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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한걸음

서유미 | 창비 | 2008년 03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0 리뷰 47건 | 판매지수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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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8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46g | 146*211*20mm
ISBN13 9788936433628
ISBN10 893643362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창비장편소설상’의 제1회 당선작. 2005년 제5회 문학수첩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한 젊은 작가 서유미의 장편소설이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지치고 불안한 현대 여성들의 내면적 욕망을 향한 이 작품의 따뜻하고 정직한 시선으로 감싸안으며 소설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실감과 문학적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소설의 새시대를 이끌 기대주로 문단 안팎에서 큰 관심을 지니고 있는 작가의 문학적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쿨하게 한걸음』은 이렇게 서른살을 지나서도 여전히 철들지 못하고 무엇 하나 정해진 바 없이 방황해야만 하는 서른셋 여자의 일상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애인과 헤어지기도 직장을 함부로 옮기기도 힘든 서른셋의 연수는 정작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다. 이 책에는 연수 외에도 젊은 시절 전형적 히피 청년이었지만 현실적인 결혼을 택한 선영, 뒤늦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연재 등이 등장한다. 그들은 저마다 서른셋이라는 나이에 다시금 사춘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쿨하게 한걸음』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의 세태를 서른셋이라는 특정한 연령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일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진지한 성찰을 가볍고 경쾌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이 소설은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바로 우리네 환멸의 일상을 따뜻하게 비춰준다는 평가를 얻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방으로의 귀환
울 수 있어 다행이야
지금의 자신을 좋아하나요?
그래, 잘되겠지
나를 향한 주파수
어른들의 인사법
웬디들의 세상
우리에겐 마법이 필요해
따뜻하고 달콤한 캐러멜라떼
응답을 기다리는 중

심사평
작가 데이트
수상 소감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스물 일곱, 서른 셋 그녀에게 공감하다
--- 정현경 (pencil@yes24.com)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에 대한 기사를 하나 먼저 읽었드랬다. 대학시절부터 신방과라는 전공 탓인지 매일 빼놓지 않고 읽었던 신문을 취직한 지 한달만에 끊고 이제는 거의 신문과 담 쌓고 살고 있지만, 그래도 꼭 챙겨보는 중앙일보 '손민호 기자의 문학터치' 기사였다. 기사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소설은, 제목과 달리 '쿨하지' 않다." 라고. 그래서 나는 『쿨하게 한 걸음』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그 어떤 'so cooooool~'에 대한 기대를 깨끗이 접어 버리고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정도면, '쿨하게 행진', '쿨하게 전진'까지는 아니더라도 '쿨하게 한걸음' 정도로는 봐줄 수 있지 않을까?

주인공 연수의 객관적인 상황만을 따져본다면, 대체 이 소설 어느 대목에서 '쿨함'을 찾을 수 있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서른 셋의 나이에 심드렁하던, 하지만 조금만 참고 잘 버텼(?)다면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을 지도 몰랐을 연애를 끝내버렸고, 그렇다고 실연의 상처로 괴로워하지도 않았으며, 회사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자 아무런 대책도 없이 먼저 사표를 내버린다. 직업도, 남자친구도 없는 서른 셋의 여자 주인공이 선택하는 것은 바로 '공부'다. 그것도 심지어 행시도, 사시도, 임용고시나 언시도 아닌, 뚜렷한 목표 없는 공부다. 그저 자신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기억을 더듬어가며, 도서관에서 마음이 가는 분야의 책들을 열심히 섭렵하는 정도다.

나 역시 책을 읽기 전에 이 객관적 상황만을 보고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 우울하군.' 그리고 책을 읽어가던 중반쯤에는 '『달콤한 나의 도시』의 현실 버전, 혹은 우울 버전' 정도의 느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덮은 지금은 오히려 반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물론 연수 주위의 인물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마치 내 주위의 일상을 끌어다 놓은 것 같다. 일 안하고 쉬는게 소원이라더니 정년 퇴직 후에 더 열심히 일자리를 찾는 아버지, 갱년기 때문에 우울해하고 '누구 자식은 어떻다더라'를 입에 달고 사시는 어머니, 회사를 때려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와 실컷 자유연애를 즐기다가 조건 맞는 남자와 결혼하는 친구. 모두 지금 내 주위의 '아무개의 모습이네'하고 끼워맞출 수도 있을 정도로 현실적이다. 하지만 주인공 연수는?

어떻게 보면 주위 사람들은 모두 나름대로 앞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연수, 그녀만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쿨하기는 커녕 구질구질해 보인다. 나의 서른셋이 저런 모습일까봐 걱정되는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녀는 충분히 쿨해 보인다. 이놈의 회사 때려치네 마네 하면서 책상 두번째 서랍에 사표를 넣어두고도 뾰족한 대안 없이는 회사를 때려치지 못하는 것이, 이 남자가 정말 내 인생의 반려라는 확신이나 설레임 따위 없어도 이 나이에 어떻게 또 새로운 남자를 만나겠어, 혹은 내가 이만한 조건의 남자를 또 만날 수 있겠어, 하면서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기보다는 결혼하는 쪽으로 마음을 잡는 것이, 바로 진짜 현실 속의 서른셋 여자들 아닌가.

그러니까 이 책의 주인공 연수는, 그 모든 편한 길을 뿌리치고 쿨하게 한걸음을 내딛었다. 비록 그것이 남들이 보기에는 전진이 아닌 후진으로 보일지라도, 남들 다 앞만을 향해 정신없이 걸어갈 때 쿨하게 한걸음 뒷걸음질 치는 것도 뭐 그리 나쁘지 않잖아? 이거야말로 진짜 쿨한 거 아닐까? 뭐 그런 생각.

물론 쿨하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이라 생각하는 건 아니다. 그녀가 살아가는 방식이 대단히 훌륭하다거나 나도 그러고 싶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냥, 이 시대의 우리들은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겠구나. 언젠가, 나도 이런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너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도 그래'라고 말해주는 든든한 친구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책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인물들의 대화를 거쳐 이 소설이 도달하는 것은, 소비현실의 바깥에서 주변화되는 소시민들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다. 그것은 세태소설의 외피를 통해 거꾸로 세태소설을 뒤집는 성과를 보여주는 지점까지 나아간다. 소비사회의 일상 속에서 마모되어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그려내는 작가의 진지한 태도는 위악과 냉소의 화법을 넘어서려 했다는 점에서 귀중한 미덕을 갖는다. 낭만적인 연애와 화려한 결혼, 직업적 성공과 자아실현에 대한 판타지를 가로질러 소설 속의 인물들이 궁극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환멸적인 일상 그 자체이다. 결혼적령기의 압박 속에서 실직의 위기에 시달리며, 은퇴한 아버지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는 소설 인물은 소외의 현실을 생생하게 증거한다. 우리에게 다가왔던 것은, 지치고 불안한 현대 여성들의 내면적 욕망을 향한 이 작품의 따뜻하고 정직한 시선 그 자체이다. 그것은 소설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실감과 문학적 소통의 가능성을 신뢰하게 만들었다.
--- 심사평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서른셋, 문제적 인간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노래하고, 최승자의 「삼십세」가 노래하는 ‘서른살’은 젊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도 어중간한 나이로 인생의 한 고비를 넘기는 중요한 시기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대학졸업 후 취업까지, 결혼하고 출산까지의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요즘의 현실에서 서른살은 오히려 젊은 축이고, 성숙해지고 철드는 연령대는 점점 높아져만 가는 듯싶다. 『쿨하게 한걸음』은 이렇게 서른살을 지나서도 여전히 철들지 못하고 무엇 하나 정해진 바 없이 방황해야만 하는 서른셋 여자의 일상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를 향해 일보전진―연수
주인공 연수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점퍼 차림으로 나타난 K와 과감히 헤어진다. 요란스러운 크리스마스이를 원한 것은 아니었으나 “크리스마스를 평소와 똑같이 보내고 싶을 만큼 스페셜한 인생”을 살고 있지도 않은데, 남자친구는 도통 협조를 하지 않는다. 서른셋 나이에 새삼 솔로가 된 용감무쌍한 연수는 직장마저 자발적으로 그만둔다. 애인과 헤어지기도 직장을 함부로 옮기기도 힘든 서른셋이라는 나이에 정작 연수는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조차 확실히 알 수 없다. 사실 그것이 더 큰 문제이다.

나도 내 마음을 또렷이 알 수가 없었다. 일단 회사는 그만두기로 한 것이고, 그렇다면 왜 다른 회사를 고르는 데 이토록 까다롭게 구는 걸까. 정말 뭔가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다른 일이라면 무슨 일? 혹시 그냥 좀 쉬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닌가? (…) 나는 어느 대학 어느 과에 지원할까, 이후 처음으로 심각하게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 길은 의외로 많았다. 하지만 삼십대가 되니 나도 어쩔 수 없이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을 나누게 된다. 하고 싶은 것은 이상하게도 갈 수 없는 길에서 반짝이는 기분이다. 물론 내가 잃을 거라고는 시간밖에 없지만 그래도 두렵기는 하다. (…) 이정표와 목적지가 사라진 도로 위에 망연히 서 있는 기분이었다. 뒤에서는 끊임없이 경적 소리가 들려오고 낯선 차가 내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면서 욕설을 퍼붓는다. 누군가는 차창 밖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머뭇머뭇, 핸들을 어디로 꺾어야 할지 모르겠다.

네버랜드와 피더 팬을 떠나온 웬디―선영
한편 연수의 ‘베스트 프렌드’인 선영은 요란한 액세서리와 울긋불긋한 염색머리로 젊음을 한껏 누리던 전형적인 히피 청년으로, 여러차례의 연애 끝에 결혼을 결심한 상대는 조건 좋은 안과의사이다. 선영은 집안사정과 자유분방하기만 했던 철없던 지난시절을 보내고 택한 현실적인 결혼이었다고 변명한다. 웬디가 되어 날아간 선영 뒤에서 연수는 쓸쓸하지만 그녀의 앞날을 축복한다.

어른이 되어서 날 수 없게 된 웬디를 본 피터 팬은 잠시나마 쓸쓸한 표정을 지었을지도 모른다. 웬디가 피터 팬과 함께 다시 네버랜드로 날아가기를 바랐던 내 마음도 쓸쓸해지긴 마찬가지였다. (…) 선영이는 이제 웬디로 성숙해갈 것이다. 사실 알고 보면 세상은 웬디들의 것이다. 네버랜드가 피터 팬의 것인 것처럼. 이곳에 살면서 언제까지나 네버랜드를 그리워하며 살 수는 없다. 피터 팬과 네버랜드로 갔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채 얼마나 더 멋진 웬디로 성숙해가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나는 멋진 웬디의 탄생을 축복해주기로 했다.

뒤늦은 성장통―연재
연수나 친구들과는 달리 연수의 동갑나기 사촌인 연재는 어릴 적부터 공부와는 담을 쌓고 치장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지만 빼어난 인물 덕에 조건 좋은 남자에게 일찍이 시집을 가 벌써 두 아이를 낳았고 50평대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살고 있다. 어린시절에는 공부로나 성숙도로나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 사회에서 인정하는 번듯한 주부이자 아내의 삶을 잘 꾸려나가는 것이다. “정신적으로는 미성숙하지만 미모도 출중”한 연재에 비해 “가진 것도 없고 인구감소의 주범 역할”이나 하는 연수 자신은 초라하기만 한 서른셋이다. 그러나 연재조차 실은 자신만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연수가 찾아간 연재는 예전과 달리 시집(詩集)을 가까이 하고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며 또다른 사춘기를 겪고 있다.

내겐 너무 무거운 시절―동남
서른셋의 삶의 모습이 저마다 다르듯이, 모두가 하나씩 고민을 끌어안고 살고 있고 그 고민에 대처하는 방법도 해결하는 방법도 역시 저마다 다르다. 실직과 실연을 겪은 연수 자신이 ‘소외된 타자의 현실’에서 바라본 세상에는 오히려 안쓰러운 존재들뿐이다. 연재와 구립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는 대학동기 동남 역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재취업을 준비하며 신통치 않은 결과에 속을 태우지만 겉으로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원하던 직장에서 최종면접 통보를 받은 동남은 자신에게 행운을 준 볼펜을 연수에게 선물하고 며칠 뒤 자살한다. 실패한 삼십대의 전형이었음에도 동남은 늘 밝고 지치지 않은 모습으로 다가왔으나 한순간 감당할 수 없었을 그의 삶의 무게를 생각하며 연수는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평생이 질풍노도
꼭 서른셋이 아니라도 ‘평생이 질풍노도’이고 ‘평생이 ○○기’인 삶 또한 안쓰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은퇴 후에도 일자리를 위해 취업싸이트를 찾아다니시는 아버지, 대학 못 간 설움에 갱년기까지 맞은 엄마는 남들 앞에서 자식 자랑은 못하실망정 이제 연수가 돌봐드려야 할 나이가 되신 것이다. 연수는 자신에게 희망을 불어넣기라도 하듯 이들을 감싸안는다.

그래도 아직은 괜찮아!
서른셋에 다시금 사춘기의 성장통을 맞고 있는 연수 주위에는 온통 모두들 ‘문제적 인간들’뿐이다. 애인도 없고 직장도 없고 캐러멜라떼 한잔을 먹을 여유조차 부리기 힘든 채로 서른셋을 맞이한 연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비관적이지만도 않고 ‘문제적 인간들’에 대한 따뜻한 공감과 애정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의 마법 같은 것은 통하지 않는 나이”인 서른셋을 지나면서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고통을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인정한 결과이다. 사회적인 평균에 맞춰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대신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찾아나선 연수에게 미래는 마냥 두렵거나 위협적이지만은 않다.

서른세살이 되고 보니 서른세살이라는 나이는 많지도 적지도 않고, 애인이 있거나 없거나, 결혼을 했거나 안했거나, 아이가 있거나 없거나, 직업이 있거나 없거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거나 없거나, 있었는데 모호해졌거나, 없었는데 생겼거나, 행복하거나 불안하거나, 그럭저럭 살 만하거나, 혹은 그것들의 혼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재의 양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까, 나의 서른셋 이후는 과연 어떤 풍경이 될까. 그것이 궁금해졌다. 나는 한번 멋지게 꾸려가보기로 했다. 숨을 가다듬고 일보 전진하면서! 절대로 삶이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하나 성취한 바 없는 보잘것없고, 그렇다고 앞날이 대단히 나아질 여지도 없는 서른셋의 일상이지만 쿨하게 내딛는 한걸음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준비와 용기를 다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의 세태를 서른셋이라는 특정한 연령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일상으로 풀어낸 서유미 장편소설 『쿨하게 한걸음』은 진지한 성찰에서 출발하되 경쾌하고 발랄한 시선과 묘사를 유지한다. “별나게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범답안은 더더욱 아닌 인물들”(강영숙)이어서 더욱 실감있게 읽히는 이 소설은 바로 우리네 환멸의 일상을 따뜻하게 비춰준다는 미덕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모든 시대는 자신의 서사를 추구한다. 나는 서유미의 장편에서 시대의 질병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날카로운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는 우리 서사의 어떤 방향을 본다. 혁명 또는 초월의 불가능성이 점차 또렷해지는 상황의 도래가 세상을 그대로 승인하는 것을 오히려 어렵게 하는 궁지에 정직하게 직면한 그의 장편은 세상에 대한 ‘예’와 ‘아니오’ 사이에서 무한히 동요하며 포복적으로 나아가는 경쾌한 반어의 서사를 구사한다. 모쪼록 그의 방황이 성숙하여 자기 시대의 우리 이야기를 구축하는 데로 진전하기를 기원한다. ―최원식(문학평론가)

여기 따뜻한 불빛이 켜진 풍속을 그린 세밀화가 하나 있다.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존재로서 사랑에 빠졌다 헤어진 것을 후회하지 않지만 상처입고 상처 입히며 사람 사이의 섬세한 그물을 짜나가는 젊은 영혼들이 여기에 있다. 한 걸음 나갔다 물러나고 쓰러졌다 일어서고 걷다 살며시 미소짓고 달리고 달리며 숨을 헐떡이고 눈물짓고 주먹을 쥐고 웃으며 소리치는 인간군상의 점묘화. 소설의 현대성은 이런 살아있는 언어와 정교한 세부에서 얻어진다. ―성석제(소설가)

별나게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범답안은 더더욱 아닌 인물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다. 얼핏 친구이거나 가족이거나 이웃이거나, 혹은 바로 나 자신일 듯한. 소설 속 주인공들을 따라가며 때로 가슴 먹먹하고 우습고 아련하고 즐거웠다. 요즘 소설 같지 않게 착하고 반듯한, 그래서 더 우리 이야기 같고 실감나게 읽히는 서유미의 『쿨하게 한걸음』은 환멸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고 따뜻하게 비추는 묘한 재미로 빛난다.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으로 아낌없는 성원과 기대를 보낸다. ―강영숙(소설가)

회원리뷰 (47건) 리뷰 총점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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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절대 쿨할 수 없는자의 슬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시골아낙 | 2016.02.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그녀가 쿨하게 되기까지는 서른 몇해가 걸렸다난 그녀보다 훠훨씬 더 오래 되었는데 절대 쿨해지지는 못할 것 같다 자기 자신의 인생을 책임진다는게 어떤 건지는 머리로 이해하고 알고 있지만이미 자본과의 노예계약을 체결한 상태라 난 그렇게 되지 못할 것이다. 나부터 그렇지만 세상 모든 사람은 자본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다.날마다 다가오는 월급날에 묶여서 좋은
리뷰제목

그녀가 쿨하게 되기까지는 서른 몇해가 걸렸다

난 그녀보다 훠훨씬 더 오래 되었는데 절대 쿨해지지는 못할 것 같다

 

자기 자신의 인생을 책임진다는게 어떤 건지는 머리로 이해하고 알고 있지만

이미 자본과의 노예계약을 체결한 상태라 난 그렇게 되지 못할 것이다.

나부터 그렇지만 세상 모든 사람은 자본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다.

날마다 다가오는 월급날에 묶여서 좋은 옷 하나 더 사는 게 뭐라고, 맛난 것 하나 더 먹는게 뭐라고

명품 백 갖는 게 뭐라고, 인간의 존재의미가 무엇 인지, 살아야 할 가치가 뭣인지 모른 채

그냥 살아가고 있다. 일하다가 또 잠깐 쉬다가

가치를 지향하지 않는 삶이란 공허하기 그지 없는데 

 

세상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주인공 연수는 연약하지 않다. 그리고 예민하다

남자친구와도 사랑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자 관계를 해지하고

직장또한 자기 자신의 자유의지로 미래를 선택하기 위해 그만 둔다.

그 쿨한 모습이 너무 좋다.

 

이 소설은 삼십대의 고민과 그에 대한 해답까지는 아니지만 나름의 결단을 가지고 있다.

그럭저럭 만나는 연인과 결혼을 해야 할까?  꼬박꼬박 봉급이 나오는 직장을 그만둬야 할까?

하지만 그녀는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노력한다.

남들보다 늦은 선택이지만, 결심을 단단히 굳히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결과가 성공이어도 되고, 실패여도 좋다. 어쨌든 그녀는 선택을 한 거니깐

 

서유미 소설가가 자기 모습을 많이 투영해서 쓴 것 같은데 문체가 발랄하고 통통 튀어 읽기는 좋은데

가슴 속에 뭔가 새기는 알싸하고 아릿한 맛은 부족한 거 같다.

슬픈 이야기가 중간에 갑자기 튀어나와 생뚱맞은 것도 같고

요즘 많이 언급되는 소설가이기에 훅 질렀는데

다른 소설을 더 읽어보고 판단해야 할 듯

일단 판단 유보~~ 최종결론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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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혼돈 그리고 다시 피어나는 용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m45d | 2011.10.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처제가 이사하면서 내게 준 책이다.주머니 사정이 궁해서 새로 책을 사 볼 형편이 안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래전 책장에 꽂아두고 읽지않았던 책들에게 눈이 갔다. 저녁 10시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그냥 대충 몇 페이지 일고 다른 책을 골라 볼까하는 심산으로 대충대충 지면을 읽던 눈이 어느샌가 한자한자 또박또박 주인공의 일상과생각을 곱씹고 공감하며 정독하고 있는 나!!대부분
리뷰제목

처제가 이사하면서 내게 준 책이다.
주머니 사정이 궁해서 새로 책을 사 볼 형편이 안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래전 책장에 꽂아두고 읽지
않았던 책들에게 눈이 갔다. 저녁 10시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그냥 대충 몇 페이지 일고 다른 책을
골라 볼까하는 심산으로 대충대충 지면을 읽던 눈이 어느샌가 한자한자 또박또박 주인공의 일상과
생각을 곱씹고 공감하며 정독하고 있는 나!!
대부분의 직장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고 느끼는 무력감과 그저그런 사회생활속에서 월급이라는
달콤한 보상속에 점점 무디어져가는 꿈을 쫓던 어린시절의 패기은 한낮 취기에 갖혀버린 지금의 나!!
돌봐야할 가족이 있고 써야할 돈이 있고 무언가 꿈을 쫓기엔 너무 늙어버린것 같고 용기보단 겁이
앞서는 나약한 나 자신을 보면서 주인공이 한걸음 한걸음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 약간의 감동을
얻었다. 글 자체가 무지막지한 사건으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그런 맛은 없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지친 직장인, 가정의 가장, 또 주인공 같이 보이지 않은 세상이 정해논 규격(?)에 서 조금 비껴난것 같은
뒷쳐짐을 느끼는 사람이 읽기엔 많은 공감을 주는 글이었다.
암튼 가을에 내 잠을 줄이면서 까지 단숨에 읽어버린 책 일 만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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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한걸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jiagnes | 2010.12.2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쿨하게 한걸음>제 1회 창비 장편소설상 수상작으로 서유미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어보는데 탐구생활이 생각났다.   이랬어요. 저랬어요. 그렇게 했어요.  라는 억양 없는 어법이 대표적인 남녀 탐구생활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탐구했다는 뜻이다.  이렇다할 사건도 없고 , 특별한 느낌을 가지게 만들지도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서서히 빨려들어가는 느낌으
리뷰제목


<쿨하게 한걸음>
제 1회 창비 장편소설상 수상작으로 서유미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어보는데 탐구생활이 생각났다.   이랬어요. 저랬어요. 그렇게 했어요.  라는 억양 없는 어법이 대표적인 남녀 탐구생활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탐구했다는 뜻이다.  이렇다할 사건도 없고 , 특별한 느낌을 가지게 만들지도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서서히 빨려들어가는 느낌으로 읽게된다.  

아주 어릴적에 동네에 제법 큰 하천이 흘렀다.  억수같이 내리는 장마가 끝나면 하천은 황토빛 물색으로 넘실넘실 넘나들고  지면과 맞닿을 정도로 불어나 물살도 제법 강하고, 세상을 온통 황토색 물로 끌어들일것만 같았던 하천.  빗줄기가 가늘어질 무렵이면 나가지 말라던 어머니의 말을 한쪽으로 흘려들으며 기어이 우산을 쓰고 하천 앞에 서서 물의 무서움과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하염없이 바라보던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왜 갑자기 하천의 센 물살이 생각났을까. 엉뚱하다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서유미 작가의 작품< 쿨하게 한걸음>을 읽으며 어린시절에 보았던 하천이 생각났다. 그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가 등 떠밀지 않아도 물과 동화되어 내가 흐르고 있는듯한 느낌. 이 책은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애인과의 만남이 타성에 젖어 안만나고 지나친  하루는 너무 길고 , 만나도 그날이 그날인 변화 없는 생활에서 주인공 연수는 애인과 이별을 한다. 딱히 이렇다할 사건이 있었다기 보다 정해진 수순대로 모텔에서 시간을 보내던 그녀에게 애인의 후줄근한 등짝은 한 대 쳐주고 싶은 느낌이 들었고 헤어져도 그만, 만나도 그만인 관계에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애인이 없는  하루 하루는 길기만 하고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가족 구성원이 가지는 문제, 고민을 마주한다.  영원히 자식들을 지켜줄것만 같았던 부모님의 나약함을 보았고, 외로움을 보았으며 부모님이 흘리는  눈물의 맛을 느껴간다. <쿨하게 한걸음>은 서른세 살의 노처녀의 눈으로 바라보는 가족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폭풍 같은 질주는 아니지만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발을 뺄 수 없는 흡입력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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