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봤어. 나는 먹는 거에 관심이 많아서 맛있는 음식이랑 과자를 좋아하지. 또 술도 좋아해. 그러니까 식재료랑 술값이 싼 곳에서 사는 게 좋아. 그리고 공기가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드는 동네가 좋아. 또 주변 사람들이 많이 웃고 표정이 밝은 걸 보면 기분이 좋아져. 매일 화내거나 불안해하는 얼굴들을 보면서 살고 싶지 않아. 그런데 그게 전부야. 그 외에는 딱히 이걸 꼭 하고 싶다든가 그런 건 없어. 아무리 생각해 봐도. --- p.152
몇 년 전에 처음 호주로 갈 때에는 그 이유가 ‘한국이 싫어서’였는데, 이제는 아니야. 한국이야 어떻게 되든 괜찮아. 망하든 말든, 별 감정 없어……. 이제 내가 호주로 가는 건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야. 아직 행복해지는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호주에서 더 쉽게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어. --- p.161
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솔직히 나라는 존재에 무관심했잖아? 나라가 나를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지켜 줬다고 하는데, 나도 법 지키고 교육받고 세금 내고 할 건 다 했어. --- p.170
애국가 가사 알지? 거기서 뭐라고 해? 하느님이 보우하는 건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야. 만세를 누리는 것도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나는 그 나라를 길이 보전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야. 호주 국가는 안 그래. 호주 국가는 “호주 사람들이여, 기뻐하세요. 우리들은 젊고 자유로우니까요.”라고 시작해. 그리고 “우리는 빛나는 남십자성 아래서 마음과 손을 모아 일한다.”고, “끝없는 땅을 나눠 가진다.”고 해. 가사가 비교가 안 돼. --- p.171
밥을 먹는 동안 나는 행복도 돈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행복에도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 있는 거야. 어떤 행복은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 거야. 그러면 그걸 성취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서 사람을 오랫동안 조금 행복하게 만들어 줘. 그게 자산성 행복이야. 어떤 사람은 그런 행복 자산의 이자가 되게 높아. 지명이가 그런 애야. ‘내가 난관을 뚫고 기자가 되었다.’는 기억에서 매일 행복감이 조금씩 흘러나와. 그래서 늦게까지 일하고 몸이 녹초가 되어도 남들보다 잘 버틸 수 있는 거야. 어떤 사람은 정반대지. 이런 사람들은 행복의 금리가 낮아서, 행복 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많이 창출해야 돼. 그게 엘리야. 걔는 정말 순간순간을 살았지. 여기까지 생각하니까 갑자기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는 듯하더라고. 내가 왜 지명이나 엘리처럼 살 수 없었는지. 내가 왜 한국에서 살면 행복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공대를 나와 건설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동아일보》에 입사해 1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2세대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호모 도미난스』,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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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 평점4점y**********g|2022.02.27|추천0|댓글0리뷰제목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 리뷰입니다 주인공이 한국을 떠나게 된 이유들이 이해가 가고 호주에 다녀와봤던 독자로서 호주에서의 삶도 이해가 잘 가긴하는데 공감에 미치기까지는 어려운 것 같다 제목과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이민간다는 내용에 끌려서 샀는데 들여다보니 굳이 사서 읽을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하거나 길지않아 금방 완독할 수 있다는 건 장점;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 리뷰입니다 주인공이 한국을 떠나게 된 이유들이 이해가 가고 호주에 다녀와봤던 독자로서 호주에서의 삶도 이해가 잘 가긴하는데 공감에 미치기까지는 어려운 것 같다 제목과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이민간다는 내용에 끌려서 샀는데 들여다보니 굳이 사서 읽을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하거나 길지않아 금방 완독할 수 있다는 건 장점
구매[eBook] 한국이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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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레*|2020.02.29|추천0|댓글0리뷰제목
흡입력이 좋아서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떠난 주인공은 6년에 걸친 시간 끝에 호주 시민권을 얻게 된다. 첫 부분에 왜 한국이 싫어서 외국으로 도피(?)하게 되는지 주인공이 담담하게 읊는 장면이 있는데 그 속에서 젊은 세대의 고민, 회의적사고 (45살에 은퇴해서 10년 누리다가 자살을 해서 죽겠다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까지 엿볼 수 있다. 흥미;
흡입력이 좋아서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떠난 주인공은 6년에 걸친 시간 끝에 호주 시민권을 얻게 된다. 첫 부분에 왜 한국이 싫어서 외국으로 도피(?)하게 되는지 주인공이 담담하게 읊는 장면이 있는데 그 속에서 젊은 세대의 고민, 회의적사고 (45살에 은퇴해서 10년 누리다가 자살을 해서 죽겠다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까지 엿볼 수 있다. 흥미로운 건 자조적이었지만 내 행복을 위해 떠났던 주인공이 점차 세속적으로 변해가는 장면이다. 꼭 한국이 아니더라도, 호주가 아니더라도 내 행복을 찾겠다면서 남자친구와 두번째로 헤어지고 호주로 떠났던 그녀가 결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돌아와서 친언니와 동생들의 막막한 삶을 한심해하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인 것 같다. 내가 속한 나라가 문제일까 내 마음가짐이 문제일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한국이란 나라가 젊은 세대를 위해 더 헤쳐나갈 문제가 많다는 것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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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 평점5점화***엔|2019.05.05|추천0|댓글0리뷰제목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 의지누구에게나 시련은 있다. 거기에 넘어져 좌절하도 하고 누구는 다시 일어난다.지금 난 그중 어떠한 사람일까?매번 자신은 그러한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는 나약하고 의지는 수십번 바뀐다.매번 다시 마음을 모아 변화해야 되지 않을까?근본적인 물음들이 있었고 그러한 생각들은 또 다시 나를 변화시켰다.다시한번 도약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