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의 시간마다 학생들 혹은 목회자들로부터 ‘구약본문을 설교하거나 적용하는 데 필요한 좋은 책들’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 이런 고민은 비단 목회자들만의 몫은 아닐 것이다. 성경을 사랑하는 일반 성도들도 동일한 고민을 호소한다. 특히 예언과 환상이 즐비한 스가랴서와 같은 책들의 경우, 본문의 의미를 파악하여 적절한 적용점을 찾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이런 독자들의 고민을 염두에 두고서 본서를 집필하게 되었다. 내가 스가랴서를 선택한 것은 오늘 한국 교회를 위해 스가랴서의 메시지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스가랴서의 통일성을 의심하는 기존의 비평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스가랴서를 상호 유기적 통일성을 지닌 본문으로 이해할 뿐만 아니라, 스가랴 선지자가 포로기 후 공동체를 향해 선포한 여호와의 말씀으로 확신한다. 특히 첫 서두부터 등장하는 “돌아오라”(1:3)는 스가랴의 외침은, 마치 운전 중 목적지를 지나쳤을 때 반드시 ‘유턴’(U Turn)을 해야 하듯이,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벗어나는 우리들을 향해 하나님께로 의 ‘유턴’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외침은 스가랴 시대의 백성들뿐만 아니라 오늘 우리들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서문」중에서
“본서를 처음 집필한지 꽤 많은 세월이 흘렀다. 처음 이 책을 저술할 때, 스가랴서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싶으나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염두에 두었다. 그래서 가급적 전문적인 연구나 분석을 지양하고 본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필요한 주해를 제공하고자 심혈을 기울였고, 특별히 현대적 상황에 연결가능한 적용점을 살리는 데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감사하게도 스가랴서의 주석을 찾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깨닫고 이전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수정하여 다시 개정판을 출간하기로 했다. 부디 본 개정판이 스가랴 선지자가 바라보았던 회복의 환상이 절망 속에서도 낙망하지 않는 한국 교회의 남은 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오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개정판 서문」중에서
“아마도 스가랴서의 스가랴는 역대하 24장의 스가랴나 이사야서의 스가랴와는 다른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는 포로에서 귀환한 인물이며, 유력한 제사장 가문에 속한 상류층 계급의 일원이었던 것 같다. …… 스가랴는 포로귀환 공동체 가운데 매우 영향력 있는 지도자였을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이 절망적인 순간에 처해 있을 때, 하나님의 메시지를 선포했던 선지자이기도 했을 것이다.”
---pp.16~17
“백성들은 선지자들이 예언했던 미래의 영광과 현재의 어려움 사이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포로 귀환자들은 자신들이 기대했던 영광이 거의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실망했으며, 여호와를 향한 그들의 신앙적 결속은 점차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위의 상황 속에서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이 바로 스가랴서의 메시지이다.”
---p.21
“스가랴서는 예언에서 묵시적 종말론으로 넘어 가는 사상적 발전 단계를 암시해 주며, 환상과 상징과 종말론적인 표현을 담고 있는 묵시적 예언 본문으로 규정될 수 있다.”
---p.25
“필자는 여덟 환상으로 구성된 1장 1절-6장 15절을 제1부로, 금식의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진 7장 1절-8장 23절을 제2부로, 그리로 ‘맛싸’로 시작하는 스가랴서 9-14장(9-11장과 12-14장)을 제3부로 나누어 분석하고자 한다. 필자가 나눈 각각의 주요 세 단락들은 유사 표현 혹은 주제의 강조와 반복에 위한 특징적인 구조적 교차대구(chiasmus)로 분석될 수 있다.”
---p.41
“특히 “은총”과 “간구”라는 두 단어는 하나님의 성령의 사역의 두 가지 측면을 암시해 준다. 즉 성령께서는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총을 체험하도록 인도해 주시며, 나아가 회개의 심령으로 반응하도록 이끌어 주신다. 스가랴서는 장차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령의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찾으며, 간구하는 심령으로 하나님께 나아와 새롭게 변화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pp.51-52
“신약 저자들의 스가랴서 인용은 스가랴서의 의도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스가랴서의 예언에 함축된 깊은 신적인 의도를 더욱 분명하고도 점진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p.59
“스가랴서 3장에 나타난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사역과 임무는 완전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바라보게 한다. 이스라엘의 죄악을 제거하는 사역을 담당했던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그의 동료 제사장들은 장차 온 인류의 죄를 담당하실 “싹”의 도래, 즉 메시아적 인물을 예표한다.”
---p.156
“윤리적 삶이 결핍된 스가랴 백성들의 형식주의적 신앙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러므로 스가랴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윤리적 삶의 차원을 도외시한 왜곡된 영성에서 벗어나 말씀의 순종과 실천을 겸비한 올바른 성경적 영성을 지향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p.268
“스가랴가 예언한 이스라엘의 새 창조는 하나님 나라에 참여할 온 열방의 백성들로 이루어질 초 민족적 교회 공동체를 통해 성취된다고 보아야 한다.”
---p.352
“스가랴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목자와 같은 지도자를 잃어버리며, 혹독한 심판을 경험할 것이며, 이러한 심판의 과정을 통해 남은 자들이 출현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더욱이 스가랴는 혹독한 시련을 통과한 자들을 새로운 언약 백성, 즉 남은 자들로 묘사한다. 이처럼 언약 백성들을 향한 심판은 새로운 신실한 공동체의 출현을 고대하게 만든다.”
---p.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