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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웃는 마음

울고 웃는 마음

: 내 어린 시절의 진짜 이야기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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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02g | 135*195*17mm
ISBN13 9788954682503
ISBN10 895468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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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모는 신수가 훤한데도 프랑스인이라는 정체성을 부인당하고 거부당했는데, 그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러한 정체성을 지녔다. 그리고 난, 자부심이 가득하고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있으며 자신들 나라에서는 유명인사인 이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자기네 시중을 드는 저 종업원들과 경쟁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 p.14

소외된 사람이란 자신이 될 수 없는 게 되려고 애쓰는 사람인데, 현재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않아서다. 새벽 두시, 잠이 들려는 순간에 난 혼미한 가운데 절대 소외된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 p.18

겁에 질린 나의 첫번째 울부짖음이 도심의 환호에 파묻혀 울려퍼지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기분좋다. 그건 하나의 징조, 웃는 겉모습 아래로 가장 커다란 슬픔도 숨길 줄 알게 되리라는 징조였으리라 믿으련다.
--- p.30

그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내가 왜 어머니 뱃속에 있지 않고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열 달 동안 내게 돋아난 지느러미를 움직여 아무것도 안 보이는 가운데 행복하게 어둠 속을 돌아다녔더랬는데, 이제 그 어둠을 상실한 내 마음은 주위 세상의 색채와 빛들로도 위로가 되진 않았다.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 내가 떠나왔던 그곳으로 되돌아가기. 그래서 행복을 되찾기. 알고 있었다시피, 다시는 맛보지 못할 그 행복을.
--- p.30-31

저마다 이 이상한 일을 두고 설명을 찾아다녔다. 나를 공격한 애는 누구였을까? 그애가 정말 내게 원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부모님은 내게 자신들이 찾아낸 설명을 내놨다. 세상은 두 계급으로 나뉘어 있다.
--- p.40

오늘날 난, 그 만남이 초자연적인 게 아니었을지 궁금하다. 청산된 적 없는 그토록 해묵은 증오, 해묵은 공포가 우리가 살아가는 대지 깊숙이 파묻힌 채라서, 안마리와 나, 우리는 놀이랍시고 그 행위를 하는 동안 주인과 주인의 욕받이 노예를 축소판으로 구현했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 p.60

난 밤새 울었다.
...내가 눈물을 철철 쏟으면서 어머니의 목을 두 팔로 감고 그게 나쁜 줄 전혀 몰랐다는 설명과 더불어 용서를 구하자, 어머니가 차갑게 물었다.
“용서라니? 왜 용서를 구하지? 넌 네가 생각하는 대로 말한 거잖니.”
이 차분함이 어머니가 실제로 입은 상처의 깊이를 보여줬다.
--- p.97

내게 파리는 태양이 없는 도시이자, 무미건조한 벽돌건물 안에 갇힌 생활이자, 지하철과 버스가 뒤엉켜 돌아가는 곳이었으며, 거기 올라탄 사람들은 내 용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서슴없이 평가해댔다.
“어머, 저 검둥이 계집애 봐, 참 귀엽네!”
나를 화르르 불타오르게 했던 건 ‘검둥이’라는 단어가 아니었다. 당시에 그 단어는 상용어였다. 그 어조가 문제였다. 놀라움. 나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백인들이 역겹고 야만스럽다고 고집스럽게 믿어왔던 인종의 예외적 존재.
--- p.132

하지만 그런 고백을 하는 게 겁이 났다. 나와 조제를 갈라놓고 있는 우리 사이의 깊은 구렁을 밝히는 게 겁이 났다. 그 공산주의자 교사의 눈에, 그리고 반 아이들 전체의 눈에 진정한 앤틸리스제도, 그것은 내가 모르는 앤틸리스였고, 그게 나의 죄였다. 정체성이란 게, 마치 어울리든 말든, 좋든 싫든 둘러써야 하는 옷 같다는 생각이 들자, 반발심이 치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결국 압력에 굴복해 내게 주어진 기묘한 옷을 걸치고 말았다.
--- p.139

어머니는 늙고 혼자였다. 아버지는 주초부터 사르셀에 가 있었다. 혼자였고 늙었다. 어렸을 때 그 무엇도, 가장 엄격한 금지령조차도 나를 막을 수 없었던 그 시절에 그랬듯이, 침대로 올라갔다. 어머니를 두 팔로 세게, 세게 끌어안고 입맞춤을 퍼부었다. 갑자기 신호라도 떨어진 듯 둘 다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무엇에 대해? 멀리서 죽어가고 있는 사랑하는 상드리노에 대해. 내 유년기의 종말에 대해. 어떤 삶의 형식, 어떤 행복의 종말에 대해.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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