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진보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이자 당 대표 오소영과 새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김수영이 만나는 순간들을 끊임없이 해석함으로써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예리하게 지적한다. 그것은 말로 토론하고 이성으로 판단하여 법을 심의하고 제정해야 하는 국회가 모든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하는 정치 부재의 현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작가는 사실적으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주인공들의 부딪침에서 심오한 사유와 작품 들을 연상시킴으로써 우리의 눈을 밝게 해 준다. 이 장편소설은 잭슨 폴록의 추상화 「가을의 리듬」, 『삼국지』,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돈키호테』, 『이방인』, 『요한복음』, 『고린도전서』, 『대반열반경』, 『시턴 동물기』,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 메레시콥스키의 『신들의 부활』, 소크라테스, 토머스 모어, 히틀러, 벤저민 프랭클린, 스피노자, 니체, 쇼펜하우어, 프로이트, C. 베르나르, 단재 신채호, 이상(李箱), 푸시킨, 스탕달, 괴테, 하이네 등등을 인용하면서 정치와 사랑과 인생을 패러디한다. 그런 점에서 『내 연애의 모든 것』은 포스트모던한 기법으로 쓰인 작가 이응준의 야심작으로 보인다. 우리는 때로 코믹하고 때로 황당하고 때로 눈물겨운 삶의 현장에서 작가의 깊은 통찰력을 경험함과 동시에 정치의 허상과 사랑의 진실을 보여 주고자 한 작가의 의도를 짐작하게 된다.
김치수(문학평론가,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지금 이 사회에서 꿈꿀 수 있는 로맨스 중 매우 특이한 위치에서 시작한다. 국회의원 둘이 사랑을 한다. 얼추 남자는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같고 여자는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이자 당 대표 비슷한 설정이다. 세상에. 대한민국에서 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 김수영과 오소영으로 대변되는 이 사회의 이분법적인 기호를 작가는 조금의 주춤거림도 없이 과감하게 뭉개 버린다. 방식은 ‘사랑’이다. 그렇기에 누구도 반론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이 발칙한 상상은 이응준이 작가로서의 근간을 떠나 그 이상의 몽상가이기에 가능하다. 그는 그저 그의 꿈을 그렸고, 독자는 어쩔 수 없이 그 꿈에 동조하게 된다. 그것은 작가 이응준의 구원이며 이상(理想)이다. 변명은 간단하다. 사랑한다는데 어쩔 것인가.
장진(극작가,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