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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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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화가들

: 살면서 한 번은 꼭 들어야 할 아주 특별한 미술 수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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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02g | 145*210*17mm
ISBN13 9791158512132
ISBN10 115851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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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EBS 클래스e 시청률 1위 <미술극장> 진행자 도슨트 정우철의 첫 책. 도슨트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예술가들의 인생을 공부하다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그가 특별히 사랑하는 열한 명의 화가들의 인생과 대표작을 소개한다. 천천히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예술가들의 삶에 푹 빠져들게 된다. - 예술 MD 김태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 책에, 제가 특별히 사랑하는 화가 열한 명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물론 한 사람의 인생을 자세히 소개하자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하지요. 여러분이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접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많이 압축했고, 가장 대표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썼습니다. 제가 특별히 사랑하는 화가들을 소개하는 이 책이, 여러분과 그림을 좀 더 친해지게 하는 도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들 중 여러분의 마음에 유독 와닿는 화가가 있다면, 그 화가의 인생이 여러분의 고단한 하루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어느 미술관에서 그 화가의 그림 한 점을 마주하고, 그림과 대화를 나누며 여러분만의 방식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면, 저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입니다.
--- p.6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생의 마지막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 샤갈의 그림에는 사랑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어두운 터
널을 통과할 때조차도 그는 사랑이 주는 다채로운 감정을 붓으로 표현했어요. 삶에 기쁨을 가져다준 것도, 고통을 가져다준 것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가로막혀 실의에 빠졌을 때 다시 일어서게 해준 것도 모두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샤갈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 p.38

〈책이 있는 정물〉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보기로 도전한 마티스가 처음 스스로에게 만족한 작품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티스의 특징은 전혀 보이지 않는, 다소 투박한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린 정물화인데, 어떤 화가든 마찬가지겠지만 마티스 역시 ‘보이는 대로’ 그리는 데서 출발합니다. 처음엔 있는 그대로 그리다가 점차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요소를 녹여내면서 본인만의 특징을 만들어내고, 시간이 지나면 그 요소는 화가만의 개성이 되지요. 이른바 재현에서 표현으로 넘어가는 과정입니다. 예술가마다 인생을 살면서 어떤 일을 겪는지에 따라 화풍이 달라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화가의 인생을 알고 그림을 보면 좀 더 풍부하고 밀도 높은 감상을 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화가의 인생과 가치관을 이해하고 공감하다 보면 눈앞에 놓인 그림뿐 아니라 그림 너머의 작가와도 교감하게 되지요.
--- p.44~45

“일이 모든 것을 치유한다”고 했을 만큼 작업할 때 가장 충만한 기쁨을 느꼈던 그는 결국 1954년, 85세의 나이로 붓을 내려놓고 숨을 거둡니다. 세상을 떠나기 전날, 자리에 누워 있던 마티스는 자신을 오랫동안 간호했던 리디아를 시켜 펜과 종이를 가져오게 한 후, 그녀의 모습을 그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자신의 곁을 지켰던 이를 위해 혼신을 다해 그림을 그린 마티스, 이런 예술가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 p.62

무하는 어쩌다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요? 바로 변성기 때문입니다. 이때 목소리가 망가져 더 이상 성가대에서 활동할 수
없게 되었죠. 미술로 방향을 바꾼 무하는 이후 마을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용돈을 벌며 제법 풍족한 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상류층 백작의 초상화를 그려줍니다. 무하가 그린 초상화가 마음에 들었던 백작은 한 가지 제안을 하죠. “내가 조금만 지원해주면 성공할것 같구나. 너를 후원해줄 테니 파리로 가렴.”
이렇게 해서 그는 당시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에 입성합니다. 이때 무하의 나이는 스물일곱이었어요. 유명한 화가들이 대개 어릴 때
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것에 비하면 늦은 편이었죠.
무하의 성공을 두고 ‘늦게 시작했어도 어쨌든 천재니까 잘됐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완벽한 오해입니다. 천재성은 그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이 아니었거든요. 실제로 무하는 프라하 예술학교 시험에 낙방했어요. ‘당신께 재능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 재능으로는 부족합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니 놀랍죠? 무하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단언컨대 성실함이었습니다. 그는 정말 성실하게 그림을 그리면서 기회가 왔을 때 단단히 붙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
--- p.94

무하의 인생 전체를 알지 못하고 파리에서 활동했던 시기만 안다면 그를 단순히 성공한 상업 작가로만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
만 무하는 상업예술과 순수예술을 모두 사랑한 작가였어요. 상업예술을 통해서는 가난한 사람들도 거리에서 예술의 아름다움을 향유
할 수 있게 했고, 순수예술을 통해서는 억눌렸던 민족의 자긍심을 표출해 많은 자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죠.
무하가 별이 된 지 한 세기가 지났는데도 그를 언급할 때 여전히 ‘거장’이라는 수식을 붙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이 글을
읽고 나서 어디선가 무하의 그림을 만나게 된다면 예쁘고 화려한 그림만 그렸던 무하가 아닌, 언제나 민족과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억하며 붓을 들었던 무하를 한번쯤 떠올리면 어떨까요?
--- p.113

당연하지만, 프리다도 자신의 삶을 비관한 적이 있었을 거예요. 왜 남들에겐 그저 주어지는 일들, 이를테면 하루하루 살아가고 사랑
하는 사람을 만나고 아이를 낳는 일이 왜 나에겐 허락되지 않는 걸까, 한탄하면서요.
하지만 그런 절망에 사로잡혀 삶을 포기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화가는 존재할 수 없었겠죠. 그녀의 일기장에는 “나는 1년을
앓았고, 척추 수술을 일곱 차례나 받았다. 자주 절망에 빠진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는데, 어떠신가요? 저는 마지막 문장이 참 뭉클했어요. 가끔 농담이랍시고 “죽고 싶다”, “그냥 죽지 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글쎄요. 저는 프리다를 공부하면서 장난으로라도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 p.140

만약 클림트가 계속해서 유행을 따라갔다면 거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그저 남과 다르지 않은 화가로 남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너무도 쉽게 유행에 휩쓸리고 개성이 사라지는 요즘, 클림트의 삶은 우리들에게 또 다른 성공의 길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인생에 솔직하신가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낼 여러분만의 무언가를 하나쯤 갖고 계신가요? 사회 곳곳에서
여러 가면을 쓰고 살다가 문득 지칠 때면, 클림트의 그림을 한번 감상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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