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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수 없는 오늘이 있기에

포기할 수 없는 오늘이 있기에

: 불치병과 싸우는 한 50대 여성의 희망 탐색

홍영순 | 북랩 | 2021년 06월 0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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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30쪽 | 594g | 152*225*21mm
ISBN13 9791165397968
ISBN10 11653979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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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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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가훈은 ‘아이들 잘 키우는 것이 돈 버는 것이다’였고 목표는 아빠처럼 안 키우는 것이었다. 오로지 두 아들을 아빠처럼 안 키우고 반듯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엄마의 몫도 아빠의 몫도 혼자서 다 해야 하기에 나라는 존재는 아예 없었다. 직장에서는 홍 실장, 집에서는 엄마, 이것 외에 홍영순이라는 여성은 없었다. 온전한 가정에서도 두 아들 키우고 사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여자 혼자서 두 아들을 반듯하게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에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 저울에 달아도 측정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 p.23

파킨슨에 대한 정보를 보면 볼수록 무서운 병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완치가 없는 병으로, 파킨슨으로 사망하는 일은 없지만 그 합병증으로 고통을 겪다가 사망을 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이 일상생활을 혼자서 할 수가 없는 병이란다.
눈물이 났다. 등을 벽에 기대고 쪼그리고 앉아 울기 시작했다. 엉엉 울었다. 옆집에 들리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없이 아기처럼 그냥 엉엉엉 울었다. 울고, 울고 또 울었다. 죽는 것은 무섭지 않은데 혼자서 일상생활을 못 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한참을 울다가 두 다리를 쭈욱 뻗고 또 울었다. 평생 울었던 것보다 더 많이 울었다. 한참을 울고 나니 지나간 내 인생이 큰 스크린에 담긴 영화가 되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 p.38

우리 집 가훈은 ‘아이들 잘 키우면 돈 버는 것이다’로 정했다. 아이들을 사람 됨됨이가 반듯한, 인성이 반듯한 아이들로 키우면 남자아이들 사고만 안 쳐도 돈 버는 것이다.
--- p.162

지금까지 살면서 남편에 대해서는 가족들 외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남편의 이야기가 없냐는 질문에 간단하게 몇 가지만 내어놓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에 알게 된 이야기 중 하나는 제홍이는 아빠가 돈 안 준다고 누굴 죽인다고 칼을 갈고 있는 장면도 목격했다고 했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자 아이들이 말을 했다.
“엄마, 아빠랑 이혼하세요.”
“제홍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면서.”
“아니에요. 엄마도 할 만큼 다 했어요.”
“어떻게 엄마처럼 더 참고 살아요. 이건 아니에요. 우리 괜찮으니까 이혼하세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 집의 목표는 아빠처럼 안 키우기, ‘아빠만 닮지 말아라’였다. 이런 가정이라면 ‘개천에서 용 난다’의 ‘개천’도 되지 못할 것이다. 도랑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개천도 못 되는 도랑 같은 곳에서 용이 두 번이나 났다.
--- p.166

탁탁탁탁 타타타탁 타자 치는 소리가 좋아서 어릴 때부터 작가가 되는 꿈을 꾸었다. 첫 번째 책을 쓸 때는 마우스가 말을 듣지를 않고 제대로 작동을 하지를 않아서 고장이 난 줄 알고 마우스를 몇 번이나 바꿨던 기억이 난다. 알고 보니 마우스가 고장난 것이 아니라 나의 오른손이 고장이었던 것이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품다』를 적으면서 천천히 말을 잘 안 듣는 손으로 한 자 한 자 적으며 희망을 품었었다.
--- p.235

“요즘 한 달에 5천만 원쯤 벌어들이지요.”
“예?” 생뚱맞은 소리에 깜짝 놀랐다.
“책 나오고, 「아침마당」 나오고 그러면 한 달에 5천만 원 정도 안 벌어요? 더 버나요?”
“헐!” 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의 저서가 나오고, 「아침마당」에도 나오고, 무슨 대회를 나가면 나갈 때마다 대상을 받고, 미인대회도 나가고, 국회에서도 상을 받고, 이렇게 외모가 화려해져 가니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부러움의 대상이었단다.
내가 아픈 것을 모르는 사람은 돈 꽤나 있는 부자이고 돈이 많아서 아이들 유학 보내 놓고 재능기부하고 봉사하며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것으로 알았다고 한다. 또 내가 아픈 것을 아는 사람들은 몸이 다 나았다고 생각을 하고 또 아픈 몸으로 저렇게 쉬는 날 없이 나가는 것은 돈을 엄청 많이 받기 때문에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들의 행사에 기부를 해주기를 바라고 기부를 하지 않는다고 서운하다고 하는 곳도 있었다.
--- p.243

‘홍영순의 까꿍’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첫인사를 했다. 반응이 좋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까꿍’ 이름을 너무 잘 지었다고 나에게 딱이라며 엄지 척을 해주었지만 반면에 아픈 사람이 안 아픈 척 너무 자신을 숨기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 p.266~267

그런데 어떻게 거북이가 이겼을까? 토끼는 왜 졌을까? 흔히 말하는 것처럼 토끼가 거북이를 업신여기고 교만했다든가 거북이를 무시하고 나태해졌다는, 누구나 다 하는 이런 말이 아니다. 토끼와 거북이는 목표가 달랐다는 것이다. 토끼의 목표는 거북이를 이기는 것에 있었다면 거북이의 목표는 산꼭대기에 있는 큰 나무에 있었다. 이처럼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이 목표 또한 자기 자신이 결정하고 자기 자신이 세우는 것이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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