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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형 인간

: 꾸밈없이 행동하고 대담하게 나아가다! 캐릭터 탐구로 동서양 민담 새로 읽기

리뷰 총점9.4 리뷰 6건 | 판매지수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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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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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05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64g | 152*223*30mm
ISBN13 9791160403794
ISBN10 1160403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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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살아있는 한국 신화』 저자
한국 최고의 구비설화 전문가 신동흔 교수가 안내하는
캐릭터 탐구로 동서양 민담 새로 읽기


『살아있는 한국 신화』로 영화 〈신과 함께〉의 모티브를 제공한 구비설화 전문가 신동흔 교수가 이번에는 무기력의 시대, 낯설고도 놀라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민담형 인간’이라는 화두를 내놓았다. 캐릭터 분석을 통해 동서양 민담을 새롭게 읽어내는 시도이다.

집단 안에서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를 총칭하는 설화는 크게 신화, 전설, 민담으로 나눌 수 있다. 신성하고 위엄 있는 이야기인 신화나 역사적인 근거를 가진 전설과 달리 민담은 흥미 위주로 된 옛이야기로, 대부분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이하의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저자는 30여 년 동안 세계 각지의 민담 속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신화나 전설, 소설 속 인물과 다른 특별한 동선(動線)이 있음을 발견한다.

저자는 민담형 인간이 “뒤에 몰래 딴마음을 감춰두지 않으며”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치고 “자기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EBS의 ‘펭수’, 〈아기공룡 둘리〉의 ‘둘리’, 〈톰과 제리〉의 ‘제리’가 전형적인 민담형 캐릭터이다. 〈신데렐라〉, 〈알라딘〉, 〈미녀와 야수〉 등 세계 각지의 민담을 원작으로 한 만화영화들도 민담형 캐릭터를 활용해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머리말 그동안 충분히 윤리적으로 살았으니

1장 새로 열리는 민담의 시대, 왜 민담인가?

민담, 인류의 삶을 적셔온 영원히 타당한 형식
‘월트 디즈니’를 키운 건 8할이 민담이다
새로운 민담의 시대, 어떻게 시작해서 어디까지 왔나?
민담형 캐릭터의 현주소? ‘펭수’를 보라!

2장 소설형 인간과 민담형 인간, 그대 선 곳은?

영리한 엘제, 소설형 인간의 빛과 그림자
불쌍한 노파를 집에 들인 소년, 그의 선함이란…
길 떠난 석숭과 신선비 아내, 생각과 행동 사이
지성 대 행운, 낙관적 믿음이 삶을 지배한다
황금산을 차지한 사내의 길
문제는 자존감이다! 곰과 마주한 굴뚝새의 행보

3장 민담형 인간의 꽃, 트릭스터 탐구

용감한 재봉사와 천하명물 정만서
그들의 파격 행보, 대책 없음과 거침 없음 사이
트릭스터의 존재론, 주의主義 없음을 주의로 삼다
일차원 또는 사차원적 단순성, 원 패러다임의 힘
그들은 언제 어떻게 ‘장화’를 신었나?
터키 사람들과 켈올란, 트릭스터는 현실이다!

4장 걸림 없는 자유의 삶, 그 자체로 성공이라

엄지동자 주먹이가 펼쳐낸 아찔하고 장대한 스토리
대나무통 속 새끼손가락, 그의 짜릿한 변신
잭과 몰리, 거인을 거꾸러뜨린 ‘젊은 피’
천하약골 보리밥 장군, 쓸모없는 지식과 상상력의 쓸모
영락없이 한심한 얼간이였지만……
평안도 반편이와 밀양 새댁의 걸림 없는 행보
정글의 세상, 그는 어떻게 황금 나이팅게일을 가졌나?

5장 민담형 인간의 유쾌한 동행, 나도야 간다!

정만서와 정만서가 만났을 때 벌어질 일
‘아싸’들로 구성된 드림 팀, 그들의 짜릿한 무한도전!
퇴물 또는 루저, 네 친구는 어떻게 꿈을 이루었나?
엉뚱한 세 친구와 7인의 슈바벤 사람
장화 홍련 대 흰눈이 빨간장미, 저주를 마주하는 법
석숭의 길과 차복의 길, 그리고 우리의 길

에필로그 나의 마음속 고양이에게, 안녕? 그리고 안녕! | 주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백설공주와 신데렐라, 피터팬, 알라딘과 지니, 벨, 뮬란, 모아나, 기타 등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대다수 주인공들은 밝고 투명하며 씩씩하고 직선적이다. 뒤에 몰래 딴 마음을 감춰두지 않으며, 자기가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 전형적인 민담의 방식이다. 그런 구김 없는 민담형 캐릭터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환하게 한다. 그 매력에 아이들이 무심결에 이끌려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 p.20

“민담이 수천 수만 편이고 주인공의 개성이 제각각인 터에 민담형 인간의 특징을 어찌 그리 쉽사리 재단할 수 있을까만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는 편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평면적 일관성과 거침없는 행동성, 당당한 존재감과 낙관적인 돌파력, 대략 이 정도를 잊지 마시길. 그게 너무 복잡하다면 그냥 '펭수'를 떠올리시길.”
--- p.38

“'행동'을 할 줄 모른 채 생각에 갇혀 고뇌하고 통곡하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을 '소설형 인간'이라고 부른다. 소설 속에 이런 인간형이 전형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크나큰 부조리와 폭력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 이미 정해진 절망 앞에 움직여보지도 않고 주저앉는 사람, 갖은 논리와 변설로 그 부조리를 너무나 생생하게 설파하는 사람.”
--- p.48

“나도 안다. 현실은 소설적이다. 행운보다 불운이 더 끈덕지며, 잘 풀리는 일보다 안 풀리는 일이 더 많다. 하지만 늘 그러라는 법은 없다. 보란 듯 역전을 이룰 기회는 분명 있다. 저 이야기들을 전해온 사람들의 삶의 철학, 믿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 p.82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소신에 의한 거침없는 행동력. 민담형 인간의 핵심 자질이다.”
--- p.83

“신화의 특징적 캐릭터가 '영웅'이고 소설의 두드러진 캐릭터가 '문제적 개인'이라면 민담을 대변하는 캐릭터는 바로 트릭스터라 할 수 있다. (…)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주목할 캐릭터가 바로 트릭스터라는 것이 나의 확실한 믿음이다.”
--- p.100~101

“시간성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그냥 '지금 여기의 삶'을 살아가는 일차원적이고 평면적인 존재, 단독자로서 움직이기에 오히려 자유롭게 세상 모든 것과 연결되는 존재, 순수하고 가벼우며 투명한 움직임과 연결을 통해 삶을 하나의 즐거운 유희로 만들어내는 존재, 그것이 그가 말하는 바 민담 주인공의 특성이다.”
--- p.135~136

“그는 돌아봄 없이 앞을 향하여 나아가며, 걸리는 것이 있으면 헤쳐낸다. 싸울 때는 싸워서 쓰러뜨리고, 안을 때는 기꺼이 안는다. 그는 언제라도 낙관적 믿음을 놓지 않으며, 생각하는 바를 곧이곧대로 행동에 옮긴다. 작은 어긋남도 없는 사행일치의 행동력.”
--- p.236~237

“민담의 주인공들은 본질적으로 단독자로서 존재하며 단독자로서 행동한다. 도중에 누군가를 만나지만 그들은 상대방이거나 보조자일 뿐 주역은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하며 스스로 감당한다. 그렇게 보면 그들은 꽤나 외로운 존재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혼자라고 하는 사실을 질곡이 아닌 자유로 삼아 움직이는 것이 민담형 인간의 방식이다.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독한 인간’과 질적으로 다른 양태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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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신화』 저자
한국 최고의 구비설화 전문가 신동흔 교수가 안내하는
캐릭터 탐구로 동서양 민담 새로 읽기


『살아있는 한국 신화』로 영화 「신과 함께」의 모티브를 제공한 구비설화 전문가 신동흔 교수가 이번에는 무기력의 시대, 낯설고도 놀라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민담형 인간’이라는 화두를 내놓았다. 캐릭터 분석을 통해 동서양 민담을 새롭게 읽어내는 시도이다. 집단 안에서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를 총칭하는 설화는 크게 신화, 전설, 민담으로 나눌 수 있다. 신성하고 위엄 있는 이야기인 신화나 역사적인 근거를 가진 전설과 달리 민담은 흥미 위주로 된 옛이야기로, 대부분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이하의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저자는 30여 년 동안 세계 각지의 민담 속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신화나 전설, 소설 속 인물과 다른 특별한 동선(動線)이 있음을 발견한다.

저자는 민담형 인간이 “뒤에 몰래 딴마음을 감춰두지 않으며”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치고 “자기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EBS의 ‘펭수’, 「아기공룡 둘리」의 ‘둘리’, 「톰과 제리」의 ‘제리’가 전형적인 민담형 캐릭터이다. 「신데렐라」, 「알라딘」, 「미녀와 야수」 등 세계 각지의 민담을 원작으로 한 만화영화들도 민담형 캐릭터를 활용해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막내 왕자, 그는 돌아봄 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며, 걸리는 것이 있으면 헤쳐낸다. 싸울 때는 싸워서 쓰러뜨리고, 안을 때는 기꺼이 안는다. 그는 언제라도 낙관적 믿음을 놓지 않으며, 생각하는 바를 곧이곧대로 행동에 옮긴다. 작은 어긋남도 없는 사행일치思行一致의 행동력. 내가 민담형 인간의 특징으로 말하는 바로 그것이다.”(236~237쪽)

무기력의 시대, 오래된 이야기 민담의 주인공들이 전하는
낯설고도 놀라운 삶의 방식


이들 민담형 캐릭터가 오늘날 이렇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즉각적이며 거침이 없”고, “평면적이고 투명하며 독립적”인 이들의 특성이 무기력이 만연한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공하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민담형 인간의 반대쪽에는 ‘소설형 인간’이 있다. 근대에 발명된 이야기 형식인 소설이 인간을 분열된 내면을 가진 존재로 탐구하기 때문이다. 민담 속에 소설형 인간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림 형제 민담 속 주인공 ‘영리한 엘제’가 대표적이다. 엘제는 자기가 세워놓은 곡괭이에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가 맞아 죽는 상황을 떠올리면서 통곡하는 인물이다. 엘제처럼 소설형 인간은 행동에 나설 줄 모른 채 불안에 갇혀 고뇌하고, 생각이 많아 간단한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여주는 특징이다. 이에 반해 민담형 인간은 어떻게든 행동에 나서고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친다. 한국 민담 「구렁덩덩 신선비」 속 주인공은 자기가 결심하고 선택한 일을 끝까지 밀고 간다. 구렁이에게 시집을 가고, 가족의 시샘 탓에 자신을 떠난 남편을 찾아 위험을 아랑곳 않고 길을 떠난다.

“‘행동’을 할 줄 모른 채 생각에 갇혀 고뇌하고 통곡하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을 ‘소설형 인간’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크나큰 부조리와 폭력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 이미 정해진 절망 앞에 움직여보지도 않고 주저앉는 사람. 갖은 논리와 변설로 그 부조리를 너무나 생생하게 설파하는 사람.”(48쪽)

꾸밈없이 행동하고 대담하게 나아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신화의 특징적인 캐릭터가 ‘영웅’이고 소설의 두드러진 캐릭터가 ‘개인’이라면, 민담을 대변하는 캐릭터는 “트릭스터(trickster)”다. 트릭스터는 한마디로 “제 욕망을 이루기 위해 수단에 개의치 않고 거침없이 움직이는 행동파 인물”이다. 저자는 트릭스터의 대표적인 예로 두 가지 민담을 꼽는데, 그림 형제 민담 속 주인공 ‘용감한 꼬마 재봉사’와 19세기 경주에 실존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하명물 정만서’이다. 트릭스터는 어떤 일이든지 복잡하게 고민하지 않고 그저 “자기 삶을 산”다. ‘용감한 꼬마 재봉사’는 파리 일곱 마리를 천 조각으로 한 방에 처치한 뒤 자신에게 용사의 자질이 있다고 믿으며 길을 떠나 거인을 물리치고 마침내 왕의 자리에 오른다. 그는 자기 능력을 의심하며 망설이거나,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는다. ‘천하명물 정만서’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죽어봐야” 죽음이 무엇인지 알 것 아니냐고 눙치는, 어느 이야기 속 주인공보다 괴짜에 가까운 인물이다.

저자 신동흔 교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옛이야기’를 30여 년 동안 연구한 구비설화 전문가이다. 전국을 다니며 신화와 전설, 민담을 수집해 『도시전승 설화 자료 집성』,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등의 자료집을 펴냈으며, 『살아 있는 한국 신화』, 『세계 민담 전집1-한국 편』등 구비설화 관련한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캐릭터를 코드로 글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이 책 속에는 전문가의 눈으로 선별한 주옥같은 동서양 민담이 31편이나 들어 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경쾌한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세계 각지의 평범한 사람들이 남긴 오래된 지혜를 만날 수 있다. 좀 낯설고 엉뚱해서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들이 나타내 보이는 자유로움과 제대로 접속하고 나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그래! 인생 뭐 있나. 저렇게 살아야 하는 거야!”

회원리뷰 (6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짧은 감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이*라 | 2020.06.30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민담 속의 캐릭터를 소설형 인간과 민담형 인간으로 구분짓고 민담형 인간에 대해 풀어주는 책이다. 저자처럼 영웅 서사와 민담형인간을 뚜렷이 구분하는데는 동의할 수 없었다. 민담 속에서도 분명히 영웅 서사가 있기 때문이다. 또 민담 속 등장  인물들이 모두 트릭스터와 같이 창조적이거나 파괴적인 양의적 인간형이기만 한 것은 아니고 소설형 인간이라고 저자가 정의한 행동;
리뷰제목

민담 속의 캐릭터를 소설형 인간과 민담형 인간으로 구분짓고 민담형 인간에 대해 풀어주는 책이다. 저자처럼 영웅 서사와 민담형인간을 뚜렷이 구분하는데는 동의할 수 없었다. 민담 속에서도 분명히 영웅 서사가 있기 때문이다. 또 민담 속 등장  인물들이 모두 트릭스터와 같이 창조적이거나 파괴적인 양의적 인간형이기만 한 것은 아니고 소설형 인간이라고 저자가 정의한 행동을 뒤로 미루고 생각이 많은 햄릿형 인간이 민담 속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서술하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며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실에 적극 대처해 나가는 민담형 인간의 이야기에 심리치료를 받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현실세계에서는 이토록 뒤를 돌아보지 않고 주변을 의식하지도 않으며 자신에게만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란 건 안다. 그렇다해도 이야기 속 그들의 거침없음이 움츠린 마음을 펼쳐지게 하는 듯도 했다. 


미루고 회피하는 성향의 사람들에게 또 사람에게 부대껴 아픈 사람들에게 이야기 치료가 되어줄 것만 같은 책이다. 그리고 민담집이던 동화던 자주 읽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이다.

댓글 0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파워문화리뷰 민담형 인간 _ 신동흔 지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청**구 | 2020.06.11 | 추천1 | 댓글1 리뷰제목
대학시절 우연히 신동흔 교수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제가 우연히 들었던 수업은 한국신화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10여 년만에 새책으로 민담에 관해서 만나보게 되네요. 이번에는 꾸밈없이 행동하고 대담하게 나아가는 민담 속 캐릭터 분석을 통해 동서양 민담을 새롭게 읽어내는 신선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집단 안에서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를 총칭하는 설화는 크게 신화, 전설, 민담;
리뷰제목

대학시절 우연히 신동흔 교수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제가 우연히 들었던 수업은 한국신화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10여 년만에 새책으로 민담에 관해서 만나보게 되네요.

이번에는 꾸밈없이 행동하고 대담하게 나아가는 민담 속 캐릭터 분석을 통해 동서양 민담을 새롭게 읽어내는 신선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집단 안에서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를 총칭하는 설화는 크게 신화, 전설, 민담으로 나눌 수 있다. 신성하고 위엄 있는 이야기인 신화나 역사적인 근거를 가진 전설과 달리 민담은 흥미 위주로 된 옛이야기로, 대부분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이하의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민담의 주인공들은 신화나 전설, 소설 속 인물들과 다른 특별한 동선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경쾌하고 즉각적이며 거침이 없다. 평면적이고 투명하며 독립적이다.

좀 낯설고 엉뚱해서 당황하게 되지만, 그들이 나타내 보이는 자유로움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그 매력을 알고 그들의 인생관, 살아가는 방식이 부러워 보일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꽤나 윤리적으로 살아온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윤리를 훌륭히 지키고 실천했다는 그런 뜻이 아니라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억압속에서 우리는 살아왔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랬다. 착한 아들이어야 했고, 말 잘 듣고 공부 어느 정도하는 모범생이어야 했고, 소위 말하는 남들이 들으면 알만한 기업에서, 제때 결혼해서(물론 나는 좀 늦었지만) 평범하게 살아가야 했다. 그 과정에서 일탈의 충동과 그를 억누르는 내면의 무의식에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가끔은 행복하지 않을 떄도 있었다.

 

만약 지금 어딘가에 갇혀 있는 것처럼 답답하다면, 어떤 일을 해도 짜증이 밀려오면서 집어치우고 싶다면, 하던 일을 훌쩍 밀쳐놓고서 새롭고 즐거운 캐릭터가 살아있는 민담의 세계에 빠져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덮고나서 든 가장 첫 생각이 "그래! 내일 이제 나도 마흔살에 반년 정도 남은 인생인데, 뭘 자꾸 눈치보고, 억누르면서 사냐!'였다.

비록 내일 다시 출근하고, 또 오만 눈치 다 봐야 하지만 말이다.

 

민간전승 문학은 인류의 모든 삶을 촉촉하게 적시는

영원한 샘에서 나오는 영원히 타당한 형식이다. --- 그림형제

 

오랜 세월 민간에서 구전돼 온 이야기들의 가치와 힘은 무궁무진한 영원한 샘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류는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졌을 것이고 그중 일부분만 전해졌을 것이다.

 

기억을 매개로 한 구비전승은 '기억될 만한 것'을 '기억될만한 방식'으로 옮겨가는 것이 본래적 특성이다. 신기하고 재미있고 가치있는 것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것은 도태되어 사라진다.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닌, 본연적인 인지 작용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더하고 뺄 것 없이 잘 짜인 스토리가 완성된다. 아니 '완성'이란 말은 적절치 않다. 그렇게 계속 살아서 움직여가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구비전승의 메거니즘을 가장 잘 구현하는 예술양식이 오롯된 허구적 상상 담화로서의 민담이다. ---p.13 ~ 14

 

세상은 스토리적으로 움직이고, 인간 또한 스토리적인 존재이다. 스토리적으로 인지하고 스토리적으로 행도하는 존재 일컬어 '호모 스토리언스'다.

얼마 전 읽은 '디즈니만이 하는 것'과 일맥상토아는데 디즈니의 연 매출액은 6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0조원이다. 순이익이 더욱 중요한데 10조원 이상이다.

월트 디즈니야말로 이런 민담을 잘 활용해서 돈을 벌고 있는 컨텐츠 기업이다.

 

초창기의 <백성공주>와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부터 근간에 다시 리메이크한 <알라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인어공주> 등의 수많은 흥행작의 원전이 바로 민담이다.

민담의 전형적인 인물형인 '트릭스터' 캐릭터의 활용도 월트 디즈니가 잘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백성공주>의 일곱 난쟁이 속에 트릭스터의 속성이 부여되어 있으며,

<미녀와 야수>에서 시계와 주전자로 변한 시종과 하녀, <뮬란>의 새끼 용 무슈, <겨울왕국>의 울라프 등은 의도적으로 창조된 트릭스터 캐릭터 들이다.

 

민담형 캐릭터의 현주소는 EBS 사장보다 백배는 유명한 ‘펭수’ 캐릭터다.

남극 펭자에 빼어날 수를 쓰는 자이언트펭 종족의 펭귄이다.

나이는 열살이고, 직업은 EBS 연습생이다. 인성은 거침없이 제멋대로! 할말은 하고야 만다는 시원한 성격과 그 몸짓 하나하나에 사람들이 열광한다.

이전의 둘리와 마찬가지로 모두 극중에서 이렇게 생긴 이유에 대한 스토리가 나온다.

이들은 전형적인 민담형 캐릭터들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성공을 위해서 이런 새로운 캐릭터의 창조를 이뤄낼 수 있을 때 아직은 한국 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분명 일반적인 사람 정서는 비슷하므로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다.

저자는 민담형 인간이 “뒤에 몰래 딴마음을 감춰두지 않으며”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치고 “자기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한국의 석숭 이야기, 체코의 <지성과 행운>같은 민담들을 소개하며 그속에서 캐릭터와 민담의 스토리를 이야기 한다.

여기서 저자는 현실은 소설적이고 행운보다 불인이 더 끈덕지며, 잘 풀리는 일보다 안 풀리는 일이 더 많다고 한다.

하지만 늘 그러라는 법은 없다. 보란 듯 역전을 이룰 기회는 분명 있다. 저 이야기들을 전해온 사람들의 삶의 철학, 믿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행운은 그것을 믿고 기대하는 사람한테 보이는 법이다. ---p.82 라면서 긍정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너 긍정적으로 살아라." 한다면 세상이 긍정적이지 않은데 무슨 소리하냐? 서울대 나와서 편하게 교수하는 사람의 뻔한 훈계 아니냐 할 수 있지만 저자는 결국 이야기를 빌려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므로 그것이 싫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19세기 후반쯤 경주 마을에 살았던 정만서 이야기가 꽤 길게 나온다.

정만서 민담은 읽어볼만하다. 일단 재미있다.

저자는 트릭스터의 대표적인 예로 유명한 두 가지 민담을 꼽는데, 그림 형제 민담 속 주인공 ‘용감한 꼬마 재봉사’와 19세기 경주에 실존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하명물 정만서’이다. 트릭스터는 어떤 일이든지 복잡하게 고민하지 않고 그저 “자기 삶을 살아간다."

정만서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죽어봐야” 죽음이 무엇인지 알 것 아니냐고 눙치는, 어느 이야기 속 주인공보다 괴짜에 가까운 인물이다.

 

잭과 콩나무 이야기를 아는가?
나도 이 책에서 나와서 한 30년 정도만에 다시 떠올렸다.
잭은 착하게 살면서 콩을 심고 하늘에 도달해 원하는 보물을 얻는다.
우리는 여기서 새로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잭은 다시 또 수많은 콩나무를 심어 하늘을 개척하거나 다른 보물을 얻었는가? 아니다 욕심을 멈췄다.
현대사회에는 이런 민담형 인간이 필요해졌다.
모두가 조금이나마 행복한 그리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서 말이다.

 

거의 마지막에 장화와 홍련의 이야기가 나온다. 장화와 홍련의 이야기는 그 지역 민담처럼 전해지지만 실제 역사에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전동흘이라는 철산부사, 북병사를 지낸 무관이 실제 경험한 이야기라고 한다.

장화와 홍련 마지막에 나리는 크게 되실 것이옵니다. 하고 물러가는데 그 말대로여서인지 몰라도 전동흘은 후에 삼도수군통제사까지 오른다.

결국 이 이야기 역시 사필귀정은 착하게 살고, 정의를 위해서 끝까지 밝혀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요즘은 그런 사람이 많지 않다. 적당히 지역 유지인 장화와 홍련의 아버지에게 뇌물이니 받아먹고 그랬을 것이다. 바르게 산다는 것의 의미, 오늘을 살아가는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이 책에서는 민담을 통해 꾸준히 이야기 해준다.

 

가끔 미래를 살기 위해 현재를 너무 희생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사실 중요한건 지금인데 말이다.
물론 미래도 내가 살아야하는, 생각보다 빨리 오는 시간이라 준비가 필요하긴 하지만 말이다.
이책의 민담형 인간은 시간성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그냥 '지금 여기의 삶'을 살아가는 일차원적이고 평면적인 존재, 단독자로서 움직이기에 오히려 자유롭게 세상 모든 것과 연결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순수하고 가벼우며 투명한 움직임과 연결을 통해 삶을 하나의 즐거운 유희로 만들어내는 존재, 그것이 바로 민담 주인공의 특성이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경쾌한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세계 각지의 평범한 사람들이 남긴 그들만의 오늘을 사는 법을 알려준다.

 

*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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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민담형 인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민* | 2020.06.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목: 민담형 인간지은이: 신동흔출판사: 한겨레출판출판년: 2020년 5월 8일 초판 1쇄 발행Yes24 리뷰어 블로그를 보던 중 발견하고 신청한 책.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요즘(이라기엔 좀 됐지만) 많이 발행되는 아침형 인간, 뭐뭐형 인간 하는 식의 자기계발서 류인 줄 알고 무심코 넘겼다.하지만 두 번째 봤을 때는 아무래도 '민담형'이라는 게 흥미를 끌었고,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저자;
리뷰제목
제목: 민담형 인간
지은이: 신동흔
출판사: 한겨레출판
출판년: 2020년 5월 8일 초판 1쇄 발행


Yes24 리뷰어 블로그를 보던 중 발견하고 신청한 책.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요즘(이라기엔 좀 됐지만) 많이 발행되는 아침형 인간, 뭐뭐형 인간 하는 식의 자기계발서 류인 줄 알고 무심코 넘겼다.
하지만 두 번째 봤을 때는 아무래도 '민담형'이라는 게 흥미를 끌었고,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저자가 신동흔 교수님이었다!

신동흔 교수님은 내가 대학 시절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그러고보니 그리스로마신화나 북유럽 신화(그때도 난 북유럽 신화를 매우 좋아했다), 이집트 신화 같은 건 내용도 풍부하고 재밌는 게 많은데 한국 신화는 끽해야 단군신화나 건국신화 밖에 없는 건가?' 하고 알못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무렵 서점에서 마침 <살아있는 우리 신화>라는 책을 발견해 처음으로 우리 신화를 접하고 우리 신화 또한 다른 나라의 것 못지 않게 다채롭고 매력적이라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 후로 난 다른 대학으로 관련 수업을 청강할 정도로 우리 신화에 푹 빠져 있었다.
하지만 민담은 영 내 관심분야가 아니었다. 당시 신화를 '덕질'하며 만난 친구는 신화 보다는 민담이나 전설을 훨씬 흥미로워 했지만, 난 신화가 더 좋았던 것이다.
비장하고 장엄한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
그에 비해 민담은 뭔가 어이없고 생뚱맞고, 바보같은 이야기들이 많다고 느껴왔다.
아니면 터무니없이 잔혹하거나.

하지만 이 책은 예전에 <살아있는 우리 신화>가 내 한국 신화에 대한 세계를 넓혀 주었던 것처럼, 내가 민담을 보는 방식을 바꿔 주었다.
그냥 동화같고 신기하고 우스운 이야기 혹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야만적이고 잔인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민담이 자유를 추구하고 용기를 불어넣는, 삶의 지혜를 담은 이야기가 된 것이다.

<살아있는 우리 신화>도 굉장히 다정하고 친근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민담형 인간>의 문장은 그야말로 민담처럼, 바로 옆에서 누군가 이야기해 주는 것을 듣는 것마냥 생생한, 거의 구어체에 가까운 문장으로 된 책이다.
그 덕분에 더 술술 읽히기도 하고, 작가와의 거리도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이 교수님 책을 읽을 때마다 내적 친밀감이 수북하게 쌓이는 건 아마 그 때문이겠지?

책은 다양한 사례나 이야기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설명(주로 작가의 해석으로 이루어진)을 덧붙이는 형식인데,
초반에는 요즘 유행하는 펭수나 내가 좋아하는 디즈니(에서 각색한 동화들)을 언급해 순식간에 책에 훅 몰입하게 된다.


신화와 전설 등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디즈니 등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역시 그런 쪽을 대입해 생각하게 되는데,
디즈니는 대체로 기존의 동화를 재해석한 혹은 재현한 작품을 많이 내는 탓인지 굉장히 민담에 가까운 작품들을 낸다.
하지만 개중에 신화와 전설에 가깝다고 느낀 작품이 셋 있다고 여겨지는데,(애초에 신화를 소재로 한 헤라클레스와 전설을 소재로 한 뮬란을 제외한다면)
메리다와 마법의 숲, 모아나, 겨울왕국2가 그것이다.
메리다의 이야기는 전설이라는 느낌이 크다면, 모아나는 신화(마우이, 테 피티 등의 서사)와 전설(모아나)이 뒤섞인 것 같다.
한편, 겨울왕국2는 조금 더 색다른데, 디즈니가 처음으로 창조해 낸 신화이기 때문이다.
메리다와 모아나는 전설적인 왕과 족장들의 이야기로, 신화적인 요소는 기존에 존재하던 지역 신화를 차용했다.
하지만 겨울왕국2는 어떻게 봐도 전설적인 왕이 된 안나와 인간 혹은 반신에서 완전한 신으로 탈바꿈한 엘사의 이야기로, 디즈니가 만들어 낸 신화적 서사인 것이다.

여담으로 , 이제까지 내가 본 것 중 가장 신화적인 애니메이션은 드래곤 길들이기 1이었다.
내용은 전설적 서사이지만, 용들이 구름 뒤에서 싸우는 모습을 비롯한 자잘한 요소요소가 마치 자연 현상을 어떻게든 해석해보려던 고대인들의 신화적 사고, 신화적 상상력과 가장 닯았다고 느껴졌던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의 초반부터 디즈니가 언급되어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민담형 인간'에 내가 아는 캐릭터들을 대입해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디즈니의 주인공 캐릭터들은 대체로 민담형 인간인 것 같다. 거의 예외 없이.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당당한 캐릭터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작가의 해석과 주관이 굉장히 많이 녹아있는 책이다.
작가는 민담형 인간을 굉장히 좋아해서, 책에 소개한 민담형 인간들을 열심히 옹호하고 변호하고 응원한다.
그 중에서도 내게 특히 감동을 줬던 건 다음이었다.
다들 알 만한 주인공을 잠깐 훑어본다. 먼저 백설공주. 그는 완연한 행동파다. 숲속에서 사냥꾼에게 간을 뺏기고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온 힘을 다해서 살려달라고 간청하며, 혼자 남겨진 거친 숲속을 뛰고 또 뛰어서 난쟁이 집을 찾아낸다. 난쟁이 집에 들어가 음식을 맛보고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며, 이후 그 집의 살림을 맡아서 챙긴다. 노파로 변장한 왕비가 찾아오자 그는 문을 열고, 열고, 또 연다.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사람. 그가 백설공주였다. 그 결과로 거듭 쓰러져서 목숨을 잃는 지경에 이르지만, 그는 그렇게 자기 삶을 산 것이었다. 설령 되살아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또 다른 유명한 주인공인 신데렐라(아센푸텔) 또한 행동파였다. 사람들은 신데렐라가 가만히 앉아서 왕자님을 기다린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신데렐라는 늘 움직이며 일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아가 길을 찾는 사람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가당치 않게 생각했음에도 그녀는 기필코 무도회에 간다. 그리고 왕자와 춤을 춘다. 그녀가 화려한 인생 역전을 이룬 일은 8할이 그녀 자신의 덕분이었다고 봐야 한다.
<p.62-63>
이제껏 수동적이고 온건하고 어리고 나약한, 순수한 게 아니라 나이브하고 세상 경험이 없는.
장점이라곤 예쁜 얼굴과 혈통, 할 줄 아는 거라곤 집안일과 노래(이건 디즈니의 탓이 100%다) 뿐인
유순하고 참고 또 참고 답답할 정도로 참는 여성.
이게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백설공주와 신데렐라의 이미지인데, 이들을 이렇게 생명력 넘치고 자신의 삶에 충실한 이들로 해석하다니!

사실 내게는 요즘 많이들 나오는 '동화 비틀어 보기', 혹은 '주체적인 여주인공으로 동화 속 공주 재해석하기'보다 훨씬 더 와갛고 감동적이었다.
공주들이 딱히 기존에 없던 모험을 하고 빌런을 무찌르고 대단하게 똑똑하고 목소리가 큰 캐릭터로 급격한 변신을 하는 걸로 그들의 주체성과 생명력을 증명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 존재 자체를 온 몸으로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로 본 것이다.



책에서는 다양한 민담형 인간에 대해 고찰하고, 소설형 인간과 계속해 비교하고 있다.
이 민담형 인간, 소설형 인간과 비슷한 또 다른 비유로는, 좀 더 익숙하게 '돈키호테형 인간'과 '햄릿형 인간'이 있을텐데, 아마 이 햄릿형 인간은 소설형 인간 중에서도 극단에 치우친 타입일 것이다. 돈키호테형 인간이 민담형 인간의 극단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 보아야 하겠지만. (저자에 따르면 민담형 인간은 (트릭스터가 아닌 이상) 그보다 더
필요한 '행동'을 할 줄 모른 채 생각에 갇혀 고뇌하고 통곡하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을 '소설형 인간'이라고 부른다. 소설 속에 이런 인간형이 전형적으로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크나큰 부조리와 폭력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 이미 정해진 절망 앞에서 움직여보지도 않고 주저앉는 사람. 갖은 논리와 변설로 그 부조리를 너무나 생생하게 설파하는 사람. 루카치George Lukacs와 골드만Lucien Goldman은 그런 소설적 주인공을 일컬어 '문제적 개인'이라고 했거니와, 이거 진짜로 문제적인 것은 아닐까?
<p.48>
나는 과연 어떤 유형의 사람일까? 사실 고민할 것도 없다. 난 극단적 소설형 인간이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내가 너무 겁쟁이가 된 건 아닐까, 생각만 많고(그나마도 지레 겁에 질린 걱정들이나 일어나지 않은 불행한 상황에 대한 생각들 뿐 쓸모 있는 생각은 거의 없다) 행동하지 않게 된 건 아닐까, 이렇게 인생을 허비만 하다 끝나는 건 아닐까 싶어 고민이던 차였는데(이것 마저 '고민'을 하고 있단 면에서 난 정말로 빼도박도 못 할 소설형 인간이다!) 이 책을 읽고 왠지 용기가 좀 생겼다.
트릭스터처럼 자유분방하게 세상을 휘젓진 못해도(사실 그 정도까지 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적어도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내 삶을 용맹하고 거침없이 뚫고 나갈 수는 있지 않을까!
내 마음속의 고양이에게 장화를! 이왕이면 튼튼한 가죽 장화로!
<p.153>



**책에 슬쩍 지나가는 부분인데, 내겐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롭고 감탄스러웠던 부분.
그렇다! 해외에서 온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설화 구술 채록을 하다니! 정말 여러모로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다!
이 자료의 공개가 매우 기다려진다.
나는 제자들과 함께 해외에서 온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모국 설화 구술 채록을 진행해서 천 편 이상의 설화 자료를 모았으며, 최종 보고와 자료 공개를 앞두고 있다.
<p.178>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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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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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꾸밈없이 행동하고 대담하게 나아가다// 부제가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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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6 | 2020.12.03
평점5점
동서양 민담 새롭게 보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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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 |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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