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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구둣방 (큰글자도서)

꿈꾸는 구둣방 (큰글자도서)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리더스원 큰글자도서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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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96*287*20mm
ISBN13 9791130637754
ISBN10 1130637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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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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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오 구두를 신을 때 저는, 발만 편안한 게 아니라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일을 하고 월급을 받아 세금을 내면서 자부심 높은 시민으로 살아가는 ‘듣지 못하는 이웃 사람’의 모습이 떠올라서요. 세상의 구두는 다 노동자가 만든다는 사실을 물론 압니다. 그렇지만 아지오 구두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람을 대체한 자동화 공장이나 인건비 저렴한 외국의 공장에서 만들어온 구두와 다릅니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존재를, 타인과의 관계가 제 삶에 주는 의미를 뚜렷하게 느끼게 하지요.
---「추천의 글 | 조금 낯설지도 모를 세상의 한 얼굴」중에서

여기서 일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사회에서 제 몫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직원들에게 호기롭게 말하지 않았던가. 결과적으로 그 약속은 희망고문이 되어버린 셈이었다. 멀쩡한 얼굴로 직원들을 볼 낯이 없었다. ‘살던 대로 살도록 내버려두느니만 못했던 건 아닐까…….’ 모든 게 자신의 탓이라는 생각에 유석영은 마음이 찢기는 고통을 느꼈다. 한 기업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려면 반드시 지고 가야 하는 십자가가 있다고 했던가. 그 십자가가 이렇게 무거울 줄 몰랐던 그는 어색한 침묵 속에 고개를 떨구었다.
---「1장 | 우리는 망하고 말았다」중에서

유석영 자신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를, 그리고 그렇지 못한 장애인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돈이나 동정이 아니라 떳떳하게 일할 기회라고, 줄곧 생각했다.
---「2장 | 꿈만 같은 이야기의 서막」중에서

비즈니스는 결과로 승부하는 세계였고, 아지오는 이 리그에서 프로 팀 사이에 낀 아마추어 팀에 불과했다. 결과를 내지 못한 자는 무대에 서 있을 자격을 박탈당하고, 무능과 실패에 따르는 혹독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사업의 세계였다. 유석영은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머릿속에 떠오를 때마다 애써 떨쳐내던 그 생각이 이제는 떨칠 새도 없이 침투해왔다. ‘더 가면 다 죽는다.’
---「4장 | 실패는 절박한 자를 피해가지 않는다」중에서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비생산적인 구조. 이익이 생겨도 거의 장애인 직원 고용이나 처우 개선에 쓰니 재정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아지오의 목표가 오직 성장이고 수익이었다면, 목표 달성은 꿈도 꿀 수 없는 어리석은 운영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유석영이라고 해서 비장애인 기술자를 고용해 물건을 만들면 지금보다 수월하게 공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유석영은 아지오의 설립 이념이 ‘청각장애인의 자립’이라는 것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그는 믿는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다’는 말을. 일터에서의 행복이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것을. 투입되는 비용이 적지 않지만 이렇게 청각장애인 구두 장인이 배출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아지오의 성공이다.
---「6장 | 다시 망치를 들고」중에서

몸에서 가장 낮은 곳을 감싸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신발 아니던가. 유석영의 말마따나, 열심히 산 사람치고 발이 무사한 사람이 없다. 열심히 항해해온 인생을 위한 구두, 이를 세계 최고로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은 안승문을 비롯한 아지오 생산부 모두가 같다. 그것이 아지오를 자라게 할 것이고 청각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늘려줄 것이다. 그런 희망으로 안승문은 오늘도 묵묵히 기계 앞으로 가서 또다시 망치와 가죽을 손에 든다.
---「8장 | 대통령의 구두에서 우리 모두의 구두로」중에서

거리에 상관없이 3만 원을 받고 찾아가 직접 고객의 발을 재고, 기계를 마다한 채 장애인의 손으로 구두를 만들고…… 아지오가 생산하고 영업하는 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치 야구팀처럼 뜨거운 응원을 받을 때면, 유석영은 오히려 이런 아지오의 방식이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와 결을 같이하고 있는 게 아닐까 느낀다. 더 소중한 것을 지키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소비에 신중해지고 대량생산과 기계화에 지쳐 다시 사람의 손길이 깃든 물건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 세상의 지속 가능성을 지향하는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아지오도 지속 가능해질 것이다. 아지오가 고군분투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소비자가 우리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구매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리하여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시장이 오늘도 신발 한 켤레만큼 조금 커졌을 거라고, 유석영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움직임이 더 큰 대세가 될 때까지 아지오가 할 수 있는 일은, 묵묵히 좋은 구두를 만들며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이다.
---「8장 | 대통령의 구두에서 우리 모두의 구두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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