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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말하는 남자 혼자 사는 법

여자가 말하는 남자 혼자 사는 법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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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350g | 120*188*30mm
ISBN13 9788965642503
ISBN10 896564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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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이 된 아버지의 10년 세월은 고독과 은둔의 나날이었다. 늘 덧문을 꽉 걸어 잠근 채 손님들이 찾아와 불러도 묵묵부답. 설날 가족 모임에도 얼굴을 내밀지 않으셨다. 가나자와시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다. 하룻밤 새 수십 센티미터나 눈이 쌓이면 현관에서 도로까지 눈을 치워야만 밖으로 나올 수 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그조차 하지 않았다. 눈을 치울 만큼의 체력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마치 겨울잠이라도 자는 듯 집 안에만 틀어박혀 계셨다. (…) 이제 와 생각해보니 고령기 은둔형 외톨이, 노년 우울증의 전형인 듯하지만 자식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해야 될지 아주 난감할 뿐이었다. 이런 성격이니 셋이나 되는 자식 중 그 누구도 선뜻 함께 살려 하지 않았다.
--- p.73

돌이켜봤을 때 당신 인생의 정점은 언제였을까. “바로 지금이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절정기입니다.” 이렇게 대답하는 고령자는 거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유감스럽게도 고령의 남성 중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 70대 이상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생을 한 번 더 살 수 있다면 몇 살로 되돌아가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남녀 차이는 있지만 여성은 30대, 남성은 50대가 가장 많다고 한다. (…) 남자 50대로 말하면 정년 직전. 직장에서의 지위와 수입이 정점에 접어든다. 그래서 남자들은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하나 보다.
--- p.95~96

남자란 ‘죽지 않으면 결코 낫지 않는 병’과도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때가 있다. 다름 아닌 돈과 권력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여자란 여자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남자에게 선택받아야 하지만, 그 반대는 성립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남자는 남자라는 사실을 여자에게 선택받음으로써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 집단 안에서 남자로서 인정받는 것으로 증명한다. 남자가 남자가 되기 위해서 여자는 필요하지 않다. 남자는 남자에게 인정받음으로써 남자가 된다. 여자는 그다음 포상으로 딸려 온다.
--- p.138

거듭 말하지만 노후란 ‘내리막길’의 시기이다. 승부를 다툴 필요가 없는 시간이다. 파워 게임이라면 명함을 실제보다 과장해서 보여주는 게 상대를 위협하는 데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지혜는 자신이 쥐지 못한 카드를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서 빼내기 위한 ‘약점 드러내기’에 있다. 그동안 남성이 싸워온 지혜와는 정반대에 있는 것이다. 고로 삶의 방식을 180도 바꾸지 않으면 남은 후반부 인생을 살아가기가 무척 고되다.
--- p.140

‘그냥 아는 사이’에서는 내면의 갈등이나 무덤까지 갖고 갈 만한 고백 같은 것은 하지 않아도 된다. 종종 식사나 술자리를 함께하는 친구에게 사상이나 신조에 대한 논쟁은 하지 않는 편이 좋으며, 화기애애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상대에게 지적 자극을 요구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린 행동이다. 뭐든지 다 알려고 하는 학구파는 피곤하기 때문에 만나는 것은 적당히 해두자. 앓는 소리를 하는 상대와는 가끔씩만 만나는 것이 좋다. (…) 내면의 공유 같은 것 없어도 관계가 이어질 수 있는 그냥 아는 사이. 하루하루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주는 동료들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 p.177~178

단, 이제 와서 ‘커플’이 되겠다는 마음은 버릴 것. 이제 번식의 계절은 지났다. 한 여성을 얻게 되면 다른 모든 여성은 떠나보내야 한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특히 여자들 모임에 참가하는 경우 빼내가기는 금물이다. 멤버 전원에게 미움을 사게 된다. 모처럼 남녀를 떠나 다양한 친구가 많이 생겨 참 좋구나 했는데, 커플이 된다면 ‘가족 정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만다. 그러면 다시 똑같은 생활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그룹 교제가 최고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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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추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늙어가지 않는다. 남자는 남자라는 구체적 모습으로 나이 든다. 남자의 나이 듦을 인간의 나이 듦으로 착각하는 오래된 관습이 지배하는 지금, 우에노 지즈코는 남자의 나이 듦을 탐색한다. 그리고 자신이 남자임을 망각할 때 빠지는 깊은 오류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모색한다. 인생의 내리막길에 접어들 때 ‘약점을 인정할 수 없는 약점’, ‘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라는 남자 특유의 질병은 악화되기 쉽다.

이 남자 고유의 질병이 치료되지 않고 그 병세가 악화되는 한, 남자의 나이 듦은 추함을 보장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과장이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 병을 치유하지 못한 채 늙어버린 남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 남자가 되기 싫다면, 이 책에 담긴 조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 노명우 (사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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