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식욕을 조절하지 않으면 살이 찌고 병들어 일찍 죽는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완전히 반대다. 다이어트를 하면 배고픔을 인지하는 능력이 손상되어 감정적 섭식과 식품 마케팅에 취약해지며, 장기적으로 더 뚱뚱해지고 건강이 나빠진다. 반복적으로 살을 빼고 찌우는 것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면서 체중이 조금 더 나가는 상태로 사는 것보다 나을 게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살이 빠지지 않아도 운동을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비만과 관련된 질병을 극복하고 더는 체중이 늘어나지 않게 예방할 수 있다.
뇌가 체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이해하면 뇌의 체중 조절 시스템과 싸우지 않고, 대신 이 시스템을 잘 이용할 수 있다. 몸에 일정량의 잠이 필요한 것처럼, 사람마다 필요하고 유지해야 할 체중 범위가 있다. 뇌의 체중 조절 시스템을 방해하지 않으면 사람들 대부분은 건강한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뇌의 체중 조절 시스템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하여 배고픔과 활동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며, 근육이 태우는 에너지양을 조절해 신진대사를 바꾼다. 뚱뚱한 사람이 다이어트해서 살을 빼면 뇌는 마른 사람이 굶을 때와 똑같이 반응하기 때문에, 뺀 체중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뇌가 강력한 메커니즘을 이용해 체중을 특정 범위로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 pp. 6~7
다이어트 산업은 체중 감량이 그들의 공이라 생색을 내면서도, 다이어트 뒤에 이어지는 체중 증가를 뇌의 에너지 균형 시스템 작동 의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닌 개인의 의지력 부족으로 치부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배고픔이 늘어나고 신진대사가 저하되며 심리적 고통이 커지는 증상이 체중 감소에 따르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인정해버리면, 다이어트 클리닉은 마케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래서 다이어트 업계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물론 무시한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해야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고객이 충분히 공급되어 이익을 얻고 시침 뚝 떼며 평생 회원권을 팔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왜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이 과정에 계속 밀어 넣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배고픔으로 고통받고 러닝머신 위에서 숨을 헐떡여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뇌가 또다시 승리할 것이다. 우리의 노력은 낭비되고, 마지막에는 이 결과가 내 탓이라고 인정하게 될 뿐이다. --- pp. 100~101
우리는 과체중인 아이들을 비난하고, 괴롭히고, 벌준다. 유치원생 아이들에게 식이제한의 필요성을 가르친다고 비만을 줄일 수 없고, 오히려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고 향후 체중이 불어날 가능성만 늘릴 뿐이다. 극단적인 경우, 비만한 어린이가 부모에게서 격리되어 강제로 다이어트를 하거나 체중 감량 수술을 받게 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어른들에게 그렇듯이 아이들에게도 지속적인 효과를 주지 못하며, 오히려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아무튼 간에, 뇌의 에너지 균형 시스템에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 변형 때문에 일어난 소아 고도 비만은 부모가 고칠 수 없다. 어린이의 체중을 두고 부모를 비난하는 일은 성인의 비만이 개인의 책임이라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 이런 문화는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끈질긴 스트레스를 준다. 그리고 이제 알겠지만, 이런 스트레스는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 pp. 117~118
고강도 노동 같은 스트레스 요인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지만, 다른 요인 대부분은 개인이 통제하기 힘들다. 특히 타인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피하기 어렵다. 비만 때문이라 여기는 질병이 실은 편견과 차별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한 채 뚱뚱한 사람을 비난하는 일은 공정하지 않다. 사회적 낙인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 불평등의 중요한 요인이다.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멈추지 않는 한, 사회적 낙인이 주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건강을 위협하는지 알기 어렵다. --- p. 125
마음챙김 식사의 본질은 무엇을 먹을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행위다. 마음챙김 식사의 핵심은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규칙이나 습관, 외부 자극을 통제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요구를 우리의 가치와 일치시키는 것이다. 죄책감 없이 자신의 몸에게 배고플 때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도록 허락하면, 식사 후에 완전히 만족할 수 있다. 그러면 원하는 만큼만 먹고도 뇌의 보상 시스템과 에너지 균형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게 하여 음식에서 더 많은 기쁨을 얻을 수 있다. --- pp. 202~203
의사가 정기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환자게 체중 감량을 권한다면, 진입장벽이 낮고 증명된 이점이 많은 생활 습관 변화 대신 실패율이 높은 방법을 권하는 셈이다. 체중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체중이 더는 줄지 않거나 오히려 늘 때 건강에 좋은 습관을 버리게 될 수 있다. 운동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체중 감량이라는 신기루에 의존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모두가 더 건강해지는 길이다.
--- pp. 251~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