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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

생의 한가운데

HIGH CLASS BOOK -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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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7쪽 | 49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695558
ISBN10 89856955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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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루이제 린저(Luise Rinser)
독일의 여류 소설가. 뮌헨대학에서 심리학과 교육학을 전공하였다. 1939년 악단 자휘자와 결혼했으나 1943년 남편의 소련 도피로 이별했다. 1941년에 처녀작 『파문』을 발표하여 명성을 떨쳤다. 제2차세계대전 때 나치에 대한 반항으로 1944년 체포, 기소되었다. 39살때 <생의 한가운데>를 발표함으로써 절망 속에서도 참된 삶을 추구할 줄 아는 현대 여성의 한 전형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저서로는 『얀로벨』『생의 한가운데』『다니엘라』『검은 당나귀』등이 있다.
역자 : 김남환
시인. 번역문학가. 이화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시집으로『시간에 기대어 흐르는 사랑을 듣네』『황진이와 달』등이 있으며, 역서로『이별할 수 없는 이유』『플랑드르로 가는 길』외 다수가 있다. 제1회 송강시조 문학상, 제3회 동포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감사,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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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어떤 해도 이렇게 아름답게 시작된 기억이 없었다. 아침이다. 태양은 빛나고, 열어 젖힌 창가에서 나는 차갑고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쉬며, 니나의 방이 있는 방향을 바라본다. 니나는 자정이 넘도록 나한테 와 있었다. 우리는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성당의 종소리를 들었다. 나는 니나의 손을 잡고 말했다. 오늘이 내 생일이오. 니나, 나는 오늘까지, 당신이 내게 오겠다고 말한 그 순간까지는 살아 있는 게 아니었소. 나는, 묻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아주 진지하게 솔직 담백하게 그렇게 말했었다.
--- p.
나는 니나에게 갔었다. 그러나 니나는 그것을 모른다. 나는 기차를 타고 두 정거장 앞에서 내렸다. 그리고 들판 속의 길을 걸어서 W로 갔다. 비가 왔고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나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니나가 가게에 있는 것을 보았다. 사탕이 들어 있는 유리병과 커피 깡통과 피라밋 형으로 쌓아올린 구두약 뒤에 니나의 얼굴이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비에 젖은 유리창 앞에 몇 분 동안밖에 서 있지 않았다. 니나와 한 마디의 말도 주고받지 않고 떠나기는 매우 힘들었다. 그러나 나는 지체히지 않고 걷다가 길을 잃었고 그러다가 마침내는 큰 도로를 발견했는데 어떤 트럭이 나를 태워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다.

나는 어떤 점으로 보아도 헬레네의 의아한 마음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상태로 돌아왔다. 흠뻑 젖었고 들판의 흙이 묻은 신발을 하고 흙탕물이 튀어 있고 기진맥진해서, 그러면서도 명랑하게 돌아왔다. 헬레네의 시선이 나에게 말하고 있듯이 매우 점잖지 못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니나는 살아 있다. 니나는 아직 거기에 있고 사탕과 담배를 팔고 있다. 나는 위험이 빨리 지나가 버리기를 빌었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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