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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육근상 | | 2021년 08월 1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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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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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98g | 124*210*9mm
ISBN13 9791160201567
ISBN10 116020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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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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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슬픔과 회한의 ‘겨울 시집’ 속에서 시인은 어떤 암중모색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시집에 이르러 시인은 자신이 오랫동안 몰두해온 고유명의 세계에서 잠시 물러서는 듯하다. 그동안 앞선 시집들에서 시인은 ‘여기, 이렇게’ 살아가고 존재하는 고유한 개체들에 대한 목격자로서 존재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그가 이 시집에 이르기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이룩해놓은 진짜 구어체 이야기 시, 임우기 문학평론가의 용어를 따른다면 그 ‘소리시’의 ‘진경’이 이 메마른 인공적 세계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자연-인간’의 존재를 일깨워줄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 「방민호(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여우

정월은 여우 출몰 잦은 달이라서 깊게 가라앉아 있다
저녁 참지 못한 대숲이 꼬리 흔들며 언덕 넘어가자
컹컹 개 짖는 소리 담장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런 날 새벽에는 여우가 마당 한 바퀴 돌고
털갈이하듯 몸 털어 장독대 모여들기 시작하지
배가 나와 걱정인 장독은 옹기종기 숨만 쉬고 있었을지 몰라
여우는 골똘하게 새벽 기다리다
고욤나무 가지에도 신발 가지런한 댓돌에도
고리짝 두 개 서 있는 대청까지 들어와
바람을 토굴처럼 열어 세상 엿보고 있다

나는 칼바람 몰아치는 정월이면
문풍지 우는 소리 견디지 못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럴 때마다 화진포에서 왔다는 노파가 간자미회 버무려주는 집에서
며칠이고 머물다 돌아오곤 하였다

소나무가 한쪽 팔 잃고 먼 산 바라보는 것은
밤새 여우가 길 내어 올라간 북방 그리워하는 것
나는 북방 사내인 듯 여우 지나간 길 한참 바라보다
새벽밥 툭툭 털고 일어나 마당 나서면
흰 털 보송보송한 여우가 뽀드득뽀드득 소리 내어 따라왔다

오늘처럼 솜눈이 푹푹 날리는 날이면
나는 어디를 급히 다녀와야 할 사람처럼
고욤나무 아래에서 여린 가지 바람 타는 소리로
꼬리만 남은 강변길 우두커니 바라본다
대숲도 따라나서고 싶은지
여우 지나간 길 흰 그림자 내어 굽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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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눈

댓잎 얼어붙은 뒤란 열어 장 뜨고 김치 한 보시기 담아 따끈한 반상 내어주면 나는 오종종 달라붙어 숟가락 달그락거리다 대숲이 뱉어내는 새 떼처럼 밖으로 뛰쳐나갔다

숫눈이 푹푹 쌓이는 날이면 버드나무 후리채 들고 콩새며 박새 까투리 사냥으로 하루 점두룩 밭둑 스미다 더깨진 빈손으로 들어오면 엄니는 하는 짓이 오째 꼭 늬 아부지냐 얼른 밥이나 먹어라 가마솥 습증기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처럼 눈발 날리고 가죽나무 사이로 새 떼 날아오르면 곁을 내어준 어깨 조붓하고 허리 굽은 엄니라는 말 떠올라 들판 뛰쳐나갈 궁리로 휘어진 소나무 가지처럼 장꽝 노려보는데 대숲도 곁을 내어준 듯 컹컹 짖더니 크게 숨 몰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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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이여 홀로 살아가는구나

나는 이제 빨랫줄에 해지고 구멍 난 셔츠로 걸려 있다
바람 들락거리기 좋았으니 풀 먹은 베옷처럼 얼어
앙상한 갈비뼈 자리 훤히 들여다보이는구나
이장하는 목사공파 7세조 유골처럼 고스란하구나
할아버지도 손 닿지 않는 등허리 쪽 가려웠으리라
친정 간 각시처럼 할머니 계시지 않아
오동나무 둥치 기대 긁적이고 있었으리라
이 몸 벗어 걸쳐두고 며칠 술잔 속 세상 떠돌다 돌아와
맨몸 다 드러낸 푸댓자루로 널브러져 술 몸살 앓다
솜눈이 푹푹 쌓일 것 같은 산초나무 바라보니
저이도 며칠 어디를 다녀왔는지 찬물 들이켜는 신음소리로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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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속 같다 무엇이든 끌어안고 있으면 한 생명 얻을 수 있겠다

겨우내 버려두었던 텃밭도 품속 따뜻했는지 연두가 기지개다 뾰족한 입술 가진 호미도 혓바닥 넓은 꽃삽도 품속 그리웠는지 입술 묻고 뗄 줄 모른다 나를 품었던 엄니도 이제 품속 돌아가려는지 양지 녘 볕을 있는 힘껏 끌어모으신다

품속 내려놓은 어미 닭이 병아리들 꽁무니 매달고 의젓하게 마당 맴돌고 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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