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 p.162

“제발, 네 이야기 속에는 결혼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니? 다들 침대 속으로 뛰어들기 전에 시청으로 달려갈 정도의 시간도 없는 거야?”
“없어요.” 내가 말했다. “현실 생활에서는 그럴 시간이 있지만 내 이야기에서는 없어요.”
--- p.229

나는 다시 남자 이야기로 돌아가서 말했다. 백인이든 흑인이든 남자들이 우리에게 줄 거라고는 고작해야 섹스밖에 없는데도 무슨 귀한 선물이라도 주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어요. 섹스란 빵처럼 없으면 안 되지만 사실 흔해빠진 거거든요.
아, 섹스하지 않고도 살 수 있어요. 루디 부인이 말했다. 섹스하지 않고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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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빠져들면 이제 그것 없이는 못 견딜 것 같은 신비로운 중독성이 있다. 거칠면서도 유려하고, 무뚝뚝하면서도 친절하고, 전투적이면서도 인정이 넘치고, 즉물적이면서도 탐미적이고, 서민적이면서도 고답적이며, 영문을 모르겠으면서도 알 것 같고, 남자 따윈 알 바 아니라면서도 매우 밝히는, 그래서 어디를 들춰봐도 이율배반적이고 까다로운 그 문체가 오히려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 문체는 그녀의 명백한 특징이자 서명이며 흉내내려 해도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
- 무라카미 하루키
우습고 슬프고 담백하고 겸손하며 유쾌하고 예리하다. 나를 울리고 웃기고 감탄하게 만든 책.
- 수전 손택
최고의 작가이자 트러블메이커인 그레이스 페일리의 존재에 감사한다.
- 도널드 버트럼
도시와 인생, 사랑의 ‘가려운 곳’을 이토록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작가가 그레이스 페일리 말고 또 있을까.
- [뉴욕타임스]
그레이스 페일리의 단편은 소설 형식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각각의 이야기는 더없이 풍성한 내면을 지녔고, 모든 문장은 놀랍도록 시적이며 압축적이다.
- [런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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