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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

: 무심히 저지른 폭력에 대하여

리뷰 총점9.6 리뷰 26건 | 판매지수 102
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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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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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54g | 125*210*15mm
ISBN13 9788901253688
ISBN10 890125368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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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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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형법 제329조 위반 절도죄 현행범 되시겠습니다.” 그날 처음 본 사람에게 내가 처음 건넨 말이었다. 다행히 나와 비슷한 심정의 사람이 많았는지 내 말이 끝나자마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와하하 웃음이 터졌고 그도 겸연쩍은 듯 웃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는 역시 텀블러를 반납하지 않았고, 직원은 미회수 텀블러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세상은 느리게 변한다. 결국 세상을 변하게 하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변화다. 텀블러를 끝내 반납하지 않았던 그가 살아가며 ‘절도’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마다 약간씩 불편해지기를 바란다. 스스로 돌이켜서 변화하기 어려운 우리네 인생에 때로는 그런 작은 파동들이 작동한다는 것을 믿는다.
--- p.62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좋은 세상이 온다」 중에서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다른 피해자들에게 확인서를 받아 와야 했던 일은 모두 미선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 일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나는 이 점을 최대한 진심을 다해 힘주어 이야기해주었다. (…) 미선에게 몇 개월 뒤 연락이 왔다. 직장을 잡고 첫 월급을 받았다고. 그리고 얼마 전 확인서에 서명해주었던 동생 한 명과 연락이 닿아 정말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미선은 살아나고 있었다. 자기 입으로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숨을 쉬고 있었다. 시간을 다퉈야 하는 일일수록 숨을 고르는 것이 중요함을 잘 알면서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 나는 미선을 보며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느리게 가는 시간을 견디는 것이 때로는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힘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 알게 해준 미선의 안녕을 기원한다.
--- p.69 「아무리 급해도 기다려야 할 때」 중에서

뒤늦게나마 상황을 알게 되었지만 돌이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정훈은 자퇴를 선택했다. 전례 없는 방식으로 피해자 진술을 받아 형사 사건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는 사실은 나에게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았다. 당사자가 말없이 곁에 있었다는 것으로 함부로 생각을 단정하고 해결사 노릇을 하려고 한 나에게 대체 왜 그랬냐고 따져 묻고 싶었다. 언제나 다짐해도 ‘반보 뒤에서 함께 걷는 것’은 참 어렵다. 내가 성큼 한 보 두 보 앞설 수 있을 것 같을 때, 그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이 들 때 ‘그래도 그건 아니야’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 p.78 「해결사가 되는 건 절대 사절입니다」 중에서

방임은 상대적으로 별일 아닌 것처럼 취급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어린아이는 혼자 두면 죽는다’는 것이다. 발달의 정도에 따라 버틸 수 있는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아동은 적절한 지원과 공급, 보살핌과 상호작용 없이 혼자 덩그러니 남겨지면 목숨을 유지하기 어렵다. 사실 성인도 그렇지 않은가. 자립 생활을 하는 성인이라도 혼자 산골짜기에서 농사를 지어 먹고살라고 하면 쉽지 않다. 사람은 끊임없이 관계 속에서 필요를 채우고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아동을 방임한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 p.136 「어린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어요」 중에서

“아유, 그 밥에 그 나물이쥬.” 재판장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혼잣말처럼 “지적장애가 있는데 어려운 말도 잘하네요?”라고 한다. 재판장은 속담과 같은 은유적 표현을 쓰는 지적장애인이 낯설다. 이러한 생경함은 ‘지적장애인이 아닐 거야’라는 판단까지 나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재판장님, 지적장애인은 아기처럼 말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살아온 인생 그 자체를 바라봐주세요’라는 당연한 사실을 변호인 의견서에 또 어떻게 풀어 써야 하나 걱정이었다.
--- p.143~144 「장애인이 어려운 말 써서 죄송합니다」 중에서

‘어떤 언어를 쓰느냐’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비장애인을 ‘정상인’이라고 표현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분은 장애인권 교육을 접해본 적이 별로 없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 곱추(꼽추의 규범표기)는 지체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아이들이 대번에 물었다. “엄마 곱추가 뭐예요?” (…) 짧게 설명한 다음 다시 제목을 읽었다. “노트르담의 지체장애인.” 아직 생경한 단어를 접하는 아이들은 아랑곳없이 싱긋거리며 이야기를 듣는다. 페이지를 넘기는데 내용이 심상치가 않다. (…) 나는 결정을 해야 했다. 끝까지 읽을 것인가 아니면 중단할 것인가.
--- p.161~162 「하나도 재미없는 어떤 말들」 중에서

장애인을 시설에 수용하지 않고, 지역사회에 거주하게 하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의 ‘탈시설화’는 단순히 장애인 거주 시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굳이 시설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에 수용되어 살지 않더라도, 누군가에 의해 끊임없이 통제되는 삶은 사람의 생기를 몽땅 흡수해버린다. 가정에 있더라도, 병원에 적법하게 입원되어 있더라도 이미 시설화된 삶을 견뎌야 하는 사람은 아직도 지나치게 흔하다.

나는 ‘탈시설화를 연구하는 변호사와 활동가 모임’에 속해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의원입법 발의했다. 장애인이 시설을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권리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글씨로만 박힌 이상적인 담론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실현되어야 하는 살아 있는 권리다. 그래서 장애인의 탈시설 욕구를 잘 알아내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해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 등을 법률안에 담았다.
--- p.219~220 「아직 시설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 중에서

게다가 학대 행위자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은 그 행위자와 혈연으로 연결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계속 함께 소환되어야 하는 피해 아동의 입장을 외면하는 것과 다름없다. 공개된 가해자의 얼굴을 보고 끌끌 혀를 차며 “역시 관상이 진리”라거나, “얼굴 보니 각 나오네” 식의 ‘얼평’과 저주는 살아남은 아동의 미래를 보호하는 일과 하등 상관이 없다. 생존 아동의 잊힐 권리는 중요하다. 아이에 대한 어설픈 공감이 아이를 오히려 나락으로 밀어버리는 타자화를 야기하지 않도록 일상에서 연습이 필요하다. 그럴듯한 이야기에 숨어 있는 칼날이 섣불리 법과 정책이 되면, 그 부작용 때문에 후회하며 뒤늦게 바로잡는 일에 더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든다.
--- p.238 「남의 일로만 여길 때 쉽게 나오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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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듣는 직업이라면 김예원 변호사는 온몸이 귀가 된 사람이다. 그는 습관처럼 말한다. “너의 마음이 궁금해. 너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 법정 드라마처럼 재밌고 인권 공부는 덤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는 신실한 직업인의 태도를 배웠다.
- 은유 (작가, 『있지만 없는 아이들』 저자)
김예원 변호사는 영화 속 캐릭터 같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당장 달려가 정확하게 사건을 해결할 뿐 아니라 속 시원한 대사를 외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현실 세계에 살고 있어 정말 다행이다. 우리에게는 김예원 변호사가 만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순간이 필요하다.
- 이길보라 (영화감독, 『당신을 이어 말한다』 저자)
이웃과 손을 맞잡고 연대라는 이름 안에 함께 걸어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길 바란다. 지금 쓰고 있는 추천사가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해 모두들 서점에서 무조건 이 책을 선택하게 만들리라.
- 봉태규 (배우,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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