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백성만큼 ‘기다림’이란 주제와 강하게 연결된 사람들이 또 있을까? 믿음의 선조들은 주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구속하실 날을 고대하며 기다렸던 분들이고, 우리 또한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하신 그분을 기다리는 존재들이지 않은가. 우리에게 기다림은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신자의 삶은 전 영역이 기다림과 연결된다. 신앙은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기다림이 생각보다 큰 고통을 양산한다는 것이다. 허망함, 회의감, 자책, 절망, 애끓음. 이 모든 것들은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려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고통들이다. 폴라 구더는 기다림이란 주제를 통해 아브라함, 선지자들, 세례 요한, 마리아의 삶을 예리하게 살핀다. 또한 깊은 통찰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여 기다림에 지친 신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하나님의 일의 속성을 알려주며, 기다림이 무엇을 만들어 내는지를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의미 없어 보이는 오늘’이란 시간을 새롭게 이해하도록 만들어 그 시간을 신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의 동력을 제공한다. 진지하게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자. ‘기다림’에 대한 신학을 제대로 정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 김관성 (행신교회 담임목사)
기다림, 그것은 어떤 대상의 부재를 상정한다. 그 대상은 시간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다. 현실이 각박할수록 기다림은 더욱 절박해진다. 기다림은 현재라는 시간의 무게를 견디게 해준다. 제국의 틈바구니에서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던 조국의 암담한 현실을 목도하며 아파하던 이사야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꿨다. 미가는 나라마다 전쟁 무기를 녹여 살림의 도구를 만드는 시대를 내다보았다. 몽상은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꿈이지만, 이상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채 품는 희망이다.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이들은 몽상가가 아니다. 그들은 이미 오셨고 또 다시 오실 분을 기다리며, 그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다림은 수동적이지 않다. 그 미래의 시간을 선취하려는 것이기에 능동적이다. 막연한 기다림은 절망이나 권태로 귀결되지만, 약속에 근거한 기다림은 활기찬 삶을 낳는다. 폴라 구더의 『기다림의 의미』는 대림절에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인물들, 곧 아브라함, 선지자들, 세례 요한, 그리고 마리아의 기다림을 통해 우리의 기다림을 조망해준다. 평이한 듯하지만 단단한 신학적 기초 위에 세워진 이 놀라운 책은 우리도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의 일부가 되라고 초대하고 있다.
- 김기석 (청파교회 담임목사)
멀찌감치 서서 따르던 베드로처럼, 동행하는 예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던 엠마오의 두 제자처럼, 나는 폴라 구더의 이 책을 읽었다. 아브라함에서부터 마리아에 이르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이야기는, 대림절과 상관없이, 지금 우리의 시대가 기다림의 시기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러고보니 누가복음은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에서 시작하고,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이야기로 끝난다. 나는 우리가 특별한 시기에 그 기다림을 집중적으로 성찰한다는 점에 설득되었고, 구더의 성경 해석 능력과 통찰력과 문장력에 매혹되었다. 나는 구더의 묵상이 열어젖힌 길을 따라 구더와 함께 걷기를 내 자유 의지로 선택했다. 하늘 나라에 대한 책으로 우리에게 당도한 구더가 이제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로 더 친밀하게 다가섰다. 구더의 다음 책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김기현 (로고스서원 대표)
이 책은 영국의 신약학자 폴라 구더가 대림절을 깊이 묵상하고 쓴 글로서, 그녀의 부모님께 헌정된 책이다. 아름답고 평이하면서도 전문성과 공부량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과거를 기다리며, 미래를 확신하고, 현재를 용감하게 살아낸다는 의미가 무엇일지, 아브라함과 사라, 선지자들과 세례 요한, 그리고 마리아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대림절 양초들에 매주 하나씩 불을 밝히며 이 책을 한 장씩 읽어도 좋겠고, 여럿이서 소리 내어 읽거나 혼자서 눈으로만 읽어도 좋겠다. 성탄절보다 훨씬 앞서 등장하는 트리 장식과 크리스마스 캐럴이 불편한 우리에게, 대림절을 되찾아주고, 격조 높은 기다림의 기술을 전수해 줄 책임에 분명하다!
- 문우일 (전 서울신대 신약학 교수)
‘기다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미래를 떠올린다. 기다림이 종료되는 미래의 어느 시점을 말이다. 얼마나 오래 걸릴까, 늘 뒤따라오는 궁금증이다. 하지만 이 묵상집의 저자 폴라 구더는 ‘기다림’을 현재의 시간과 공간에서 향유하는 의미를 알려준다. 생이 다하는 날까지 안정된 땅과 별들만큼, 모래알만큼 많은 자손을 확인하지는 못했던 아브라함과 사라,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으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호와의 날’을 끝내 보지 못했던 선지자들, 옛것과 새것 사이에서 막상 자신이 기다리는 것의 실체조차 확신할 수 없었던 세례 요한, 아들 예수의 탄생에서 죽음까지 하나님의 약속만을 붙잡고 버티기엔 너무나 힘겨웠을 마리아까지…. 아직 도래하지 않았으나 반드시 올 실재를 기다리며 눈을 떼지 않는 ‘파수꾼’처럼, 구더는 우리의 현재를 능동적으로 채워 넣는 ‘존재의 기다림’으로 초대하고 있다.
- 백소영 (강남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연말이 되면 대림절 묵상집이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 그리스도가 오시는 세 가지 기다림에 초점을 맞춘다. 2천여 년 전 베들레헴에 오신 성탄의 주님, 지금 말씀과 성례전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 그리고 이제 곧 오실 종말의 주님, 이렇게 과거, 현재, 미래에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게 곧 대림절의 주제이다.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림절을 묵상할 수 있겠지만, 이번엔 폴라 구더의 책을 집는 건 어떨까. 폴라 구더의 섬세한 필체는 감성만 자극하는 방식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생각할 틈새를 만들기에 참 좋다. 이 책은 성서의 스토리를 기본 줄거리로 삼아 ‘왜’라는 질문을 넌지시 던진다. 그리고는 기다림의 의미를 통해 독자를 행복한 변화로 이끈다. 성경에 나온 인물을 중심으로 총 4장으로 구성된 것도 특별하다. 이걸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제안을 곁들인 것도 이 책의 강점이다. 이번 대림절은 오랜 친구와 산책하듯 느리게, 그러나 깊고 푸근한 묵상의 계절이 될 것 같다. 먼저 받은 글을 읽고 나니 대림절이 기다려진다.
-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