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에 압박을 느끼면서도 복잡한 기술을 완전하게 발휘하는 능력은, 인간의 노력이 필요한 다양한 퍼포먼스 환경에서 핵심이 되는 특징이다. 또한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심리적 요소들 다수는 전반적인 퍼포먼스 분야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 대체로 다양한 퍼포먼스 환경의 주요 특징이 비슷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요구되는 사항도 유사한 것이다.
--- pp.15-16
정신적, 심리적 퍼포먼스는 전반적인 퍼포먼스 결과와 성공 가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퍼포먼스의 성공 가능성을 최대화하려면 이 심리적 퍼포먼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심리적 요인에 대한 이해는 일부 전문 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최근 퍼포먼스 심리학 분야의 발전으로 인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개인과 팀이 단순히 자신의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퍼포먼스의 본질에 대해 더 깊이 있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퍼포먼스 심리학 분야가 발전하여 모범 사례와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향후 퍼포먼스 수준을 한층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pp.23-24
실패를 통해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개념은 퍼포먼스 및 퍼포먼스 수행자에게 특히 중요한 개념이다. 실패에 대한 여러 이론에 따르면 실패를 통한 학습의 핵심은 예상한 결과와 실제 퍼포먼스 사이에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다. 시행착오뿐 아니라 추론을 통해서도 잠재적 해결책에 대한 새로운 안목이 생길 수 있다. (…) 실패를 통한 학습에 대해 “실패 이전에 알던 지식과 이후에 알게 된 지식 사이에 차이를 만들어 내는 행위이다. 이러한 차이는 대부분 추상적 지식의 형태를 갖추게 되고 향후 기억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실패를 통해 학습한 개인은 퍼포먼스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을 찾아낸 후 자신의 퍼포먼스를 재설계하거나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퍼포먼스의 성공 가능성을 최대화할 수 있다.
--- pp.27-28
엘리트나 전문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요구되는 의도적 연습량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연습 과정에서 개인의 열의가 중요하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퍼포먼스 분야에서 이렇게 뛰어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성공을 향한 적절한 ‘내적 동인’이 없다면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도 최고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내재적 동기 부여가 강조되었다. 내적 동기는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선천적 관심, 만족, 즐거움이 끌어낸다. 해당 업무를 터득하기 위해 열중하고 높은 수준의 자율성과 의사 결정 능력을 갖추었으며, 외부 요인(예를 들어 보상이나 명성)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사람들이 이러한 내적 동기를 지니고 있다.
--- p.42
전문가와 초보자 간 사고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다수의 연구가 임상 추론(의학), 체스, 문제 해결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연구는 특히 귀납적 추론에 집중한다. 전문가는 예측 불가능하고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 행동을 개발할 수 있다는 최근의 주장에 따르면, 전문가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인(예를 들어 표준에서 벗어난) 정보를 감지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 감정과 관련해서 초보자의 경우 감정 상태가 잠재적으로 퍼포먼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실제로 감정 조절력 향상이 전문성의 특징으로 보고되었다. 감정은 전문가에게 훨씬 영향을 적게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 pp.47-48
일반적으로 과신이란 개인이 자신의 능력과 신념에 불합리할 정도로 과도한 확신을 지니고, 그 연장선에서 성공을 기대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개인은 평범한 주제, 새로운 주제, 자신의 전문 영역 외의 주제에 관해서는 자신의 퍼포먼스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 흥미롭게도 이때 부정확한 예측은 과소평가가 아닌 과대평가에 더 가깝게 이루어진다. 또한 이렇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은 일반적으로 경험을 통해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특정 퍼포먼스 분야에만 국한되는 현상도 아니다. 과신은 특정 전문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심리학자, 의사, 간호사, 투자 은행 경영자, 공학자, 기업가, 변호사, 협상가, 경영자, 스포츠 선수들에게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전문성이 이러한 과신을 한층 가중시키기 때문에 초보자보다는 전문 수행자에게 더 큰 문제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 pp.71-72
최근 심리학 연구에서는 특히 감정 조절과 의사 결정 중심으로 감정과 의사 결정의 연관 관계를 조사했다. 심리학 연구 문헌에서는 대부분 이성적 의사 결정(위험 요소와 이익에 대한 신중한 계산)과 감정적 의사 결정(감정적 반응과 직감)을 구분한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자신과 같은 또래와 함께 있을 때 모험적 의사 결정의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주장도 있다. 위험 인식 능력이 성인이 될 때까지 더디게 발달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발달 심리학적 관점과 일치한다. 실제로 위험 감수와 연령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존재하며, 청소년기를 최고점으로 하는 ‘역 U자’ 모양의 관계를 보인다는 주장이 있다. 이 맥락에서 ‘모험적’ 결정은 선택 가능한 다른 행동 방식들과 비교해 성공 가능성이 낮은 결정으로 여겨진다.
--- pp.109-110
에이든 모런(Aidan Moran, 1996)은 퍼포먼스 전 루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선수들이 특정 스포츠 기술을 수행하기 전에 체계적으로 몰두하는 일련의 업무 관련 생각 및 행위”라고 특징지었다. (…) 퍼포먼스 전 루틴과 관련한 기존의 많은 연구 문헌에는 이러한 규칙적 루틴을 이용해 잠재적으로 퍼포먼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방식이 제시되어 있다. 수행자가 집중할 수 있는 구체적 대상을 제공한다(따라서 방해 요소를 줄인다), 습관적 행동의 촉발제 역할을 한다, 부적절한 생각에 관심을 갖지 않게 한다, 요구되는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회상하는 능력을 강화한다, 기술의 작동 원리에 집중하는 것(분석에 의한 마비)을 예방한다, 불안감을 줄인다, 환경적 조건을 평가하고 그에 맞게 자신의 대응을 수정할 수 있게 한다 등이 그 예이다.
--- pp.149-150
연습에 관해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뇌와 운동 시스템의 관점에서 보면 신체가 연습하고 있는 것은 퍼포먼스에 사용할 인지와 행동들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삶에서는 모든 것이 학습이며, 우리는 언제나 학습한다. 사람들은 대개 수업이나 개인 교습 시간, 학교 혹은 대학에 가는 것과 같이 우리가 ‘학습’이라고 지정한 시간만 생각한다. 하지만 뇌에 관한 한 학습의 ‘시작’과 ‘끝’은 구분할 수 없다. 반복이 언제 일어나든, 어떻게 일어나든 뇌는 반복되는 것에 단순히 반응할 뿐이다. 연습 때는 어떤 한 방식으로 행동했다가 퍼포먼스 환경에서는 다르게 행동하거나 수행하기를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잘 보여 주기 때문에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 p.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