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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트르 크로포트킨 평전

표트르 크로포트킨 평전

: 모든 권력에 반대한 창조인 아나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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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20g | 130*190*30mm
ISBN13 9791197032523
ISBN10 119703252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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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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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사람들이 언제부터 크로포트킨의 글이나 그에 대한 글을 읽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적어도 20세기에 들어 일본에 유학한 학생들 중에는 그를 알았고 그의 책을 일본어로 읽은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1920년대부터는 한글로 그를 소개한 글도 상당수 나왔다. 한글로 쓰인 최초의 아나키즘 관련 글은 『학지』 1915년 2월호에 실린 나경석의 「저급의 생존욕」이었다. 나경석(羅景錫, 1890~1959)은 나혜석(羅蕙錫, 1896~1948)의 오빠로 독립운동에 투신하기도 했으나 아나키스트는 아니었다. 당시 일본이나 한반도에서 크로포트킨이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곳들이 농업지역이고 전제정치가 행해진 곳인 탓이다. 그러나 크로포트킨 사상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세기 러시아 문화도 마찬가지로 관심의 대상이었다.

특히 19세기 후반 러시아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농본주의적 급진 사상을 가지고 농민을 주체로 한 혁명적 계급인 나로드니키(Narodniki)의 브나로드(vnarod) 운동을 비롯하여 아나키즘은 평등주의적 민주주의와 함께 농지 접수 및 농민에 대한 균등분배를 강력하게 요구했기에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학대당하는 농민들을 위해 시골에 흩어져서 일해야 한다는 것은 일제하 계몽주의의 최대 과제였다. 이광수의 『흙』이나 심훈의 『상록수』 같은 농촌계몽 소설이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

지금 한국인은 대부분 크로포트킨을 모른다. 그러나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은 물론 자연과학의 차원에서 그만큼 인류에게 영향을 준 사람도 드물다. 크로포트킨은 아나키즘이나 사회주의뿐만 아니라 지리학, 생물학(진화론), 프랑스혁명사, 러시아문학사 등 여러 방면에 충격을 주었고 엄청난 호응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아나키즘은 크로포트킨주의와 동의어였다. 특히 1920년대에는 그가 쓴 『청년에게 호소함An Appeal to the Young』(1880)이 청년들은 물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앞에서 보았듯이 세르주를 비롯하여 많은 사회주의자나 작가들, 시인들이 그 책을 읽고 아나키스트나 사회주의자가 되었다. 일제강점기에도 박열, 홍명희, 임화가 그러했고, 해방 후에는 신동엽 등이 그 책의 감동을 글로 남겼다. 나아가 크로포트킨의 삶과 사상은 신채호를 비롯한 많은 아나키스트들에게 지표가 되었다.
--- 「크로포트킨은 한반도에 어떻게 소개되었을까」 중에서

그 저택에는 주인 식구에게 봉사하는 하인들이 많았다. 가령 크로포트킨 가족은 8명이었으나 하인은 50명이었다. 주인 가족을 위한 요리사가 3명, 하인들을 위한 요리사가 2명, 식사할 때 주인집 식구 각자의 뒤에 서서 시중드는 하인이 12명, 식구가 타는 열두 마리 말을 돌보는 마부가 4명, 기타 무수한 하녀들이 있었다. 8명이 식사를 하는데 12명의 하인이 그 뒤에 도열해 식구들을 보살피는 꼴을 상상해보라. 그러나 그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당시 지주들은 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것을 하인더러 직접 만들라고 했다. 따라서 하인들의 자녀는 모두 열 살만 되면 그런 일을 배우는 도제가 되었다. 그들은 일터에서 5~6년간 끊임없이 매를 맞으며 일을 배웠다.

도시의 저택도 거대하고 화려했으나 더 큰 재산은 당시 러시아 땅이었던 바르샤바 부근 시골의 영지에 있었다. 크로포트킨 가문은 조상 대대로 모스크바에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랴잔주의 우루소보(Urusovo)에 거대한 영지를 소유했다. 그곳은 “울창한 삼림, 굽이치는 강, 끝없이 펼쳐진 초원의 아름다움에 누구나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자서전 58-59). 그 영지에도 물론 거대한 저택이 있고 하인들이 있었다. 크로포트킨의 아버지는 세 지역에 1,200여 명의 농노와 그들에게 소작으로 준 넓은 토지를 소유했다. 농노의 수에는 남자만 포함됐고 여자는 제외됐으니 실제 수는 그 두 배 이상이었으리라. 이런 끔찍한 나라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 「19세기 러시아 귀족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중에서

한편 크로포트킨은 프루동의 『경제적 모순의 체계 또는 빈곤의 철학』을 1864년 시베리아에서 처음으로 읽고 프루동이 주장한 노동자의 협동조직과 인민의 태환은행 설치, 그리고 토지소유제의 부정에 매료된다. (……) 시베리아에서 크로포트킨은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고 시베리아 동물의 생활에 특별한 점이 있음을 알게 된다. 즉 자연조건이 비정상적으로 험난해지면 생존경쟁이 더욱 가열하게 나타나지만, 같은 종에 속하는 동물 사이에서는 그 투쟁이 한정되고 희박하며, 동물의 수가 풍부한 곳에서는 상호협력과 상호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찰은 뒤에 그가 상호협력을 전개하는 데 기본이 됐으나, 시베리아에서는 물론 그 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귀환하여 지리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혁명 활동에 뛰어든 탓에 연구는 중단된다.

크로포트킨은 뒤에 『상호협력』 서문을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젊은 시절 시베리아 동부와 만주 북부를 여행하는 동안 동물들의 삶에서 관찰한 두 가지 모습은 내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중 하나는 극히 혹독한 생존경쟁의 모습이었다. (…) 다른 하나는 같은 종에 속하는 동물들 사이의 치열한 생존경쟁의 모습은 나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상호 10).” 시베리아에서 경험한 상호협력에 대한 통찰은 20년 후 정교한 이론으로 다듬어진다. 상호협력만이 아니라 도덕에 대한 평생에 걸친 탐구도 시베리아에서 시작된다. 그 단초에 대해 크로포트킨은 『정의와 도덕』(1888)에서 “몽골족, 퉁구스족 그리고 우리가 야만족이라고 부르는 종족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양을 도살하여 고기를 먹을 때, 모든 마을 사람들을 공동식탁에 초대하지 않으면, 수치스러운 행동으로 간주될 것입니다”(아나키즘 148-149)라고 적었다.
--- 「크로포트킨의 아나키즘은 어떻게 형성되었나」 중에서

크로포트킨이 38세가 된 1881년, 영국으로 추방되기 전에 스위스 쥬네브에서 간행한 『청년에게 호소함』은 1년 전인 1880년 8월호 「르 레볼테」에 실었던 그의 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다. 이 글은 일제강점기에 신채호나 박태원을 비롯하여 많은 조선 청년에게 감동을 주었고, 1920년부터 2014년에 이르기까지 1세기 동안 우리말로도 몇 차례나 번역되었다. 신채호는 45세가 된 1925년에 쓴 「낭객의 신년 만필」에서 “이해 문제를 위하여 석가도 나고 공자도 나고 예수도 나고 마르크스도 나고 크로포트킨도 났다”고 하면서, 『청년에게 호소함』의 “세례를 받자. 이 글이 가장 병에 맞는 약방(藥方)이 될까 한다”고 썼다. 한편 1927년 18세 청년이던 박태원은 당시 조선의 작품들은 실망과 불만을 주었고 따라서 슬픔을 느끼게 해주었을 뿐이라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진과 열’의 문학은 『청년에게 호소함』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

1장에서 그는 대학생에게 호소한다. 의대생이 뒤에 의사가 되어 가난한 환자나 부자 환자를 만날 때 “병을 고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조금만 더 생활을 개선하고 조금만 더 지적인 발전이 이뤄져도 환자와 질병의 반을 없앨 수 있어. 약은 악마에게나 줘버려! 대신 신선한 공기, 좋은 음식, 과로하지 않는 노동, 이런 걸로 시작해야 해. 이것이 없다면 의사라는 이름의 모든 직업은 속임수와 거짓에 불과해”라고 생각하면 ‘사회주의’와 ‘이타심’을 이해하고(청년 36) “사회변혁을 위해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반면 청년이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높이는 데만 전념한다면 주정뱅이와 다를 게 없다, 라고 하면서 그런 사람은 오직 이기적인 목적에 따라서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에게 호소함」 중에서

『들판, 공장, 작업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1장에서 제7장까지 크로포트킨은 도시든 농촌이든 모두가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살아야 하며, 이런 상태가 가장 자연적이라고 설명한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지역체제를 아나키 사회의 좋은 예라고 하면서, 산업체 규모를 소규모 생산 단위로 줄여 제조업을 시골로 이전할 것을 제안했다. 크로포트킨은 푸리에(Charles Fourier, 1772~1837)나 오언처럼 사람들이 들판에서 즐겁게 일할 것이라고 가정한 다음, 집약적 농업으로 식품생산량을 늘리면 인구가 많은 나라라고 해도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주민들의 식생활을 충분히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더 나아가 공업이 성장하려면 국민을 공업 종사자와 비공업 종사자로 나누지 말고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가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고는 사회가 진보하려면 공업이 중앙집권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크로포트킨은 한편으로 선진적인 전원도시를 예언한 것으로 유명하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에버니즈 하워드(Ebenezer Howard, 1850~1928)와 패트릭 게디스(Patrick Geddes, 1854~1932), 그리고 20세기 중반의 루이스 멈퍼드보다 앞선 셈이다. 현대 도시 계획의 선조라고 불리는 에벤에저 하워드의 『내일의 전원도시』(1902)는 당시 대도시의 빈곤, 과밀, 저임금, 배수로 없는 더러운 골목, 통풍이 잘되지 않는 주택, 독성 물질과 먼지, 탄소 가스로 가득한 공간, 전염병, 상호작용 부족과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여 도시와 자연이 공생하고, 도시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협동적인 사회주의로 연결되는 전원도시를 구상했다. 이 점은 크로포트킨의 주장과 유사하다.
--- 「들판, 공장, 작업장」 중에서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평등한 개인들의 자발적인 네트워크로 구성되는 아나키 사회는 모든 가능한 목적을 위해 지역, 국가, 국제 차원에서 다양한 규모로 결합한다. 그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지역 코뮌이다. 이것이야말로 최초의 사회 단위이자 삶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

크로포트킨의 경제관은 프루동의 코뮤니즘이나 바쿠닌의 집산주의를 뛰어넘는다. 일종의 아나키즘적 코뮤니즘을 옹호한 것인데, 정치적으로는 정부가 없는 사회,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임금 체제의 완전한 부정과 생산 수단의 공동 소유권을 주장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공동의 안녕을 위해 기여하고, 그 결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누구나 최대한의 필요를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아나키즘적 사회는 두 가지 근본 축인 경제적 평등과 정치적 자유의 결합으로 가능해진다. 크로포트킨은 『빵의 쟁취』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생산 수단은 인류 공동의 것이고 부는 집단적 노력의 결과물이므로 분배에 관한 한 경제적 코뮤니즘이 유일하고 공정한 해결책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사유재산은 정당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여기서 그의 유명한 선언이 나온다. “모든 것은 모두에게 속한다. 모든 것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모든 사람이 자신의 힘을 스스로 평가하고 측정하여 생산에 임하지만 부를 생산할 때 모든 사람의 기여와 역할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기에 결국 모든 것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크로포트킨은 또한 ‘동시에’ ‘모든 사람을 위한’ 복지제도 구축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1년에 150일간 하루 5시간 일하면 의식주 유지에 들어갈 기본을 충족할 수 있으며, 또 다른 150일 동안엔 보조 필수품을 제공하는 데 시간과 노동을 들이면 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 목표는 인간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모두의 복지에 필요한 최대량의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다양한 감각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하고 예술에서 얻는 쾌감을 누릴 권한이 있다고 주장한 크로포트킨은 따라서 빵을 확보한 다음에는 여가 즐기기를 최고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나키즘적 사회란 무엇인가」 중에서

상호협력이 생존에 필요한 직접적 수단을 얻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 종에게 불리한 자연조건을 없애기 위한 투쟁 과정이라는 크로포트킨의 견해는 생물학의 차원에서 일리가 있다. 한정된 범위 안에서는 자연법칙을 인간의 사회생활로까지 확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호협력을 생물 사회학적인 법칙으로 보아 인간의 본성은 국가와 합치되지 않는 반국가적인 것이며 이것이 바로 아나키즘의 원리라고 주장한 관점에는 문제가 있다. 특히 그의 견해 가운데 인간의 자유를 과장한 점이나 계급구조를 무시한 측면은 비판을 받을 여지가 다분하다. 물론 인류 역사를 상호협력과 연대의 입장에서 윤리적으로 분석한 크로포트킨의 시도 자체는 휴머니즘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역사에 대한 참된 과학적 분석이 실종되었다면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크로포트킨이 주장한 동물의 상호협력은 그 뒤의 학자들도 인정한 것인데, 가령 20세기 초 러시아의 메레츠코브스키(Konstantin Mereschkowski, 1855~1921)와 파민친(Andrei Famintsyn, 1835~1918)은 생물체의 공생관계를 연구했다. 그러나 이들의 견해는 대체로 무시되었다. 1930~40년대에 시카고 대학교의 알리(Warder Allee, 1885~1955)와 에머슨(Alfred Emerson, 1896~1976)은 살아 있는 생물체에서는 투쟁으로부터 협동과 관용으로의 진화적 진보가 나타나며, 몸 안의 세포가 전체 생물체의 이익을 위해서 기능하는 것처럼 개인도 커다란 집단에 종속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 그들은 나치의 독재를 정당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후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통제 사이에 타협안을 제시했다. 즉 “1인은 만인을 위해, 만인은 1인을 위해”라는 원리에 따르는 사람과 동물의 개체군이 가장 살아남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공생을 ‘보다 높은 사회적 기능들’로 진화하는 데 방해되는 요인이라고 보았다. 그 뒤 1952년에 몬터규는 협력을 강조한 학자들의 견해를 모은 책인 『다윈, 경쟁과 협력』을 펴냈다. 그러나 동물에게 상호협력이 본질적이라고 해서 이를 인간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 「크로포트킨 학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중에서

크로포트킨과 레닌은 1919년 5월, 크렘린에 있는 레닌의 서재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그 자리에서 크로포트킨은 레닌이 협동조합을 억압한다고 비난하면서 협동조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레닌은 협동조합만 언급하는 크로포트킨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협동조합만으로 사회주의를 이룰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이후 두 사람은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반대한 사람들의 모임인 ‘전술센터’ 재판에서 재회하게 된다. 여기서 레닌은 크로포트킨의 요구에 따라 피고를 석방했지만, 그 뒤로는 다시 만나지 않았다. 레닌은 크로포트킨에게 혁명의 오류에 대해 편지로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크로포트킨은 볼셰비키의 독재에 점점 더 비판적이 되었고, (……)

크로포트킨은 계속해서 “내전에서 붉은 군대에 의해 인질을 잡는 관행은 중세 최악의 시기로 복귀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의 탄원은 먹혀들지 않았다. 레닌은 곧 크로포트킨의 편지에 지쳤고, 그의 동료 중 한 명에게 “크로포트킨은 정치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의 충고 대부분은 매우 어리석다”고 말했다. 1921년, 크로포트킨은 다시 러시아에 외세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서방 노동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다. 외국의 개입이 볼셰비키 통치자들의 ‘독재적 경향’만을 강화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어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그는 엠마 골드만과 알렉산더 버크만이 그랬듯이 볼셰비키가 ‘영속적인 공포’이며 전국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침내 완전히 성숙한 아나키즘으로 돌아온 것이다.
--- 「레닌과 크로포트킨」 중에서

혁명가로서 크로포트킨은 다른 혁명가들이 이기주의나 권력을 욕망했던 것과 달리 평생 고결하고 가난하게 살았다. 그는 물질적 성공과는 담을 쌓았고,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문제를 만들지 않았다. 그 누구도 지배하려 들지 않았고, 자신 역시 지배되지 않았다. 19세기 당시 바쿠닌이나 바그너가 지녔던 반유대주의나 물욕과도 무관했다. 그는 관대하고 사려 깊었으며 훌륭하고 깊은 지성과 성실함, 그리고 따뜻함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는 친구든 낯선 사람이든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돕기 위해 항상 자신의 길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러시아 최고의 귀족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의 지위와 부의 특권을 포기하고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 덕분에 두 차례 감옥살이를 했고, 삶의 대부분을 망명자 신분으로 지냈다.

그러나 이 같은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생이 끝날 때까지 자유의 대의라고 생각한 신념을 위해 계속 일하고 계속 글을 썼다. 사상가로서 그는 아나키즘이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평등을 지향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또한 아나키즘의 모든 결론이 과학적으로 검증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정확한 과학적 방법론을 채택하려 시도했다. 그 결과로 그는 진화론, 사회학, 인류학, 역사학에서 확증을 얻는 것이 하나의 철학이라는 것을 증명했으며, 그의 지리적 발견과는 별개로 진화의 요인으로서 사회성 있는 종들 사이에 상호협력이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과학에 공헌했다. 당시 인간 행동의 생물학적 뿌리에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정당성을 찾으려고 노력한 사회 다윈주의자들에 대한 반대 이론에 설득력을 부여한 것이다. 인간이 협동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이며, 강압적인 권위에 의해 최소한의 간섭을 받지 않을 때 대부분 연대와 상호협력을 실천하는 경향이 있음을 정확하게 파악한 크로포트킨은 모든 사회는 관습이 강압적이고 여론이 폭력적이더라도 결국은 조화와 협력의 원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최후의 승리자는 누구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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