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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5

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5

: 시간이 멈춘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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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380g | 153*215*13mm
ISBN13 9791158732042
ISBN10 115873204X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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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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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모든 게 너무나 따분하고, 지루할 정도로 평화로웠다. 그때 갑자기 양어머니가 비명을 “꺅!” 하고 지르며 깨어나는 바람에 난 깜짝 놀라 자리에서 주춤 일어섰다. 정거장에서 기다리던 다른 승객들이 당황해하며 걱정 어린 눈길을 보냈다. 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고, 구경꾼들의 눈길을 애써 피했다.
“사람들이 쳐다보잖아요.”
“아!”
양어머니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너무나 불길한 예감이 들었어.”
이쯤에서 밝혀 둬야겠다. 양어머니는 자신에게 초자연적 방면으로 재능이 있는 줄 안다.
“꿈을 꾸신 거예요.”
한 남자가 양어머니를 마치 정신 병원에서 도망친 사람이 아닌지 의심하는 눈길로 쳐다보기에, 난 안심하라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의심이 너무 과하긴 하지만 그럴 만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얘야, 너무나도 강렬하게 위험이 느껴졌어. 그것도 아주 끔찍한 위험이…….”
양어머니는 여전히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듯 몽롱한 얼굴로 날 빤히 보았다.
“여사님,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제발 날 그렇게 부르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양어머니는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했다.
난 양어머니가 그 소리를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분이 원하는 대로 ‘어머니’라고 부를 생각은 죽어도 없었다.
“어떤 위험이요?”
난 다시 대답을 재촉했다.
“나도 모르겠어.”
양어머니가 머뭇머뭇 대답했다.
“그러니까……. 입맞춤이 보였어.”
“입맞춤이요?”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위험하게 들리진 않는데요? 적어도 끔찍할 정도로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은걸요. 악어랑 입맞춤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입맞춤.”
양어머니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터널이 보였어. 길고, 어둡고, 무시무시한 터널이…….”
“그럼 제가 터널과 입을 맞추는 거예요? 음, 그건 좀 위험하게 들리네요.”
---pp.9~10

난 갑자기 피로가 몰려왔다. 혼자 기차 여행을 하느라 긴장해서 기운을 너무 뺐거나 객실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 때문에 노곤해진 걸까? 스르르 눈이 감겼다.
분명 잠깐 눈을 감았다가 바로 다시 눈을 떴는데, 한참 동안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내 앞자리에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인상이 딱딱해 보였지만 꽤 아름다운 젊은 여자였다. 기껏해야 나보다 나이가 몇 살 많을까? 피부가 아주 창백하고, 몸매가 가냘팠으며, 긴 얼굴에는 광대뼈가 두드러지게 솟았고, 머리카락은 빨간데, 모자부터 신발까지 모조리 하얀색으로 차려입고 있었다.
내가 웃으며 고개를 끄떡여 인사하자, 여자가 연초록색 두 눈으로 날 똑바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답했다. 어찌나 빤히 쳐다보는지 은근히 불안해졌다.
난 다시 고개를 끄덕여 예의를 표한 뒤, 객실의 다른 승객들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다들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중 소령은 어처구니없게도 숨을 내쉴 때마다 ‘삑! 삐익!’ 하고 휘파람 소리를 냈다.
내가 잠들기 전과 또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기차가 멈춰 서 있었다. 하지만 부근에 기차역은 보이지 않았다. 창문에 얼굴을 바싹 붙인 채 밖을 살펴보니, 기관차가 어떤 터널 바로 입구에 멈춰 서 있었고, 객차는 깎아지른 듯한 커다란 절벽 아래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절벽이 어찌나 높은지 하늘을 가려 버린 탓에 우리는 기묘한 어스름 속에 남겨져 있었다.
난 문득 양어머니가 했던 어이없는 말이 떠올라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잔뜩 신이 나서 “거봐라. 내가 뭐랬니?”라고 떠드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뭐 갑작스러운 운행 중단이 짜증 났지만, 그다지 위험한 일은 아니지 않나?
반대편에 앉은 여자는 계속 날 빤히 보며 벙글벙글 웃었다. 너무 대놓고 쳐다보니 어색해서 얼굴이 벌게졌다.
“여긴 어디예요?”
내가 여자의 시선을 모른 척하며 물었다.
“여기가 어딘지 혹시 아세요? 안내가 있었나요?”
그러자 여자가 내게 되물었다.
“안내가 있기를 바랐니?”
“그럼요. 역무원이 와서 여기가 어디인지, 기차가 얼마나 지연될 지를 알려 줘야죠.”
“아하! 아니. 그런 안내는 없었단다.”
여자가 무릎에 올려놓은 손가방에 하얀 장갑을 낀 긴 손가락을 넣더니 금색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그러더니 날 쳐다보고 다시 시계를 본 다음 도로 가방에 넣었다. 나도 시간을 확인하려 회중시계를 꺼내 보았지만, 한숨이 푹 나왔다. 난 시계를 흔들어 보고서 여자에게 물었다.
“지금 몇 시인가요? 제 시계가 멈춘 것 같아요.”
---pp.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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