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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eBook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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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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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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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13.1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2.5만자, 약 4.1만 단어, A4 약 79쪽?
ISBN13 979118729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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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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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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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장한’ 청년이 아니고 엄마는 ‘억척스럽고 풍채 좋은’ 아줌마가 아니다. 4kg에 가까운 우량아로 태어나 주목받았던 나는 기대와 달리 살면서 60kg을 제대로 넘긴 적이 없고, 엄마의 몸무게 역시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는데 수십 년째 40kg의 언저리에서 가쁜 숨만 몰아쉬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무려 둘이 합쳐 계란 세 판, 하드웨어는 둘이 합쳐 달랑 100kg. 이 바람 앞의 촛불과도 같은 조합이 무려 세계를 정복해보겠다고 집을 뛰쳐나온 것이다. 두 깡마른 촛불에 몰아치는 바람이 차고 거세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중에서

방금 전까지 옆에서 고개를 까닥이며 사람들을 구경하던 엄마가 슬그머니 무리에 뛰어들어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선 음주가무, 그 어떤 것과도 친하게 지내지 않던 분께서 뜻도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댄스 본능을 드러내고 있다. 엄마의 안중에는 충격에 빠진 아들이 없다. 활짝 웃으며 앞사람의 춤을 따라 추는 엄마. 소심하던 엄마의 동작이 점점 커진다. 엄마가… 여행을 즐기고 있다!
바로 이 순간이다. 내가 엄마와 함께 여행을 하고 싶었던 이유. 거창할 필요가 있나? 그저 엄마가 ‘노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좀 더 정중히 표현하자면 엄마가 아무런 걱정 없이 어린아이처럼 순간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불어라, 춤바람」 중에서

“엄마,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소심하게 엄마를 떠본다.
“아니, 잘못하고 말고가 어디 있어?”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엄마가 대꾸한다.
“왜 그래? 오늘이 여행 100일째야. 우리처럼 행복한 엄마, 아들이 또 어디 있어?!”
“내가 지금 행복한지 안 행복한지 네가 어떻게 알아?!”
엄마가 꽥 소리를 지른다. 엄마의 고함 소리에 놀란 택시 기사가 갑작스레 속도를 줄인다. 택시 기사보다 더 놀란 사람은 바로 나다. 순간 당황해서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는다.
갑작스레 위기가 찾아왔다.
---「여행 100일, 첫 비행, 그리고 갑작스런 위기」 중에서

‘탕, 탕, 탕.’
나는 반사적으로 발코니에서 방으로 슬라이딩하며 몸을 잔뜩 웅크린다. 혼비백산한 엄마도 침대에서 뛰어내려와 엎드린다. 둘 다 말 한마디 못 하고 자세를 낮춘 채 눈치를 살핀다.
탕, 탕. 다시 들리는 굉음. 분명히 총소리다. 심장이 요동을 치다 못해 목구멍으로 뛰쳐나올 것만 같다. 머릿속이 하얘져서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선 엄마를 보호해야 한다. 나는 포복 자세로 기어가 엄마를 감싸 안는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사막에 울려 퍼지는 총소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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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나는 그다지 남이 가진 걸 크게 부러워한 적이 없다. 가난이 짓누른 유년에도 그랬고, 커서도 별반 내 것이 아닌 걸 탐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부러움이 일었다. 어머니와 달랑 둘이서만 배낭을 지고 300일 세계 일주라니!

나는 늘 사람들에게 그리 말한다. 한 여자의 배에서 나와 그 여자의 젖을 먹고 자라, 그 여자의 속을 썩이면서 나이 든 우리가 그 여자마저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에서 무슨 사랑 따윌 꿈꾸고 말할 자격이 있겠는가.

책을 읽는 내내 낯선 길 위의 어머니, 동익 씨(어머니는 여행 중 가장 좋았던 게 당신의 이름이 불리는 것이라 했다. 기꺼이 불러드리고 싶어, 적었다.)가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몇 번을 깔깔대고 웃다, 먹먹했다. 동익 씨의 여행을 준비해준, 두 남매 원준 씨와 윤미 씨에게 고마움이 이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노희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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