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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남기는 사람

사진을 남기는 사람

: 유희란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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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96g | 128*188*17mm
ISBN13 9791156625469
ISBN10 1156625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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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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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루 주머니, 복지 혜택이 부족하다.’ ‘요양병원 입소 거부 부당하다.’ ‘장루 관리가 가능한 의료기관이나 시설이 너무 없다.’ 매주 목요일 보건소 앞에서 가끔은 구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어떤 날은 이렇게도 썼다. ‘화장실에 세척시설 설치 요구합니다.’ 대부분은 관심이 없었고 오다가다 그녀를 보게 된 사람들은 문구를 보고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누군가의 생명입니다. 살려주세요.’ ‘배변 주머니는 수치일 수 없습니다.’ 이따금 피켓에는 그처럼 노골적인 문구가 쓰였다 지워졌다. 어떤 이들은 장루 주머니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외면했고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그래서 피켓을 들고 살려달라고 애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짐작이라도 해보려는 듯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 「밤하늘이 강처럼 흘렀다」 중에서

어때? 짐이 많아?
쓰레기 담는 봉투와 박스를 들고 뒤늦게 들어온 이 부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트럭 하나면 되겠는데요.
오늘은 일이 좀 수월하겠네.
자연사는 정리사에게 손쉬운 축에 드는 거였다. 죽음을 다루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의뢰받은 곳이 살인이나 자살 현장일 경우엔 분명한 예외가 있었다. 혈흔이나 동원된 물건을 마주해야 하는 형편에선 대화는 물론이고 서로의 시선이 닿는 것마저 삼갔다.
혼자 늙어 죽어도 모르나.
--- 「유품」 중에서

언젠가 사진작가협회에서 주최한 전시회에서 그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웅숭깊은 안개 속에 나무 두 그루가 서 있었다. 한동안 붙어 있다 떨어진 듯 두 나무 사이의 거리는 애틋했으나 그만큼이나 의연한 모습이었다. 타고난 자리가 그러한 앞선 나무와 뒤에선 나무 둥치 주위로 부단하게 사라졌다 다시 모이는 감정의 일렁임을 한동안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뜨며 말을 이었다.
섬세하게 묘사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그러니 진실하다고 믿겠지만 찰나의 진실일 뿐 영원하지 않아요. 작가의 감정에 따라 실체의 왜곡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사진은 이해가 아니라 감정의 동요라고 할 수 있어요.
--- 「사진을 남기는 사람」 중에서

공이는 이곳에서 남자의 시신을 처음 보았다. 다른 자리에 비해 낮은 이 층이었으나 키 작은 공이에게는 계단에 발을 디딜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높은 곳이었다. 누군가는 지붕과 반자 사이의 공간에 들인 다락방이라고 불렀으나 박씨는 천장지비(天藏地秘)의 터라 여겼다. 하늘과 땅속에 감추어져 드러나지 않는 염원과도 같아 환생을 이루기에 모자람이 없고 산천의 이로운 기가 머물러 유골을 묻으면 노랗게 황골(黃骨)이 되어 수천 년까지도 형태가 변하지 않을 곳이라고 믿었다.
--- 「천장지비」 중에서

이 사람은 누구지. 부인은 생각했다. 진종일 내리던 비가 그쳤는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비를 맞으면 머리에서부터 눈물이 흐른다고. 그래서 빗속을 오락가락하며 흠뻑 흘렸는데 다 비운 줄 알았던 눈물이 다시 가득 차오른다고 말하려 했다. 무럭무럭 연기를 피워 올리며 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가장 듣기 좋은 소리라고 알려주며 혹시 단 한 번이라도 귀 기울여 그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그를 다시금 바라보았다. 고요히 자고 있었다. 이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부인은 방과 거실과 주방을 오가며 떠오르는 기억이 있을 때마다 멈춰 서서 밖을 내다봤다. 날은 이미 저물고 어둠 속에 비는 오지 않았다.
--- 「무람없이 그의 이마에 앉아 있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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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란의 소설을 읽고 나자 드는 생각은 소설이란 남에게 보일 수도 없고 남이 볼 수도 없는, ‘장루 주머니’나 ‘가시박’으로 상징되는 어떤 질병, 슬픔 같은 것을 처리하면서 나오는 그 ‘무엇’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소설에도 품성이 있다면, 유희란의 소설은 찬찬히 읽기를 요구하는 성질을 가졌다. 완성되는 날을 알 수 없는 셔츠 만들기처럼 어쩌면 유희란의 소설을 읽다가 우리는 깜빡 잠이 들기도 하고 잠이 든 어느 순간 건듯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그 사이사이 또 유희란의 소설을 읽다가 아침이 열리고 저녁이 내리고……. 그렇게 유희란의 소설과, 소설 속 인물들과 서서히 낯을 익히고 속삭이듯 말을 걸며 다가가 친구를 삼아도 좋겠다 싶다. 라디오를 친구 삼는 사람도 있는데 소설이 왜 친구가 못 되겠는가. 하물며 그 친구가 유희란의 소설임에랴.
- 공선옥 (소설가)
「사진을 남기는 사람」에서 그녀는 사진작가의 입을 빌려 이에 대해 말한다. “섬세하게 묘사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그러니 진실하다고 믿겠지만 찰나의 진실일 뿐 영원하지 않아요. 작가의 감정에 따라 실체의 왜곡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사진은 이해가 아니라 감정의 동요라고 할 수 있어요.” 사진을 소설로 바꿔 넣으면 예리한 소설론의 일부로 해석할 수 있는 구절이다. 유희란이 이 작품을 첫 소설집의 표제작으로 삼은 요인도 이와 무관하지 않겠지. ‘기다리는 일로서의 삶’, ‘아프면서 남겨진 삶’, ‘위장 혹은 포용으로 잇는 삶’ 이후의 삶은 ‘소설을 남기는 사람’인 그녀가 작품으로 증명을 되풀이할 테다.
- 허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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