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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5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2030093
ISBN10 8982030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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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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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박병덕
고려대학교 졸업. 번역문학가로 문필에 종사하고 있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톨스토이 인생론』『죽음에 이르는 병』『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철학의 위안』『나사렛 예수』『황금 연못』『황야의 이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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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에 나는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옷을 입은 채 잠들어 침대 위에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나는 불을 켰다. 그리고 중요한 것을 생각해 내야 한다고 느꼈다. 몇 시간 전의 일은 이미 생각나지 않았다. 불은 켜졌고 추억은 서서히 다가왔다. 나는 그림을 찾았다. 그것은 이미 벽에 걸려 있지 않았을 뿐더러 책상 위에도 놓여 있지 않았다. 어렴풋이 내가 그것을 태웠던 일이 생각났다. 아니면 그것을 태우고 재를 먹었던 것은 꿈이었던가?

커다란 경련적인 불안이 나를 몰아댔다. 나는 모자를 쓰고 마치 누가 나에게 강요하기나 하는 것처럼 집과 골목을 지나서 폭풍이 휘몰리듯이 거리와 광장을 뛰어갔고, 내 친구의 어두운 교회 앞에서 귀를 기울였으며,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는 채 찾고 또 찾았다. 마침내 나는 매춘부들의 집이 즐비한 교외로 나왔다. 그 곳에는 아직 더러 불빛이 보였다. 그 너머로는 새로 지은 건물과 벽돌 더미가 놓여 있었고, 더러는 잿빛 눈에 덮여 있었다.

마치 몽유병자처럼 미지의 힘에 이끌려 이 황량한 곳을 달려가고 있던 나는 내 고향 도시의 건물이 생각났다. 그 곳에 크로머는 맨 첫번 계산을 시키려고 나를 끌고 갔었다. 그와 비슷한 건물이 잿빛 어둠 속에서, 지금 내 앞에 가로놓여 시커먼 입구가 나를 향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나는 그 곳에 이끌렸다. 들어가고 싶었다. 나는 피하려고 하다가 모래와 돌조각에 걸려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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