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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벽

유령의 벽

리뷰 총점9.3 리뷰 14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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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278g | 127*200*12mm
ISBN13 9791189336370
ISBN10 118933637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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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녀는 저들 중의 하나로 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떤다. 그들은 그녀의 손목에 감긴 밧줄에 그녀의 잘린 머리칼을 욱여넣는다. 그녀는 훌쩍거리고 있다. 통곡하고 있다. 그녀의 울음소리가 습지를 가로지르며 잔향을 남기고, 마가목과 자작나무의 헐벗은 가지들 사이로 울린다.
--- p.8

아버지는 적고 있던 리스트를 내려놓은 다음, 들고 있던 펜을 그 옆에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격식 있게 일어섰다. “쉿, 어디서 그런 못된!” 그러나 엄마는 너무 늦었다. 따귀는 이미 공중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알아서 매를 버는구나.” 엄마가 이 말을 하곤 했었지. “꼭 한 마디씩을 더 해. 뭐 좋은 일이 있겠다고 그러니.”
--- p.22

이력서. 나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렸고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나도 그런 걸 갖고 싶다는, 유년기를 뒤로한 채 더 이상 의존하지 않고 세상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절실함의 역류.
--- p.41

그러니까 이걸 제대로 하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거의 지워버리다시피 해야 해. 나는 생각했다. 우리의 행동과 우리의 재연을 더이상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 그들에게 맡겨야 해. 그렇다면 누가 유령인 거지? 우리인가, 아니면 죽은 그들인가.
--- p.47

아마도 그들은 우리처럼 습지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했을 거야. 왜냐하면, 내가 잘 알아. 왜 모르겠어. 습지는 날 끌어당겨 집어삼켜 버릴 수도 있으니까. 아버지가 말했었지, 말했고말고.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 p.51

“인생이 다 그렇지.” 엄마의 말. 엄마는 이 말을 늘 달고 살았다. 절대 불평하지 말고, 도움받을 생각하지 마. 불퉁거려서 얻어지는 거 하나 없어. 문제 만들어서 좋을 게 뭐 있니, 안 그래?
--- p.64

“문제는 생물학이 아니야.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들의 두려움이 문제지. 만일 너희들이 고추를 내놓고 벽에다가 오줌을 휘갈기는 것처럼 우리 여자들도 팬티를 내리고 벽 옆에 쪼그려 앉을 수 있다면 문제가 없을 거야.”
--- p.74

가죽 벨트가 햇살 가득한 공기를 가르며 노래할 때, 나는 두 손으로 쥐고 있는 나무에 대해 열심히 생각했다. 오후의 햇살을 받아 광합성을 하는 잎들의 세포에 대해서, 매시간 익어가는 베리들에 대해서, 손바닥 아래 나무 진액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박동, 그리고 발아래에서부터 땅속 깊은 곳까지 뻗어 있을 뿌리에 대해서.
--- p.83

살아있는 가죽을 보호하기 위한 가죽 신발. 그리고 그 살아있는 가죽을 아프게 하기 위한 가죽 벨트. 피로 검붉어진 아버지의 손가락이 토끼의 내장을 풀밭에 떨구었다.
--- p.89

그 사람들에게 무언가 붙잡을 만한 것이 있었기를, 고통을 견딜 수 있는 부적이 있었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그런 것은 없었다..
--- p.94

삶이란 전부 해를 끼치는 것이구나. 우리는 죽임으로써 사는구나. 마치 그 생각이 들기 전까지는 그렇지 않은 존재로 살았던 것처럼.
--- p.115

그런 날에는 꼭 차가 식었거나 음식이 너무 짰고, 아버지가 지난주에 무척 맛있게 먹은 음식도 이번 주엔 참을 수 없이 싫어할 수 있다는 것을 엄마가 기억해야 했는데 하지 못했으며, 그것도 아니라면 종일 집에서 하는 일도 없이 놀기만 하는 엄마에게 아빠는 최소한 청소 정도는 하기를 바란다는 것을 엄마가 잊었다. 또 그런 날에는 내가 말대꾸를 하거나, 당신들은 좋은 부모가 아니라는 걸 암시하는 행동을 했거나, 아버지 돈으로 산 것, 그러니까 음식이나 물, 혹은 전기 같은 것들을 낭비했다. 그렇게 상황이 더 나빠졌다.
--- p.123

단추 고리를 가지고 있고, 예쁜 부츠를 신었던 그 빅토리아 시대의 소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 그녀는 토탄 속에서 폐에 검은 물이 찬 채로 웅크리고 있을까. 흙이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을까. 두 손은 마지막 몸부림에 높이 뻗어 있을까, 아니면 패배를 받아들여 오므려져 있을까.
--- p.133

그들, 그 습지 미라들은 죽지 않았다. 그들을 죽인 사람들에게 그들은 죽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돌아오는 걸 막기 위해, 죽은 몸으로 슬금슬금 집에 기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의 팔꿈치와 무릎을 날카로운 막대기로 뚫어 그들을 무덤에 고정했고, 나무로 짠 말뚝에 묶었으며, 어두울 때에는 죽이지 않았다. 등 뒤 덤불에서 새가 지저귀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p.136

나는 남자들이 말뚝을 박고, 버드나무로 짠 울타리 판을 고정하는 것을 봤다. 미친 연극. 아무리 들여다봐도 아무것도 없는 벽을 세우는 일, 여름밤 동물의 영혼들이 펼치는 주술.
--- p.152

북이 울렸다. 송가가 시작되었다. 나는 함께 부르지 않았다. 묶여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내가 그들 앞에 서 있었다. 그래, 내가 여기 있어. 그러니 날 죽여.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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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은 통곡한다. 실비는 유령이다. 벽에 숨어 우는 소녀이다. 그녀는 대체 왜 통곡하는가. 멈추지 못하는가.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고대부터 이어져온 학대와 방치, 억압과 고통. 누군가는 그것을 완벽하게 묻었다고 생각했겠지만, 아니다. 실비의 비명을 몰리가 들었다. 그 순간 이 소설은 실비의 통곡을 들은 몰리의 이야기가 된다. 세라 모스는 입장이 다른 이 두 소녀의 이야기를 빈틈없이 촘촘하게 이어나간다. 그녀는 대담한 주술사이며 부러운 이야기꾼이다. 이제는 실비가 울지 않기를, 몰리 역시 유령의 벽 앞을 서성이지 않기를 간절히 빈다.”
- 강화길 (소설가)
“놀라운 소설. 충격적인 데다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 매기 오파렐 (소설가, 2020년 여성소설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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