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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클래식 환상 컬렉션 세트

걸 클래식 환상 컬렉션 세트

: 피노키오 × 오즈의 마법사 × 피터 팬

[ 전3권 , 양장 ] 걸 클래식 환상 컬렉션 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6건 | 판매지수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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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816쪽 | 1146g | 135*198*67mm
ISBN13 9791155813904
ISBN10 115581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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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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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점차 그런 확신을 금지당하고, 나도 곧 뛰어들 예정이었던 비밀과 모험을 알레고리로 읽으라는 권유를 받는다. 한때 그토록 강력한 존재감을 가지고 베일 너머에서 빛나던 이야기는 죽은 요정처럼 불빛이 꺼져 책갈피 속에 갇힌다. 판타지에 빠져드는 건 현실 도피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불만스러워 한때는 환상의 실용적 가치를 옹호해보려 애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슬슬 이런 기분이 든다. 내가 도망가겠다는데 어쩔 거야?
--- p.8

어린 시절 나를 ‘세 걸음 위’로 날아오르게 해주었던 이야기들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흥미롭게도 이 이야기들은 내 기억처럼 보편적이지 않았다. 오늘날 쉽사리 떠올리는 환상 세계의 이미지는 많은 부분 영화에서 왔을 텐데, 그런 영화의 원전이었을 고전 동화들 또한 익숙한 이미지의 재탕이려니 섣불리 예단했다가는 흠칫 놀라게 된다. 원액답게 개성이 넘치고, 각 시대의 특수한 무늬가 새겨지고, 재치 있는 디테일로 가득한 이야기들이다. 뭉근한 단맛이 아닌 칼칼하고 또렷한 맛이다.
--- p.9

피터와 웬디의 섬은 독립된 환상계인 척 등장했다가 금세 현실과의 분리점을 멋대로 깨뜨리며 독자를 슬쩍 놀리고 갈팡질팡 헷갈리게 한다. 달콤하기만 한 게 아니라 씁쓸하기도 하고 때로는 냉담하기도 하다. 천연덕스럽게 건방을 떨고 변덕을 부리지만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냥 믿어주고 싶어지는 피터처럼, 어딘가 혼란스러운 이 이야기 속 세계는 이름부터가 네버랜드다. 작가는 이곳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
--- p.10

도로시 일행이 거쳐가는 오즈 세계의 이곳저곳은 연극 무대처럼 장면별로 집약적 개성이 부여되어 있어서 오늘날의 게임 필드 디자인과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만큼 현대적이다. 덕택에 여기저기에 다양한 정체성의 인물들을 흩뿌려놓아도 플레잉 카드들처럼 다채롭게 조화된다. 이 놀랄 만한 확장성을 보면 이 작품이 십수 권의 시리즈로 이어진 것이 우연은 아니었구나 싶다.
--- p.10

흥미진진한 우화들을 모아놓고 주인공의 강한 개성을 실 꿴 바늘처럼 이용해 종횡무진 이어붙인 피노키오의 전개방식도 대담하기 이를 데 없다. 아무 데나 잘라내어 인용해도 신기할 정도로 짜임새가 있는 에피소드들을 보면 이 이야기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전체적으로 장편이지만 하나하나가 단편인 이 구조는 오늘날 더욱 인기를 끄는 방식이 되었다.
--- pp.10-11

요즘 피노키오 같은 주인공을 내세운다면 상당수의 독자들은 그를 응원하기보다 미워할 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조차도 피노키오는 나와 너무 다른 아이라고 생각했다. 아빠가 단벌 외투를 팔아 사 온 책을 인형극을 보기 위해 팔아버리다니, 난 이렇게 무신경하지 않아. 하지만 이제 다시 읽어보니 작가는 실제의 아이를 지나칠 정도로 잘 관찰했다. 많은 아이들이 눈앞의 유혹에 빠지면 다른 문제를 잊어버리거나 합리화하고, 유혹이 사라지면 곧 후회한다. 그리고 유혹에 빠졌던 자신을 까맣게 잊는다. 애어른처럼 의젓한 어린이 인물들은 아이한테 짜증 내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독자의 입맛일 뿐, 진짜 아이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존재다. 빅토리아 시대에 태어난 피터와 웬디는 오늘날의 아이들과 꽤 비슷하지만 또 제법 다르다. 사랑스럽고 멋진가 하면 당혹스럽고 뜻밖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답다. 현대인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읽히는 지점들도 있지만 동시에 빈티지 찻잔 같은 매력을 품고 있다.
--- p.11

오래전 이미 읽은 동화를 왜 굳이 다시 읽어야 할까? 그러고 싶다면 일차적으로는 그립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다시 읽고 보면 이 이야기가 어린이 독자에게 보여주는 결, 그리고 다시 읽는 성인 독자에게 보여주는 결이 다른 것을 느끼게 된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요리의 황홀함도 특별하지만, 접시 한구석의 완두콩도 남기지 않는 나이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되는 맛도 있기 때문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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