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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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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28*188*30mm
ISBN13 9788938202222
ISBN10 893820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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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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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유명우
호남대학 영문과 교수. 한국추리작가협회 총무이사. 번역서로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죽음과의 약속』『ABC살인사건』『애크로이드 살인사건』 『메소포타미아의 죽음』『13인의 만찬』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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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상당히 창백하고 여위어 보이지만,그게 어쩐지 나에게 어울리는것 같아요.사람들은 모두 내가 놀라울 정도로 용감하다고 말해요.설마하니 나를 군중들 앞에서 목매달지는 않겠죠?그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까지는 나처럼 아름다운 미녀 살인범이 결코 없었을 거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 p.
사람들은 소문에 대해서 쉽게 잊어버리는가 보다. 조지 앨프리드 세인트 빈센트 마쉬, 즉 에지웨어 남작 4세 살인사건으로 고조되었던 그 숨막힐 듯한 흥분과 관심도 이제는 한낱 과거지사로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보다 새로운 관심사들이 대신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나의 친구 에르큘 포와로는, 결코 그 사건과 관련되어서 공공연하게 그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었던 적이 없었다. 말하자면, 이건 순전히 포와로 본인의 희망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

그는 그 사건에 있어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 공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갔고-그것은 또한 그가 그렇게 되기를 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포와로 본인의 그 유별난 개인적인 관점으로 볼 때, 그 사건은그의 실패작 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그가 늘상 떠벌려 왔던 대로, 그를 바른 길로 이끌어 준 것은 바로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낯선 사람이 무심코 던진 한 마디였다는 것이다.

그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 사건의 진상ㅇ르 파헤친 것은 바로 그의 천재적인 재능이었다. 에르큘 포와로가 없었다면, 그 사건의 범인이 잡혔을리 만무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 p.7-8
나는에지웨어 경이나 캐로타 애덤스의심리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캐로타의 사건에 있어서 배심원은 과실에 의한 죽음으로 평결을 내렸다. 에지웨어 경의 사건에 있어서는 시체 검인에 대한 증인과 의학상의 증언이 있은 뒤에 심리가 연기되었다. 위의 내용물 분석 결과 사망 시각은 저녁 식사 뒤 적어도 한 시간 뒤에 그리고 그로부터 한시간 이내에 이루어졌을 거사고 추정되었다. 따라서 사망 시각은 10시에서 11시 사이레 그것도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을 거라는 것이었다. 캐로타가 제인 윌킨슨의 가짜 역할을 했을 거라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그냥 어둠 속으로 묻혀 버렸다.
--- p.178
''나는 항상 그 점을 주목하고 있지만, 자네와 함께 사건을 다루고 있으면, 자네는 언제나 나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몰아넣으려 든단 말일세, 헤이스팅스. 발자국 크기를 잰다든지, 담뱃재를 분석한다든지 등등 자네는 내가 배를 깔고 엎드려 자질구레한 것들을 조사하도록 한다는 말이야. 자네는 결코 깨닫지 못해. 눈을 지그시 감고서 안락 의자에 깊숙이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편이 문제 해결에 보다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사실을. 그때는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꿰뚫어보게 되는 거라네.''
''나는 그렇게 되지가 않는데요 - '' 하고 내가 말했다. ''내가 눈을 감고서 안락 의자에 깊숙이 앉아 있노라면 내게 일어나는 일이라곤 오직 한 가지 밖에 없단 말입니다!''
''나도 진작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 - ''하고 포와로가 말했다. ''그건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거든. 그럴 때엔 뇌가 휴식을 취하기는 커녕 오히려 활발하게 작용할 텐데 말이야. 정신활동이란 것은 정말 흥미 있고, 자극적인 것이라네! 작은 회색 뇌세포를 작용 시키는 일은 일종의 정신적인 쾌락이지. 뇌세포는, 아니 그들 뇌세포만이 안개를 헤치고 진실로 이끌어줄 수 있는 유일한 안내자라 할 수 있다네.''
나에게는 포와로가 그 작은 회색 뇌세포에 대해서 언급할 때마다 주의를 딴 데로 돌려 버리는 버릇이 있었던 모양이다. 전부터 그런 말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수없이 들어왔기 때문일게다.
--- pp.14-15
'그렇다면 저 여자는 어떤가요?' 하고 내가 물었다.
'애덤스양 말인가?'
그의 시선이 그녀의 테이블 쪽으로 쏠렸다.
'글쎄?'하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녀에 대해서 무슨 대답을 듣고 싶은 건가?'
'그냥 그녀에게서 어떤 느낌을 받았느냐는 것뿐이지요.'
'이보게, 오늘밤에는 내가 손금을 보고 관상을 봐주는 점쟁이란 말이지?'
'그보다야 훨씬 고명하시죠.'하고 내가 맞장구를 쳤다.
'자네는 나에게 대단한 믿음을 가지고 있군, 헤이스팅스. 감동을 금할 수가 없구먼. 자네도 알겠지, 여보게, 우리들은 저마다 각각 서로 다른 기질과 욕망과 열정을 지닌 혼미한 수수께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누구든 어느 정도의 판단은 내릴 수 있지-하지만, 내가 열 번의 판단을 내린다면, 그 중 하나는 잘못된 것일세.'
'에르큘 포아로는 절대로 틀릴 리가 없지요-' 하고 내가 웃으며 말했다.
--- pp.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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