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서울권 주요 대학의 수시 선발 비율을 보자. 평균보다 높은 70퍼센트대(서울대 77.5퍼센트, 연세대 72.5퍼센트, 고려대 74.7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수시 선발 방식 중 최근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상위권 대학에서 선호하는 선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대는 수시 인원 전체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충원하고 있으며, 연세대의 경우 2018학도부터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인원을 24퍼센트로 확대할 예정이다. 고려대와 서강대도 마찬가지이다. 2018학년도부터 각각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인원을 62퍼센트, 55퍼센트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런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의 전초전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이다. 대입과 똑같이 성적, 서류(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면접 등을 점수화하여 선발하는 인재선발시스템이기 때문이다. …
면접이란 단순히 질문을 묻고 답하는 과정이 아니다. 면접관들에게 지원자를 평가할 다양한 요소가 답변 속에 담겨 있어야 한다. 지원자의 삶과 앎이 답변 속에서 풍겨 나와야 하는 것이다. 복잡해 보이는 면접에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면접장에 들어서기 전 ‘서류에 표현된 나’와 ‘진짜 나’가 일치하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평소에 그런 척만 하는 대신 ‘진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똑바로 살 필요가 있다.
단순히 ‘명문고, 명문대에 진학하였다’ 정도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닥쳐올 여러 가지 인재선발시스템 속에 자신이 서 있다고 인식하며 생활하는 것이 장래 성공의 든든한 기초가 될 것이다.
---「들어가며」중에서
“선생님이 보시기엔 저희 꼬맹이가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외대부고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저는 점쟁이 흉내는 내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단 우수해 보이는지, 보이지 않는지는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런가요? 그럼 우수해 보이기는 하나요?”
“얼굴에서 똑똑함이 뚝뚝 떨어지네요. 하지만 보디랭귀지에 몇 가지 문제가 좀 있어요. 면접은 상대를 제압해야 자신에게 득이 되는 디베이트가 아닙니다. 그것과는 전혀 다른 룰이 지배하는 발화 형태입니다. 답변을 통해 상대를 납득시키고 자신의 편이 되어줄 수 있도록 끌어당기는 것이죠. 일단 디베이트에 익숙한지 어투 자체가 공격적이네요. 적극적인 것과 공격적인 것은 달라요. 그런 것도 구별할 줄 모르는 면접관은 없습니다. 그리고 들어와서 자리에 앉은 후 계속 다리를 꼰 상태로 까닥거리고 있습니다. 어른 앞인데도 말이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끝으로 컨설팅을 마쳤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이다. 학부형이 자기주도적으로 전형도 속속들이 알고, 해당 고교에 대한 정보도 쥐고 있고, 자기소개서나 면접 트렌드까지 꿰고 있는데, 돈으로 지원까지 아끼지 않으면 승리(합격)가 100퍼센트 보장될 것이라고 믿는 사고방식에 쓴웃음이 나왔을 뿐이다.
면접관들은 실제로 성숙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고, 이를 면접장에서 입증할 수 있는 지원자를 선호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디 잊지 말자.
---「Chapter 1.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중에서
자소서도 엄연한 글의 한 종류이다. 이것은 곧 허용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연출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읽는 평가자들의 심정도 한번 헤아려보기 바란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의 글을 읽고 평가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사실을 써야지, ‘뭐뭐 했다’ ‘뭐를 느꼈다’ ‘뭐라고 깨달았다’는 식으로만 써서야 어떻게 특목고·자사고 서류평가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는가 자문해보자.
인성영역도 마찬가지이다. 무슨 봉사활동을 어떻게 했다는 식으로 쓰면 평가 점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어차피 한 개인의 인성이라는 것을 ‘난 착하다’ ‘난 겸손하다’ ‘난 이기적이 아니라 이타적이라 봉사 활동을 열심히 한다’ 등의 단언적인 표현으로 드러낸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괜찮은 평가를 받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는 것이 좋을까?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인성영역 활동의 지속성과 진정성, 인성영역 활동을 통해 체득한 삶의 지혜의 지속적 실현 여부, 인성영역 활동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 모습과 타인에게 미친 긍정적인 영향, 인성영역 활동을 통해 사회 공익에 이바지하려는 의지 등등 어떤 사회에서나 보편적으로 존중받는 인성 가치가 자신이 실제 경험한 에피소드를 통해 배어 나오게 하고 그것이 평가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Chapter 2. 면접의 기초, 서류 이해하기」중에서
지원자는 평가받는 입장에 있다. 연륜으로 보나 사회적 지위로 보나 절대 면접관보다 권력 우위에 있지 못하다. 신체영역을 적당히 줄인 상태에서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는 편이 공손해 보인다. 공손해 보이고자 한다면, 그 어떤 경우에도 팔다리를 벌리거나 등받이에 등을 기대거나 책상에 팔꿈치를 얹지 않는다. 그 자체로 신체영역 확장이 되기 때문이다. 오른쪽 사진을 보자.
학생 A는 다리를 너무 벌리고 있고 척추가 무너져 있다.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있기 때문에 벌서는 자세처럼 보이고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자신이 편하게 손을 놓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그 느낌을 숙지해야 한다.
지원자 앞에 책상을 놓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학생 B처럼 팔을 올려놓지 않도록 한다. 신체영역 확장이며 마찬가지로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책상이 없는 것처럼 자세를 취하고 앉는다. 책상이 나를 가려줄 거라고 생각하고 책상 뒤에서 다리를 떨거나 손과 손가락을 비틀거나 하지 않는다. 면접관에게 다 보이고 느껴진다.
학생 C를 보자. 지극히 안정적인 자세이다. 남학생의 경우, 다리를 이렇게 극단적으로까지 붙일 필요는 없다. 볼썽사납게 쩍 벌리지 말고 적당히 붙이면 된다. 면접관들은 전부 앞에 앉아 있다. 앞에서 보았을 때 단정하고 보기 좋은 자세가 정말 좋은 자세이다. 부모님도 의자에 앉고 학생도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그런 자세를 찾고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Chapter 3. 면접, 그 결정적 순간」중에서
면접을 잘 못 보는 사람과 연애가 잘 안 풀리는 사람 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안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엉뚱한 말만 한다’는 것이다. 연애 상황에서 누군가 ‘와, 오늘은 별이 밝네. 저기 저 가장 빛나는 별을 따주세요’라고 했다면, ‘요즘 쓸 일이 없어서 감춰 두었는데, 내 슈퍼맨 망토를 어디에 두었더라?’ 상황에 맞게 이 정도는 나와 주어야 점수를 딸 수 있다. ‘현실 인식이나 가져봐라’ 등의 대꾸로는 풀릴 일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면접도 이와 같다. 지원자에게 어떤 질문을 던졌다는 것은 면접관을 궁금하게 만드는 어떤 요소가 있다는 의미이다. 궁금해서 물어본 면접관을 더 궁금하게 만드는 답변을 내놓는 것이 최악이겠는가, 최선이겠는가? 면접관이 듣고자 하는 말부터 두괄식으로 한 문장 내어놓은 후 평소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키워드, 개념어 등을 넣어 말할 수 있다면 돋보일 수 있다.
---「Chapter 3. 면접, 그 결정적 순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