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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배웅

아름다운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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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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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14쪽 | 352g | 148*210*20mm
ISBN13 9788992073936
ISBN10 899207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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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심은이
2001년 서울보건대학(현 을지대학교) 장례지도과 1기 졸업, 2001년~2003년 부산시 시설관리공단 영락공원 근무, 2003년~2005년 명지병원 장례식장 근무, 2005년~현재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장례식장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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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관이 끝난 뒤, 유가족에게 상복을 내어 주는데 고인의 딸이 내 손에 닿지 않으려고 자신의 손을 얼른 피한다. 내 손이 자신의 손과 맞닿는 게 싫은 표정이 역력하다. 나도 순간 당황한다. 자신의 어머니를 만진 손인데, 단지 숨이 끊어진 어머니의 몸을 만졌다고 해서 그렇게 몸서리를 칠 수 있는 것일까. ---죽은 어머니는 시체일 뿐인가

마침 우리나라 선수가 골을 넣었다. 상주들과 조문객들이 상장을 휘두르며 박수를 치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지금 부모님 장례가 문제나. 월드컵이 먼저제.” ---장례식과 월드컵

“우리 아이 아직 안 갔지요? 이것 좀 같이 넣어주세요.”
빨간 장미 한 송이와 ‘사랑하는 딸에게’라고 적힌 편지를 내민다. 콧등이 시큰해졌다. 사산아이기 때문에 아기의 얼굴도 보지 못했을 터인데, 죽은 아기에게 사랑을 보내주는 아버진 처음이었다. ---태아에게 보내는 장미 한 송이

고인의 얼굴을 닦는 내내 아버지가 입관실 문을 열고는 애원한다.
“지금 잠시 자고 있는 것 같으니 다시 심폐소생술을 해주세요. 제발 다시 한 번만 더 해주세요.” ---심폐소생술을 해주세요

수녀님께서 고인의 속 고쟁이 주머니에서 나온 삼백 원을 나에게 쥐어주셨다. 떠난 할머니께서 나에게 주시는 용돈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미소를 띠신다. 며칠 동안 삼백 원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백만 원보다도 더 큰 삼백 원

유가족들과 상담하다 보면, 장의용품을 결정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차피 소각할 건데요. 뭐. 비싼 거 할 필요가 있나요?”라며 부모님을 화장한다는 말 대신 소각한다는 단어를 쓰는 상주들이 가끔 있다. ‘소각’이라니.
---어차피 소각할 건데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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