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우리 사회 한 귀퉁이에 있는 특별할 것 없는 그저 그런 구성요소일 뿐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위상과 역할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경기 분석 이외에 좀 더 세밀하고 세심하게 여러 관련된 주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물며 이름 없는 풀 한 포기도 우리의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고 하지 않는가.
--- p.7, 「머리말」 중에서
지금 한국 스포츠에 필요한 것은 혁명인 것 같다. 내용과 형식 모든 부분에서 근원적으로, 그래서 급진적일 수밖에 없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부 인사들에게 짙게 배어 있는 인권과 폭력에 대한 전 근대적 인식, 과거의 성과에 도취해 타성에 젖어 가르치는 후진적인 교육 방식, 관행과 성과를 좇아 뒤로만 달려가는 스포츠 거버넌스와 낙후된 시스템. 모두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 p.13, 「머리말」 중에서
도대체 스포츠 인권은 어디에 있나? 건강했던 인격체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한다면 그 조직에 희망은 있는가? 반복해서 출몰하는 스포츠계 (성)폭력이라는 악의 근원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이 악무한적 악순환의 고리는 정녕 끊어낼 수 없는가?
--- p.21, 「01 스포츠는 진보적인가 보수적인가」 중에서
우리는 평창 동계 올림픽을 통해 스포츠가 정치적 타협과 평화를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는 데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정치와 스포츠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상하관계를 정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각 영역이 갖고 있는 고유의 역할과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됐다.
--- p.37, 「02 트럼프, 시진핑 그리고 문재인… 스포츠와 정치가 만날 때」 중에서
한국 사회에서 스포츠는 점점 ‘괴물’이 돼 가고 있다. 이 괴물을 잘만 처리하면 공주도 구하고 왕궁(?)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마을의 골칫덩이가 될 수 있다.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세 가지 키워드를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드라마와 비즈니스, 거버넌스다.
--- p.52, 「03 스포츠계의 ‘스티브 잡스’를 찾아서」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오래 사는 삶, 이왕이면 건강하고 즐겁게’가 삶의 화두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건강과 삶의 여유,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스포츠와 ICT가 결합된 세계는 문화와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와 대처가 필요하다.
--- p.65, 「04 스포츠와 테크놀로지의 교차로」 중에서
당신의 마음을 무심히 지나쳤던 아들. 아들과 대화를 애타게 원하셨던 아버지. 우리 사이를 연결하는 ‘대화의 끈’일 수도 있었던 골프. 그리고 이제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스럽게 짙어지는 순간들.
골프는 누구에게는 단순히 운동일 뿐일 수 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교의 수단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골퍼에게는 아버지를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 p.81, 「05 스포츠가 주는 울림과 떨림」 중에서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가끔 ‘진공상태’에 놓인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불현듯 가슴속에서 올라오는 묵직한 그 무언가에 의해 먹먹해지는 순간이다. 이때 ‘영원 같은 찰나’를 맛보기도 한다. 남아 있는 한 방울의 영혼까지 불태우는 선수들을 보면서 뭉클해진다. 상상, 그 이상을 실현하는 신체에 넋을 잃게 된다.
--- p.94, 「06 스포츠를 말하는 미디어의 바른 생활」 중에서
내심 ‘평화올림픽’이라는 답을 기대하며 평창 올림픽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지 물었다. 그는 “정치적 교착을 해결한 올림픽”이라 답했다. 바라건대 14년 후 남북 공동 올림픽이 한반도에서 열린다면 반드시 ‘평화와 통일의 올림픽’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민족의 힘과 의지를 보여주는 기회로 활용되기 바란다.
--- p.115, 「07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으로 가는 길」 중에서
동계 올림픽 개최는 그 자체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우리는 13조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들여 판을 사들였고 기술력과 경제력, 문화의 저력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따라서 “어쩔 수 없으니 잘해야 한다”가 아니라 이제는 적극적으로 “얻어낼 걸 최대한 얻어 내자”로 전환해야 한다.
--- p.138, 「08 평창에서 있었던 일」 중에서
그러나 ‘도핑 제국주의’의 다른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가 염려스럽다. 약물에 관해 기술적으로 앞선 나라들이 상당 기간 비교적 자유롭게 도핑을 사용하며 국위선양(?)에 활용해 왔는데 이를 제재하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브레인 도핑 또한 이와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칠 것이라 예상된다.
--- p.154, 「09 영웅, 도핑, 귀화 그리고 리더십」 중에서
우리 앞에 펼쳐진 ‘스포트스케이프’는 언제나 스포츠 팬이 그래 왔던 것처럼, 지혜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조금씩 리그가 재개되고 있으며 선수들은 경기장을 달리고 있고, 팬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또 연대의 소중함과 협력의 힘을 깨달았으며, 우리 각자가 건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된 것이 소득이다. 스포츠와 건강은 함께하기 마련이다. 바이러스가 적응하고 진화하듯이 스포츠도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인류와 함께할 것이다.
--- p.190, 「10 팬데믹 시대의 스포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