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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라는 이상한 존재

아내라는 이상한 존재

: 탈코르셋, 섹스, 이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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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가족 에세이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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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16g | 122*188*14mm
ISBN13 9788960499218
ISBN10 8960499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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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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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고백하면 용서받을 줄 알았어.”
준호의 말에 코웃음을 치고 다음 날 아침 8시에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갔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그는 몸을 떨었다. 내가 아주 나쁜 일을 하는 것 같았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 「외도」 중에서

내가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 건 ‘코르셋’을 수행하는 여자들을 비웃기 위함이 아니다. 나는 내가, 그리고 다른 여자들이 다이어트를 하고 결점 없는 흰 얼굴을 만들고 머리카락을 길게 길러서 트리트먼트에 힘쓸 때 무엇을 꿈꾸었는지 안다. 우리는 행복을 꿈꿨다. 사랑받고 사랑하는 삶.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일요일에 성당에 다니는 일상. 대단히 특별할 건 없어도 남부럽지 않게 사는 보통의 삶. 그 천진한 기대를 생각하면 나는 도무지 우리를 비웃을 수 없다. 이런 작은 바람조차 철저하게 모욕하는 세상에 화가 날 뿐.
--- 「외도」 중에서

나는 나라는 사람을 가장 모르겠다. 구속하는 아내가 될까 봐 겁먹다가 기만당한 아내. 다른 아내들처럼 남편한테 집착하지 않는다고 자만했던 아내. 이혼한 사람들 앞에서 그들은 실패자이고 나는 행운의 별의 수호를 받는 사람이라고, 삶의 어떤 시점에서는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던 여자.
페미니즘에 눈뜬 이후 한국 사회에서 남자를 사랑하기 너무나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준호라는 한 인간과는 다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었던 여자. 비혼 비출산을 외치는 목소리에 공감하고, 기혼 여성은 가부장제 부역자라는 소리에 위축이 되면서도, 아무리 내가 지지하는 이데올로기라도 내 삶을 검열하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여자.
--- 「외도」 중에서

“두 분 결혼하신 거죠?”
“네, 신혼여행 온 거예요.”
만약 우리가 결혼한 커플이 아니었으면 진실을 말하든 거짓을 말하든 ‘부부’라고 대답할 때처럼 떳떳한 기분이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준호를 ‘여보’라고 부르면 혀끝에 감미로운 기운이 돌았다. 젊은 이성애자 신혼부부. 우리는 완전히 합법적이며 심지어 사회적으로 권장되는 존재였다. 삼십 대 초반의 나에게는 결혼이라는 패스가 필요했다. 부모에게 재산을 받고 싶었고, ‘기혼 여성’이라는 안정된 이미지를 갖고 싶었다. 물론 준호가 나에게 무척 헌신적이고 다정한 남자여서 함께 화목한 가정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비전도 있었다. 결혼을 결심할 당시에는 무엇이 내가 원하는 것이고 또 무엇이 사회적 압력인지 구분할 수 없었고, 구분할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 「성역할」 중에서

다정하게 사랑을 나누려 하면 어쩐지 어색해서 자꾸 웃음이 나왔다. 포르노로 섹스를 배웠기 때문일까? 우리 사이에 조성된 친밀함, 다정함, 인간적 호감이 섹스를 방해했다. 한국에서 이성애자 남성과 여성으로 살아온 우리가 권력의 낙차가 아니라면 무엇에 흥분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포르노 영상을 보지 않는다고 해도 포르노그래피의 문법이 준호와 나 사이에 작동하는 유일한 관능의 방식이었다.
--- 「성역할」 중에서

처음에는 섹스만이었지만 나중에는 어떤 종류의 스킨십도 견딜 수 없었다. 우리 두 사람의 침대가 정치적 토론의 장처럼 보였다. 나는 나 개인이 아니라 여성의 대표이고, 그 또한 남성의 대표였다. 집단의 역사에 대한 고려 없이 내가 천진하게 그를 애무하고 흥분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 「욕망」 중에서

이미 그 시기에 준호는 수민과 성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았다면 나는 질문을 멈췄을까? 그의 앞에서는 “대화로 풀어가면 됐잖아”라고 쉽게 말했지만, 아마 관계의 새로운 문법을 찾아가는 일은 지난한 과정이었을 것이다. 대신 그는 몰래 다른 파트너를 만든다는, 사회문화적으로 유구하고 손쉬운 전통을 택했다. 보수적인 선택이었다. 가족 안에서든 부부 사이에든 대화만큼 급진적인 선택은 없는 것이다.
--- 「욕망」 중에서

“처음으로 저한테도 입이 생긴 것 같아요.”
페미니즘은 내가 나의 삶을 해석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해 줬고, 주변의 페미니스트들은 내 경험을 증언할 창구가 되어주었다. 나는 페미니스트들과 대화하며 나라는 개인이 겪은 부당한 일들이 사실은 ‘우리의 문제’였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의 문제라면 우리가 얼마든지 함께 힘을 모아서 바꿔나갈 수 있으리라. 회원 모임에 나가서 새로운 페미니스트를 한 명 한 명 만날 때마다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를 발견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간신히 찾은 입을 다시 또 다물라고?
--- 「정치」 중에서

나는 기혼 여성을 향한 혐오의 말에는 반대해도, 한편으로는 기혼 페미니스트라는 단일한 집단을 가정해놓고 그 이미지에 내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여성 집단에 특정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 역시 여성혐오임을 알면서도 내 안의 거부감을 쉽게 지울 수 없었다. 나는 내가 기혼 페미니스트들을 ‘온건하다’라고 멸시하는 딱 그만큼 자신을 경멸했다. 나는 더 급진적인 존재가 되고 싶었다. 정치적으로 순수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티끌 한 점 없는 페미니스트로 살고 싶었다.
--- 「정치」 중에서

“물어봤어? 피임 얘길 해봤냐고.”
“아니….”
준호가 수민과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보다 피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었다. 낙태죄 폐지 1인 시위를 하는 그의 사진을 보고 지인들이 ‘멋진 남자’라고 칭찬했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준호는 계속 주절거렸다.
“임신 안 된다니까. 그 사람은 나이도 많고….”
나는 버럭 소리쳤다.
“무슨 소리야? 우리 다 삼십 대잖아!”
그의 말을 들을수록 ‘임신’이 그의 삶에 한 번도 무게를 가진 적이 없는 문제라는 것이 실감 났다. 그는 단지 진보적인 가치로서 낙태죄 폐지를 주장했을 뿐이었고, 실제 그의 삶에 임신이라는 가능성이 끼어들었을 때는 아무런 공포도 불안도 느끼지 않았다. 그는 고작해야 성감을 북돋우려고 콘돔을 쓰지 않을 만큼 태평한 세상에 살고 있었다.
--- 「임신 중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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