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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자격

용서의 자격

: 살인자의 아들이 된 한 소년의 고해

탐 청소년 문학 -26이동
이토 미쿠 저 / 고향옥 | | 2021년 06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12건 | 판매지수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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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00g | 145*210*14mm
ISBN13 9788964964491
ISBN10 896496449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모두 걱정하는 척일 뿐이다.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사람들 앞에서 폭로하듯 말하지 않을 거다. 아무리 형제라도 저마다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사람인 거다.
나도…….
나는 아빠의 아들이다. 사람을 죽인 사람이 나의 아버지다.
--- p.118

그런 일들을 잠자코 보고만 있었다. 누가 했는지도, 도다카가 왜 그런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성추행한 것은 오빠지 도다카가 아니다. 그걸 모를 리 없는데도 마치 도다카가 죄를 지은 것처럼 취급했다.
도다카의 책상과 사물함을 알고 있는 걸 보면 아마도 우리 반의 누군가가 한 짓으로 보인다. 하지만 누구의 소행인지는 모른다. 반 아이들 모두 그저 멀찌감치 서서 그런 악행을 지켜보며 수군거릴 뿐이었다.
아빠 일이 알려진다면 나도 이런 일을 당할까. 전학 오지 않고 계속 그 학교에 다녔다면 나는 살인자라는 말을 들었을까.
--- p.123

나는 어릴 때부터 아빠와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손톱 모양도, 곱슬곱슬한 머리카락도, 점의 위치도, 혈액형도, 아빠를 닮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기뻤다. 아빠는 게으르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구석도 있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아빠가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두렵다.
아빠는 사람을 죽였다. 죽일 생각이 없었다고 해도 죽인 건 사실이다. 나에게는 아빠의 피가, 아빠와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
--- pp.151~152

가족 중 누군가가 저지른 범죄로 나머지 가족이 얼마나 궁지에 몰리는지. 도다카가 겪는 일들을 보면서 그 부조리함이 두려웠다. 그래도 잠자코 견뎌야 하는 걸까. 가해자 가족은 소중한 것, 마땅히 가지고 있던 것을 지키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 우리 집처럼 도망치든가, 도다카처럼 거기에 머물면서 괴롭힘과 비난을 감내하든가, 선택지가 둘 중 하나밖에 없단 말인가. 아니, 선택조차 할 수 없는 것일지 모른다.
--- p.153

멋대로 굴어서 미안.
약해서 미안.
걱정 끼쳐서 미안.
답장 안 해서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비겁해서 미안.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 어차피 그들이 떠날 거라면 내가 먼저 잘라 버리는 게 낫다. 그래서 도망쳤던 거다.
--- p.205

한 번 잃은 생명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그 죄는 어떤 대가를 치러도 완전히 속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 가족은 아빠를 평생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6년 후, 아빠가 교도소에서 나올 때면 나는 스물한 살이다. 그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 p.20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미안하다고 말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대.”
나의 세상을 뒤바꿔 버린 아빠를 용서할 수 있을까.
내가 포기하려 한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 느닷없이 경찰이 들이닥쳤고,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간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빠의 죄명은 살인. 아빠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만약 사실이라도 사고였을 거라고 믿고 싶지만, 아빠는 아무런 말없이 가족과의 면회를 거부할 뿐이다. 대문 앞에는 ‘살인자의 집’이라고 쓰인 협박장이 붙고, ‘가해자의 집’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이 마을을 들쑤시고 다니기 시작한다.
그렇게 열여섯 살 소년 료헤이는 ‘살인자의 아들’이 되어 버렸다. 하루아침에 사는 곳도, 학교도, 성도 바꾸고, 많은 것을 버리고, 겁에 질린 채로 숨죽여 살아가야 한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그 고통조차 마음껏 드러낼 수 없다. 친구들에게도 비난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료헤이는 자신의 아빠처럼 아무런 말없이 친구들 곁을 떠나는데…….
전학 간 새 학교에서, 또 다른 가해자의 가족인 동급생 도다카가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료헤이는 그녀가 주변의 냉혹한 시선을 이겨 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자신 또한 ‘용서’의 의미를 되새기며 세상에 나아갈 용기를 내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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