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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 심장

파충류 심장

강정 | 민음사 | 2021년 09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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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66g | 152*225*16mm
ISBN13 9788937444845
ISBN10 893744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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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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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삶의 한 드러나지 않는 서랍 속에서 고요히 빛을 발하는 즉시 스스로 시들어 버린다. 특정 대상이나 사실의 일차적 표면만을 진실이라 외치는 언어와 일견 편협할 수도 있는 자기 신념에의 과한 확증으로 틀 짜 놓은 언술들로부터 시는 여러 각도로 부러 벗어난다. 어쩌면 측정할 수 없는 그 ‘벗어남의 각도’만이 시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위치에너지일지 모른다.
‘파충류’는 그 가닥에서 얹어 본 종(種)에 관한 파벌적 언사일 따름이다. 정답도, 확신도 아니다. 스스로 긁어 댄 상처를 스스로 떼어 내며 새살 돋기를 거듭하는 이들. 그렇게 변온과 변색의 습성을 인간 본원의 도리인 양 체화한 이들의 슬픈 버릇을 통으로 일러 보고자 임의로 붙인 ‘말의 외부’일 뿐인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시인들의 시는 내게 그렇게 또 다른 외부로 작동하며 뒤통수를 쳤다. 시에 속았거나 시에 당했거나 시가 나를 일깨웠다는 뜻 모두를 담은 어사다.
--- p.11

시에 있어 ‘환상’이나 ‘혼돈’은 일상적 언어 체계와 대립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 속에 종속되거나 일상 자체의 평면성을 나타날 때조차 시의 언어는 언어 자체의 자율성에 따라 여러 방향, 여러 각도로 굴절되고 이지러진다. 거기에 정해진 질서나 기술적 원칙 따윈 없다. 언어는 비록 사회적 약속의 체계이자 어떤 필요 차원에서 큰 교집합 안에 포함되는 공공재이지만, 한 시인이 그 자신의 내적 리듬이나 사유의 흐름을 언술하고자 할 때, 그 공공 집합의 틀은 무시로 깨어진다.
--- p.22

미망과 싸우는 힘. 그리하여 스스로 미망이 되어 삶과 죽음의 모든 주석들을 떼어 내는 일. 어쩌면 그것은 시의 가장 요망한 희망일 수 있다. 세계는 그저 놓여 있고 흘러간다. “배가 움직이는 정지된 화면, 객선의 엔진 소리도 물 가르는 소리도, 갈매기 우는 소리도, 다 들리는데 무성인 영상”--- p.「그리움의 정체」)인 채로 멎은 채로 멀어진다. 이 유동과 부동 사이에서 삶은 섬광과도 같이 내 것이었다가 다음 시대의 것이 된다. 나는 다시 극장에 앉는다. 스크린 위로 내가 흘러가고 스크린 바깥의 내가 “쓸쓸한 한 물체”가 되어 세계 밖의 전언들을 흘려 듣는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과 구름들과 갈매기들은 외로워 보인다”.
--- 「극장」 중에서

시의 행과 연은 언어가 숨 쉬는 양태, 언어가 감춘 말을 드러내는 미시적 리듬, 언어로 드러난 것들을 다른 질감으로 환기하는 숨결의 변주로 작용한다. 시가 육체의 언어이자 언어의 육체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엄밀하고 막힘 없이 진행될 때, 시는 그 자체로 언어라는 한정된 새장을 열고 하늘을 향해 지저귀는 새의 속삭임이 된다. 그렇다면 그 새는 몸 안에 갇힌 말을 대신 속삭여 주는, 그리하여 마음의 울혈과 몸의 고통을 상쇄시켜 더 깊고 먼 곳의 울림을 전달하는 영혼의 대리자와도 같을 것이다.
--- p.108

얼굴의 일차적 문제는 “언제나 당신들만”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러니 당자 입장에서 그건 “얼--- p.정신)”은 “빠져나”가고 속은 텅 비어 버린, 스스로에겐 정확하게 들통나지 않는 시커먼 “굴”에 불과하다. 세상에서 유일무이하게 “완벽한 동체”인 나를 나 자신이 볼 수 없다는 사실. 연극의 존재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스스로 들여다볼 수 없는 자신의 “굴” 앞에서 타인이 그만의 얼굴을 달고 놀아나는 걸 목도하는 일은 자신에게서 탈각되어 버린 “얼”을 타인의 얼굴에서 발견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 일방의 놀음이 아니라 상호적이다.
타인 역시 그 자신의 “얼”은 살필 수 없다. 그렇게 정리해 보면 “얼”이란 누구에게든 늘 타인의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누군가 내 앞에서 연극의 형식으로 표정을 갖지 않는다면 나는 나를 살필 수 없다. “얼이 빠져나간 굴” 속엔 온전한 내가 들어 있는 게 아니라 ‘그들’로 인해 생성된, 잃어버렸거나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동체’의 잔영만 남아 있다.
--- p.125

내 생각에 시집 뒤를 채우는 일은 시에 주석을 다는 것이 아니라 시의 발생 지점을 밝히는 일이다. 다시 말해, 시 속으로 독자를 데리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바깥으로 시가 빠져나오는 걸 도와주는 일이라는 소리다. 그럼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시집의 처음으로 되돌아가게끔 만들어야 한다. 이때 시집의 처음이란 굳이 시집의 첫머리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시집은 읽는 이에 따라 발화 지점이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시집의 처음은 보란 듯이 열어젖힌 대문에 있지 않고 사방으로 열려 있거나 닫혀 있는 창들 중에 있을 공산이 더 크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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