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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고양이 나무 : 이야기

카페 고양이 나무 :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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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346g | 120*170*22mm
ISBN13 9788937491177
ISBN10 8937491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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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빨간 지붕을 얹은 작은 집이 나무로 만든 간판을 걸고 덩그러니 서 있었다.
‘카페 고양이 나무’.
이런 곳에 카페라니.
카페는 언덕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게 앞에는 작은 정원이 있어 나무와 꽃이 바닷바람에 살랑거린다. 입구 옆에는 하얀 파라솔과 테이블이 자리해 편안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준다.
--- p.19

“사회란 잔혹하죠. 이익이든 호기심이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무렇지 않게 짓밟고, 자기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사람이 득을 보니까요.”
고양이의 얼굴을 하고 사회를 논하는 남자.
나는 그가 준 초콜릿의 포장을 벗겨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하지만 세상이라는 건, 생각보다 아주 조금 더 달콤하게 되어 있거든요.”
--- pp.26-27

고양이 머리를 양손으로 쭉 당기자, 예상했던 대로 그는 머리를 눌러 잡았다.
“벗기는 건 안 됩니다.”
“어째서요!”
“그건 금기예요. 제 아이덴티티를 빼앗지 말아 주세요.”
결국, 그의 고양이 머리는 벗길 수 없었다.
--- p.40

“마스터, 굉장하지.”
여고생도 나처럼 그를 보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이런저런 일을 말하고 싶어져. 누구한테도 털어놓을 수 없을 것 같은 진지한 상담부터 아무래도 좋은 잡담까지.”
“응, 나도. 그렇다고 생각해.”
처음 만난 어제저녁부터. 그는 누구에게도 말할 생각이 없었던 내 푸념을 들어 주면서,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 주었다.
“분명 고양이 탈의 힘이라고 생각해.”
--- pp.61-62

“냐스케는 귀엽네요.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요.”
알레르기 반응에 콜록콜록 기침을 하면서도 가타쿠라 씨는 냐스케에 푹 빠져 나는 아랑곳도 없었다.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가 있으니까 지구를 소중히 여겨야 하는 거죠.”
“고양이의 귀여움을 환경 문제와 직결하는 사람은 처음 보지만…… 그렇긴 하네요.”
과연 가타쿠라 씨는 고양이가 귀여운 것만으로 지구를 지킬 마음이 생기나 보다.
--- p.128

“지금은 저를 혼내는 사람이 없지만, 저도 가끔은 카페에 나오는 게 내키지 않을 때도 있어요.”
조금 놀랐다. 표정이 없는, 물론 인형 탈을 뒤집어쓴 탓이지만, 그래도 늘 한결같은 가타쿠라 씨에게도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다니.
“그런 아침에는 손님들의 얼굴을 떠올려요.”
가타쿠라 씨가 폭신폭신한 소파에 파묻힌 채 중얼중얼 말을 이었다.
“오늘은 누가 와 주실까, 어떤 일이 생길까…….”
--- p.164

“마타타비 씨.”
귀로 들어오는 녹을 것처럼 달콤한 목소리. 가슴이 꽉 죄여서 대답조차 할 수 없었다.
“혼잣말이 너무 많잖아요. 여기, 앉아도 될까요?”
털썩. 목소리의 주인이 벤치에 앉았다. 오른쪽 어깨에서 희미한 체온을 느꼈다. 가슴이 죄이듯이 괴로웠다.
터질 것 같은 울음을 참으면서 슬쩍 옆을 흘겨봤는데, 비명이 터졌다.
순록이다.
--- p.203

가타쿠라 씨는 그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가, 마침내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 통화라 다행이네요. 만약 이 자리에 있었다면 덜컥 껴안을 뻔했어요.”
심장이 멈춘 것 같았다.
“냐스케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정말…… 놔주지 않았을 거예요, 저…….”
아, 냐스케를……. 아니, 나도 참. 이제 이 패턴에도 그만 익숙해지란 말이야.
--- p.241

무심결에 뱉은 혼잣말이 봄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한잎, 또 한 잎. 꽃잎이 강을 향해 떨어져 간다.
벚꽃은 덧없이 지기에 아름답다. 어쩔 수 없는 쓸쓸함, 되돌아갈 수 없는 복잡한 마음. 그 앞이 반드시 슬픈 빛만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니.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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