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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태어나다

다시 한번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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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00g | 128*188*20mm
ISBN13 9791190065467
ISBN10 119006546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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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짱.”
“응?”
“좋아하면 안 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됐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누운 채 어두워진 휴대전화 화면을 응시하며 가자토에게서 온 메일을 읽어주었다. 히짱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얀 천장이 조금 지저분했다.
“……좋아하게 됐을 때, 란 말은 이미 좋아하게 된 거니까 어쩔 수 없지 않아?”
역시 히짱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안다. 히짱은 다정함으로 가득한 막에 눈동자를 담그고, 뒹굴고 있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한껏 커진 폭죽처럼 모든 걸 머금은 동그랗게 빛나는 눈동자로 나를 보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 사라져버릴 것 같은 히짱은 폭죽을 닮았다.
어느새 잠이 들었다. 히짱은 내가 잠든 뒤에도 깨어 있었던 것 같다. 티셔츠와 트레이닝 바지 빌려주는 건 깜빡하고 말았다. 첫차가 다니기 시작할 무렵, 나는 아주 살짝 눈을 뜨고 이른 아침 바람에 날리는 검은 머리칼을 바라보았다.
--- p.38~39

“그걸로 먹고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하루는 예쁘게 생긴 하얀 치아로 말을 잘근잘근 씹듯이 한번 더 중얼거렸다. 심장으로 직접 듣는 듯한 음악 속에서 춤을 추는 하루와 마틸다를 이 손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레오.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심야 클럽에서 조명을 받는 하루와 맥락 없는 어슴푸레한 분위기의 영상만 계속 찍는 레오.
마찬가지인 걸까.
자신은 무언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어느 쪽이 더 잘 살까. 어느 쪽이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덜 할까. 나는 현대시 강의 시간에 생기 넘치는 녀석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레오가 찍는 영화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생각한 것이다.
나는 하루의 춤을 본 적이 없다.
“자기 눈으로 보지도 않았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것, 좋지 않아.”
“뭐?”
하루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 영화, 하루가 보면 아주 재미있어할지도 모르잖아. 자기 눈으로 본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게 있다고 생각해.”
어째서 나는 레오를 감싸는 걸까. 말하면서도 부끄러워서 목소리를 한 톤 높였다.
--- p.96~97

나쓰 선배의 재능은 잔혹하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휘릭 그린 그림이 기발해서 어쩌다 많은 사람의 눈에 든 것뿐이라고 질투하는 사람도 입학한 지 두 달도 안 되는 사이에 많이 보았다. 나쓰 선배의 재능은 누군가의 등에 달린, 필사적으로 돌아가는 태엽을 날름 맛있게 먹어버린다.
아틀리에에 가까워졌다. 저 작은 건물 속에는 오늘도 필사적으로 돌아가는 태엽이 많이 있다.
하지만 나쓰 선배의 등에서 도는 태엽은 더 절실했을지도 모른다.
나쓰 선배의 뺨에는 휴지 찌꺼기가 묻어 있었다.
나는 알고 있다. 화장실 휴지로 눈물을 닦으면 흐물흐물 녹아서 뺨에 묻는다는 것. 아버지가 죽은 날, 병원 화장실에서 울었던 내 뺨에도 휴지가 잔뜩 묻었다. 화장실 휴지는 눈물에 녹는다. 나쓰 선배는 액자 속에서 찢긴 여동생을 보고 화장실에서 혼자 울었을 것이다.
어째서 나는 그 사람을 천재라고 생각했을까. 강하다고 생각했을까. 마법사 같다고 생각했을까.
마법사처럼 보이는 마법사는 사실 세상에 없다.
--- p.159

시야 끝에 카메라맨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감독이 미소를 멈추었다. 여기서 뛰어내린다고 뭔가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뛰지 않으면 절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딱히 쓰바키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다. 꼭 쓰바키와 같은 1이 되고 싶은 건 아니다. 나는 아주 조금이라도 지금의 나에서 바뀌고 싶을 뿐이다.
뒤에서 바람이 불었다. 사실 바람 같은 건 불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지금밖에 없다. 아래를 보지 않고 나는 힘껏 뛰었다. 하지만 이내 지구의 중심으로 당겨졌다. 두 팔을 뻗고 손바닥을 힘껏 펴자, 잡고 있던 가방이 내게서 떨어져 나갔다. 땀으로 젖은 손바닥이 공기에 닿아 시원해졌다.
기분 좋다. 먼지투성이 매트 위에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이었다.
--- p.216~217

대단하다, 하고 반 친구들은 말했다. 오빠는 그림을 잘 그리고 동생은 춤을 잘 추고, 예술가 집안이잖아. 다들 입을 모아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의 잣대로 잰 ‘대단하다’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순간, 전혀 다른 형용사가 되는 수가 있다.
고교 시절,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오빠의 그림은 지금은 어떤 형용사로 표현될까. 그 무렵 우리는 다른 사람과는 다른 것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 멋있게 춤을 추는 것.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비일상을 보여주는 사람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잘하거나 요리를 잘하거나 같은 것이 반복되는 날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내거나 하는, 일상에 뿌리내린 재능을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훨씬 더 나중의 일이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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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하루를 한 페이지로 바꾸고, 한 계절을 한 챕터로 바꾸면 이 책으로 완성될 것 같다. 웃어서 얼굴이 빛나는 날도, 울어서 눈이 맑은 날도 있다. 자기도 모르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의도치 않게 응원을 보태기도 한다. 미성년에서 성년으로 한걸음에 점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누구나 각자의 미로를 통과해야만 한다는 걸 아는 작가만이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아사이 료의 투명하게 탁월한 소설들이 더 읽고 싶다.”
- 정세랑(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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