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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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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12g | 127*188*11mm
ISBN13 9791197301629
ISBN10 119730162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샘을 따라 복도로 나갔다. 그는 다시 소리치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말을 끊고 단호하게 말했다.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만두겠어요.”
“뭐라고?” 그는 폭발했고 얼굴이 너무 붉어진 나머지 머리에서 김이 나는 게 보일 정도였다. 딱히 덧붙일 말이 없었다. 그는 내가 한 말을 분명히 들었다. 나는 ‘내가 있어야 할’ 책상으로 돌아가 소지품을 챙기기 시작했다. 몇 분 후 마음을 가라앉힌 샘은 정말 퇴사할 거냐고 물었다.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당연하죠.”
그는 씩씩거리며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자네가 가진 교통 카드를 정지시키겠어.”
“맘대로 하세요.” 나는 소지품을 들고 정문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그때 배달원이 택배 한 무더기를 가져왔다. 나는 샘을 가리키며 배달원에게 말했다. “저분이 받아 줄 거예요.”
문을 나서며 나는 짜릿한 해방감을 느꼈다. 나는 나 자신을 선택했고 나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 누군가가 나를 하찮게 여기는 것을 거부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제대로 시작할 결심을 했다.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회사에 남아 있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다.
--- p.24-25, 「조언 01_변화할 것」 중에서

우리는 바위 위에 서 있었고 뒤에는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나에게 힘껏 키스했다. 우리의 키스는 서툴렀고 어색했다. 나는 계속 눈을 뜬 채 우리를 둘러싼 우거진 숲을 쳐다봤다. 마침내 나는 이 키스가 이 모든 관계를 끝내길 바란다는 의미임을 깨달았다. 그는 나에게 맞는 사람이 아니었고 나도 그에게 맞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매력적이고 다정했지만 그는 나를 자신의 반쪽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분명했다. 모든 것이 명료해진 그 순간에 나는 눈을 감은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숨결이 내 뺨을 부드럽게 스쳤다. 그의 손은 마치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는 듯, 내 허리 주변을 더듬거렸다. 그는 이 관계를 끝내고 싶은 게 분명했다.
우리의 입술이 닿는 방식, 욕망의 결핍, 내가 또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깨달음은 모든 것들을 명료하게 해 주었다. 나는 내가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바로 특별한 감정이 없는 사람의 인생과 마음에 파고들어 정착하기 위해 나 자신과 내 욕구를 포기하는 것이다.
--- p.63, 「조언 05_스스로를 인정할 것」 중에서

“라이언, 도대체 사바나가 누구냐고?”
“지금 집으로 가고 있어. 어디 가지 말고 있어.”
그 이후에 우리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가 하는 말이 수화기의 잡음처럼 들렸다. 나는 전화를 끊은 후 짐을 싸서 딸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내가 알고 있던 삶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가슴이 찢어질 듯 슬픈 이 일은 우리의 사랑을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었다.
그 이튿날부터 더 힘들어졌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갔고 라이언이 집을 떠났다. 부부 상담도 받아 봤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나는 결혼 생활을 끝낼 작정이었다. 한때 내 편이었던 사람이 적이 되어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며 다른 사람들이 저지른 나쁜 짓을 떠맡지 않으려고 애써 왔다. 하지만 이건 달랐다. 라이언은 그냥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 반려자였다. 나는 이런 고난을 이겨 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p.104, 「조언 10_상처를 마주할 것」 중에서

비교하는 마음은 나에게 연민의 중요성을 가르쳐 준다. 감정적인 짐을 하나씩 풀어 놓고 내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내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나 자신을 위해 더 관대한 마음으로 엉킨 감정의 타래를 하나씩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다. 두 모녀와 시간을 보낸 후 나는 삶에 아무리 이상적으로 보이는 관계라도 아무 문제나 어려움 없는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엄마의 부족했던 면만 생각해 왔지만, 관점을 바꾸니 엄마에게 감사할 일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레아의 농장을 방문한 주에 엄마가 아이들을 봐주러 우리 집에 들렀다. 엄마는 나에게 물어보지 않고 세탁이 끝난 옷들을 모두 개어 옷을 크기별로, 계절별로 정리해 주었다. 역시 호들갑이나 포옹 같은 건 없었다. 엄마를 배웅하는 길에 나는 말했다. “고마워, 엄마.”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내가 도와줄 수 있어서 다행이야.”
--- p.131, 「조언 12_비교하지 않을 것」 중에서

딸이 한 살이 되던 해, 우리는 남은 배아 다섯 개의 DNA를 검사하고 세 번째 임신을 시도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인생은 우리를 위해 다른 계획을 세운 것 같았다. 배아를 검사하러 병원에 방문하기 직전에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계획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자연 임신이라니! 자연 임신의 성공 확률이 아주 낮다고 들었는데, 일라가 태어나고 20개월 후 아름다운 아기가 우리에게 찾아왔다.
이렇게 겪은 일들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무지개를 볼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나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을 무지개가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힘껏 싸워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 경험 덕분에 나는 상상할 수 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이 모든 역경을 통제할 수는 없다. 우리는 불편함과 불확실성, 슬픔 속에서 통제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신뢰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이를 통해 나는 어느 때보다 더 강해졌고 괴로운 시기에 인내심을 갖고 회복할 줄 알게 되었다.
--- p.141-142, 「조언 13_최선을 다할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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