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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잡는 아버지

나비를 잡는 아버지

[ 양장, 개정판 ] 길벗어린이 작가앨범이동
현덕 글 / 김환영 그림 / 원종찬 해설 | 길벗어린이 | 2021년 10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1건 | 판매지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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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0쪽 | 528g | 263*245*10mm
ISBN13 9788955826319
ISBN10 8955826311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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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 건너 길가에 동네 아이들이 모여 섰고, 그 뒤로 지게를 진 어른들도 섰다. 바우는 낯이 화끈 달았다.
“뭐, 인마?”
하고 대뜸 상대의 멱살을 잡고,
“그래서 남의 참외밭 결딴내는 거냐? 나빈 우리 집 참외밭에만 있구, 다른 덴 없어, 인마?”
경환이는 멱살을 잡히고 이리저리 목을 저으며,
“이게 유도 맛을 보지 못해 이래. 너 다 그랬니, 다 그랬어?”
하고 으르다가 날래게 궁둥이를 들이대고 팔을 낚아 넘겨치려 하나 그러나 원체 나무통처럼 버티고 섰는 바우의 몸은 호리호리한 경환의 허릿심으로는 꺾이지 않았다. 도리어 바우가 슬쩍 딴죽을 걸고 밀자 경환이 자신이 쿵 나둥그러졌다. 그러나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설 때 경환이는 손에 돌을 집어 들고 그리고 얼굴에 울음을 만들고는 “이 자식아, 남 나비 잡는 사람, 왜 때리고 훼방을 노는 거야, 왜!” 하고 비겁하게 돌 든 손을 머리 위로 쳐들어 겨누는 것이다. 결국 싸움은 이때껏 아이들 등 뒤에 입을 벌리고 서서 보고만 있던 동네 어른 하나가 성큼성큼 개울을 건너가 사이를 뜯어 놓고 그리고 경환이를 참외밭 밖으로 이끌어 나간 것으로 끝났으나, 그러나 경환이가 손목을 이끌려가면서 연해 뒤를 돌아보며, 어디 두고 보자고, 벼르던 그 말이 허사가 아니었다.
--- p.20

그러나 바우는 어머니가 밥상을 날라 오기 전에 자기가 먼저 슬며시 집 밖으로 나갔다. 밥을 열 끼를 굶는 한이 있더라도 그 경환이 앞에 나비를 잡아 가지고 가서 머리를 숙이기는 무엇보다 싫었다. 아들의 그만한 체면쯤 보아줄 줄 모르고 자기네 요구만 고집하는 아버지가 그리고 어머니까지 바우는 무척 야속했다. 노여웠다.
바우는 동구 밖 아랫마을로 가는 길가 축동, 버드나무 그늘 밑을 고개를 숙여 생각에 잠기며 걷는다. 아침부터 요란스레 매미는 울고 그리고 속상하게 눈에 보이는 것은 여기저기 풀 위로 너울거리는 나비다. 바우는 그 나비를 피해 가는 듯 문득 걸음을 바꿔 뒷산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바우는 일상 하던 버릇으로 풀을 베어 널고 그 위에 벌렁 나둥그러져 하늘을 쳐다본다.
집에서보다 갑절 어버이에게 대한 야속함과 노여움이 사무친다.
‘아버지 말대로 정말 집을 나오고 말까. 그러면 아버지도 뉘우칠 때가 있겠지. 그리고 서울 같은 도회로 나가서 어떻게 고학이라도 해 볼까.’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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