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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딱새 죽이기

광덕산 딱새 죽이기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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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1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34g | 135*195*16mm
ISBN13 9788954679299
ISBN10 895467929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형님, 집에 들어앉아 그 꼴같잖은 서책만 뒤적거린다고 넓은 세상이 다 보인답디까?”
“모든 책에는 온 세상이 통째로 들어 있어. 아우도 도회지에 나가 있던 청년시절에는 책과 씨름하면서 살았다며?”
“설한풍 쐬고 다니면서 갈 길을 찾아 헤매고 다닐 적에 책에 길이 있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요. 네온사인이 미친놈처럼 번쩍거리는 거리를 맨몸으로 뒹굴면서 살다가 어느 날 정신 차리고 밤하늘을 쳐다보았더니, 허공에 둥근 달만 허망하게 떠 있습디다. 무슨 얘긴지 아십니까, 형님? 노숙 생활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종이 박스 덮고 자면 최소한 얼어죽진 않는다는 것뿐이었어요. 개털 인생일 뿐인 그때의 과거가 잠 못 이루는 밤에 나를 찾아와 내 엉덩이를 송곳으로 찌를 적에는 지금도 눈물이 쑥 빠져요."
--- pp.85~86

그 여행 이후 다섯 달이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갔다. 대규씨를 비롯해서 그 여행에 동행했던 관씨 문중 사람들 대부분이 지난봄에 있었던 설악산 여행은 잊어버렸다. 그리고 가을의 기제삿날이 돌아왔다. 제사는 선대가 모셨던 광덕산 영당에서 성대하게 이루어졌다. 제사에 쓰인 제수는 선대가 영당의 보전과 제사에 쓰라고 희사한 삼천 평의 위토답에서 생산되는 소출에서 마련했기 때문에 온 마을이 참여해도 언제나 풍족하게 차려진 제사상이었다. 오 개월 전에 있었던 추문이 다시 문제가 된 것은 복길씨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의복 차림에서 비롯되었다. 사달의 시초는 제사의 순서가 모두 끝나고 영당 앞에서 있었던 음복 과정에서 불거졌다. 문중 사람 이십여 명이 교자상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음복하려는 찰나 멀찌감치 앉아 있던 복길씨가 대규씨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러곤 귓속말로 속삭였다. 그 첫마디가 심상찮았다.
“형님, 왜 이러십니까. 경솔했습니다.”
여행 이후로 의식적으로 복길씨를 가까이하지 않으려 했던 대규씨가 물었다.
“아우님, 무슨 소린가?”
“지금 입고 있는 두루마기 말입니다.”
“이 두루마기가 어때서?”
“그 두루마기를 조상님 뵙는 제사에 입고 나와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 순간, 대규씨는 둔기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
“조상님이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계십니다. 그 두루마기는 지난봄에 모텔에서 몸 팔던 여자와 같이 덮고 잤던 그 두루마기 아닙니까? 그 옷을 조상님 제사상 앞에서 버젓이 입고 절을 올리다니, 세상 말세가 다 됐습니다. 예와 효를 평생의 가치로 삼는다는 분의 처신이 드디어 개차반이 되었군요.”
파랗게 질린 대규씨가 그 순간 손으로 복길씨의 가로로 찢어진 입을 틀어막았다.
--- pp.105~106

“가만계셔보세요. 형님 인생 여기서 종친 것은 아니잖아요. 형님 그거 아세요? 갯버들이 있는 곳에 물이 가까이 있다는 거?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해결 방법도 거기에 같이 있다는 얘깁니다. 그게 우리가 경험한 유구한 역사예요. 하지만 이것 한 가지는 명심하세요. 이미 저지른 일은 코끼리가 잡아당겨도 되돌릴 수 없어요. 그거 아셔야 합니다.”
그 순간 땅콩버터같이 누렇게 뜬 얼굴이 된 대규씨의 가슴속은 성에가 낀 듯 싸늘하게 식었고, 복길씨에게는 사촌의 생사여탈권이 자기 손에 쥐어져 있다는 생각이 빠르게 스쳐갔다.
--- p.111

외나무다리 놓기는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모두 복길씨가 동분서주한 끝에 거둔 성과였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설계였다. 섶다리가 놓였을 때는 만사성 앞의 대숲에서 건너편 제방까지 오십 미터에 불과한 일직선 다리였다. 그러나 새로 놓인 외나무다리는 칠십 미터가 넘는 길이에 완만한 S자의 조형미를 갖추게 되었다. 놀라운 성과였다. 판자를 떠받치며 촘촘하게 박혀 있는 X자의 지지대는 땅속 삼 미터 이상으로 깊숙하게 박혀 있어 웬만한 홍수 따위에는 끄떡도 않게 설계되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외나무다리 중에 S자의 조형미를 갖춘 다리는 한국 옷갓마을에 있는 외나무다리가 유일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세상 여기저기에서 난리 북새통이 났다. 몰려든 건축학자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이디어와 혁신 그리고 조형미에서 옷갓마을 대밭 앞을 가로지르는 전통 외나무다리를 능가하는 다리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그것이 어쩔 수 없이 뒤틀어지게 지은 다리라고 진단하는 사람은 없었다.
--- pp.164~165

마을은 옛날부터 고즈넉함을 더욱 부채질했던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전통 마을로 소문나 있었다. 그 울음은 광덕산 중턱에 자리잡은 영당 부근에서 아련하게 들려오곤 했다. 그러나 외나무다리를 새로 지은 이후 마을에 방문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뻐꾸기 소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뚝 끊어져버렸다. 방문객들 중에는 귓가에 아련하게 묻어나는 뻐꾸기 소리를 들으려고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뻐꾸기는 어디로 도망갔느냐고 두 눈을 거침없이 부라리며 따지고 들었다. 그러나 날짐승이 하는 일을 사람이 어찌할 수 없으니까, 물어도 둘러댈 말이 궁했다.
그런데 그 울음소리가 끊어진 지 보름쯤 뒤에 난데없이 제방 맞은편 대숲에서 다시 뻐꾸기가 힘차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아주 또렷하게 들렸다. 사람들은 마을 이장 김영세가 운영하는 팽나무 그늘 아래 노천카페에 앉아 멀리 혹은 가깝게 들리는 뻐꾸기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이장 김영세의 아내 추씨를 보고 물었다.
“아주머니, 저 뻐꾸기 소리 옛날에는 뒷산 중턱에 있는 영당 부근에서 들렸는데?”
“그런데요?”
“어찌된 셈인지 오늘은 건너편 대숲에서 울고 있네요?”
“그럴 수도 있죠. 날개 달린 짐승이 어딘들 못 가겠어요.”
“이 마을 주변에는 뻐꾸기가 여러 마리 사는가봐요?”
“한두 마리가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할 수도 있지요. 이 마을을 떠나기 싫은가보지요.”
“내일 오면 영당 부근에서 울겠지요?”
“아마 그럴걸요. 뻐꾸기가 알아서 처신하겠지요.”
정말 이튿날에는 영당 부근에서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렸고, 어느 날은 대숲에서 들려오기도 했다. 어떤 때는 두 곳에서 동시에 울어대기도 했다. 그럴 때 마을은 뻐꾸기 소리에 묻혀버리는 듯했다. 어느 누구도 그 울음소리가 녹음기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 pp.17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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