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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K의 삶과 시대

마이클 K의 삶과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196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5건 | 판매지수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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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70g | 140*210*14mm
ISBN13 9788954675970
ISBN10 8954675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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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나무에서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들으며, 새처럼 행복한 시절이 자신에게도 있었는지 기억해보려고 했다.
--- p.46

그러나 자신이 어머니를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평생 그녀를 그리워하며 살았음에도.
--- p.52

“당신은 뭘 위해 전쟁을 한다고 생각하죠?” K가 물었다. “다른 사람의 돈을 빼앗기 위해서인가요?”
--- p.56

누군가 그의 무릎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 “일어나!” 그는 가까스로 일어나 희미한 불빛 사이로 검은색 코트에 검은색 모자를 쓴 감독관을 쳐다보았다.
“내가 왜 여기에서 일해야 하죠?” K가 물었다. 그는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말들이 먼 곳에서 메아리쳐오는 것 같았다.
감독관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시키는 대로 해.” 그러고는 막대기를 들어 K의 가슴팍을 찔렀다. K는 삽을 집어들었다.
--- p.63

나는 여기에서 영원히, 아니면 죽을 때까지 살 수도 있겠구나. 그는 생각했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매일매일이 똑같을 것이고, 할말도 없을 것이다. 큰길을 걸으며 느꼈던 조바심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 p.68

자신이 아무도 모르게 혼자, 이 버려진 농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종종, 특히나 아침에, 갑작스러운 환희가 그를 훑고 지나갈 때가 있었다. 그러나 때때로 환희에 이어 막연한 미래로 인한 고통이 뒤따르기도 했다. 결국 그는 기운차게 일하는 것만이 우울에 빠지지 않는 길임을 깨달았다.
--- p.85

그는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맞춰 시간 밖의 공간에 살았다.
--- p.85

이제 이 세상에서 오직 나만이 내가 어딨는지 알고 있을 뿐, 그러니 나는 이제 잊힌 존재나 다름없다.
다른 것들은 모두 그의 뒤에 있었다.
--- p.93

당신은 내게 왜 달아나지 않느냐고 물었소. 하지만 아무데도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이 좋은 곳을 두고 달아날 이유가 있겠소? 푹신한 침대도 있고, 장작도 공짜로 주고, 정문에는 보초가 총을 들고 서서 도둑들이 밤중에 당신 돈을 훔쳐가지 못하게 지켜주는데? 이런 것도 모르다니, 대체 어디서 온 거요?”
K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누가 비난을 받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울타리를 넘는 순간 당신은 거주지를 잃을 거요.” 남자가 말했다.
--- pp.108~109

“프린스 앨버트에서 일요일에 특별한 일이 뭐가 있겠소? 나도 전에 가봤지만 아무 의미도 없소. 가고 싶으면 같이 다녀오시오. 카페 바깥에 앉아 시원한 음료수 한잔 사서 마시고, 벼룩한테 물린 자리나 긁으시든지.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게 없을 테니까. 내 말은, 우리가 감옥에 있다면 감옥에 있다고 인정하자는 거요. 그렇지 않은 척하지 말고.”
그럼에도 K는 수용소를 나섰다.
--- p.116

그는 스스로에 대해, 뒤에 발자국을 남기는 무거운 존재가 아니라, 개미가 발을 구르고 나비가 이를 사각거리고 먼지가 굴러다녀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깊이 잠든 대지 위에 찍힌 점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 p.134

그는 검은색 코트를 둘둘 말아 베고 누워 쉬며 하늘이 빙빙 도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는 여기에서 살고 싶다. 그는 생각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살았던 이곳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 아주 간단한 일인데. 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려고 짐승처럼 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애석하구나.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창문에 불을 밝힌 집에 살 수 없다. 굴 속에서 살아야 하고 낮이 되면 숨어야 한다. 삶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그렇게 살아야 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 p.136

내가 시골에서 알아낸 것이 하나 있다면, 모든 것을 위한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이었으니까.
(모든 것을 위한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 바로 이것이 모든 것의 교훈이며 전체 이야기의 교훈일까? 그는 생각했다. 이것이 사건 진행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때에 교훈이 저절로 나타나는 방식일까?)
--- pp.246~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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