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11월 26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96쪽 | 624g | 227*260*12mm |
ISBN13 | 9788936455736 |
ISBN10 | 8936455737 |
KC인증 | ![]() 인증번호 : |
발행일 | 2021년 11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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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96쪽 | 624g | 227*260*12mm |
ISBN13 | 9788936455736 |
ISBN10 | 8936455737 |
KC인증 | ![]() 인증번호 : |
MD 한마디
한겨울을 포근하게 감싸는 마법 같은 상상! 안녕달이 그린 마법 같은 겨울 이야기. 『수박 수영장』 『당근 유치원』 작가 안녕달이 건네는 다정한 겨울 이야기. 따뜻하고 포근한 상상력으로 겨울의 정취와 빛나는 유년의 한때를 뭉클하게 그려냈다. 한겨울의 서정 속에 빛나는 따스한 우정 이야기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 유아 MD 김현주
안녕달 그림책 『 눈아이 』
학교 가는 길에.. 뽀득거리며 걸어가는 눈아이를 보았다..
어.. 집에 가는 길에도.. 눈아이가 아직도 있네..
겨울아이는 눈아이의 눈과 입을 그려주었다..
그리고선 겨울아이가 "안녕"하니, 눈아이가 "우아"하고 답을 한다..
그렇게 둘은 한참을 웃더니.. 눈아이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겨울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굴려서 눈빵을 만들어서 눈아이에게 건넨다..
"맛있어" 이번엔 눈아이가 겨울아이에게 눈빵을 만들어 건네니
"차가워!" "빵이 차가워" 하면서.. 둘은 또 한참을 웃는다..
그렇게 겨울아이와 눈아이는 겨울의 한가운데서 만났다..
언덕을 오르며 겨울아이가 눈아이의 손을 잡자.. 눈아이의 손이 녹아내렸다..
겨울아이는 주머니에 있는 장갑을 꺼내어 한손씩 장갑을 껴고서 언덕을 오른다..
언덕을 오르며 눈을 맞은 눈아이는 어느새 손이 닿지 않을 만틈 커다래졌다..
언덕에서 미끄럼을 타며 내려오다 눈아이가 넘어졌다..
겨울아이가 호~~ 하고 불어주니..
눈아이가 눈물을 흘린다..
왜울어.. "따뜻해서"
따뜻한 햇살아래서.. 눈아이는 점점 작아지고 더러워졌다..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눈아이가 묻는다.."응"
이번엔 눈아이가 "우리 숨바꼭질 할까?" "그래"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찾는다" "어디있어?" "못찾겠다 꾀고리"
아무리 찾아도 눈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계절이 바뀌어서.. 가을이 되어도 겨울아이는 눈아이를 계속 찾고 다닌다..
우아, 눈이다.. 드디어 겨울이다..
겨울아이의 앞에 눈아이가 나타났다..
"찾았다"
그렇게 겨울아이는 눈아이를 만났다..
올겨울에 우리 다시 만나자..
이번에 만나면.. 눈아이야.. 녹지마..
마음이 몽글해지는 동화책을 만났다..
... 소/라/향/기 ...
*** 창비 출판사에서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눈아이 #안녕달 #그림책 #창비
눈+아이=겨울벗
<눈아이>를 보고 나서
몇 해 전부터 여름이 오면 피서(避暑)를 위한 그림책 한 권을 꼭 챙긴다. 바로 안녕달 작가가 그리고 지은 <수박 수영장>이다. 시원한 수박의 질감을 표현한 책표지는 물론,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상상하다 보면 청량감이 물씬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여름의 반대편에 자리한 겨울하면 지금까지는 소시지 할아버지 연대기를 담은 <안녕>을 통해서 겨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안녕달 작가의 신작 <눈아이>의 출간 소식을 듣는 순간, 왠지 나만의 겨울 그림책이 되어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책표지에는 함박눈이 내리는 들판 위에 겨울아이와 눈아이가 앉아서 눈을 뭉쳐 눈빵을 만들어 먹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표지 그림의 정경을 글로 써내려가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 편에서 따뜻함과 다정함이 밀려오는 걸 보면 역시 안녕달 작가의 그림체와 표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책장을 넘기려는데 표지에 적힌 '눈아이'라는 각 글자 위에도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 깨알같은 디테일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차갑지만 포근한 '눈'과 따뜻하지만 차가운 것을 금새 녹게 만드는 '온기'는 두 아이가 서로 세상 하나뿐인 친구가 되어가는 여정을 가득 채워준다. 그림책 속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작가가 얼마나 세심한 공을 들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데, 내 시선을 얼려버린 뒤 이내 녹아내리게 만들었던 몇 장면을 떠올려본다.
그렇게 겨울의 한가운대에서 눈아이를 만났다.
장면 하나, 이름없는 눈덩이는 겨울아이가 팔과 다리를 만들어주고 눈,코,입을 그려준 뒤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자 "우아, 우아"하며 반응한다. 이제 눈덩이는 더이상 눈사람이 아니라 김춘수 시인의 시「꽃」처럼 겨울아이만의 '눈아이'가 되어 교감하며 눈처럼 소복하게 우정을 쌓아간다.
눈아이는 어느새 손이 닿지 않을 만큼 커다래졌다.
장면 둘, 배부르게 먹은 눈빵 때문인지 아니면 쉼없이 내리는 눈 때문인지는 몰라도 겨울아이와 장갑 한 짝씩을 나눠 끼고 눈밭을 걸어가는 작은 '눈아이'가 점점 커다래진다. 눈아이의 후속작으로 <눈어른>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도 좋겠단 생각과 함께, 문득 예스블로그의 이웃님(소라향기님)이 보내주신 '책등만 없는' 가제본과 '책등이 있는' 완성본이 나란히 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참 이상한 말이었다.
장면 셋, 두 아이는 책가방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꽈당하고 넘어진다. 겨울아이가 눈아이 몸에 묻은 낙엽을 털어주고 "괜찮아?"라고 물으며 눈아이의 눈에 호하고 입김을 분다. "왜 울어?"라고 묻는 겨울아이와 "따뜻해서"라고 답하는 눈아이의 대화에서 왠지 모를 뭉클함이 피어난다. 과학적으로 보자면 당연한 이치지만 과학 너머에 마음을 건드리는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두 아이에게서 동심과 천진난만함이 느껴진다.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하나 둘 셋 넷 다섯······.
장면 넷, '눈의 계절 끝에 다다른' 두 아이는 마치 겨울과 봄의 경계와도 같은 나무 아래에 선다. 직감적으로 눈아이는 겨울아이를 떠나야할 때임을 알기라도 하듯이 숨바꼭질을 하자고 말한다. 과연 술래가 된 겨울아이는 눈아이를 찾아낼 수 있을까? 옆에서 이 장면을 함께 보던 아이는 "아빠, 우리 '눈아이'(놀이)하자!"며 연신 외친다. 그림책을 읽어달라는 소리인지, 아니면 숨바꼭질을 하자는 것인지 헷갈리지만, 그럴 땐 망설일 필요없이 둘 다 하면 된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아빠와 딸은 어쩌다 보니 숨바꼭질이 아니라 숨은 '비행기' 찾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얼마 전 윗 지방에서 올해 첫 눈 소식이 들렸다. 남쪽 지방에 사는 나로서는 올해도 눈 구경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눈아이> 덕분에 실망하기는커녕 기꺼운 마음으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든지 그림책을 펼치면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맞을 수 있고, 뽀득뽀득 눈을 밟을 수 있으며, 새하얀 눈길 위에서 눈덩이를 굴려 눈사람 아니, 눈아이와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눈과 아이가 만나면 친구가 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 <눈아이>와 안녕달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올 겨울을 한 결 더 따뜻하게 보내는 데 월동책(越冬冊), 즉 '겨울나기 그림책'으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눈아이>를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눈사람이 녹는 걸 보고 내가 얼마나 울었었는데...”
책을 읽으며 언젠가 옆자리분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어릴적 봤던 만화영화 속 눈사람이 녹는 장면에서 충격과 슬픔에 울어버렸다는, 이과 감성 120% 충만한 지금 모습만 봐서는 상상이 가지 않는, 안타깝지만 귀여웠을 옆자리분의 기억.
그러고 보면 나 역시 동생과 함께 만든 눈사람이 녹는 걸 아쉬워하며 차마 집에 가지 못하고 그 앞을 서성였던 시간이 있다.
눈아이(눈사람이 아닌 '눈아이'라는 표현이 예뻐 소리내 발음해 보게 된다)와 친구가 된 아이, 작은 일에도 재미있다며 마주보며 꺄르르 웃고, 함께 썰매도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자꾸만 올라갔다.
아, 여기까지만!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에 웃음 짓고 어릴적 아빠와 함께 만든 눈사람을 떠올리는 것까지. 눈사람이 녹는 건 나도 슬프단 말이야!
하지만 저자는 아마도 옆자리분이 얘기한 그 만화영화를 봤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담기지 않았던 아이와 눈사람의 이야기에 상상에 더해 함께 나누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꾸만 작아지는 눈아이, 흙과 먼지에 지저분해지는 눈아이, 그럼에도 서로 나눠낀 빨간 장갑을 놓지 않던 두아이가 숨바꼭질을 하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핑 돌아버렸다.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아,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구요? 눈아이를 만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을까 합니다. 옆자리분의 기억 속 눈사람처럼 그렇게 슬프게 사라져 버렸는지 궁금하시다면 책의 마지막 장을 직접 확인하시기를 추천하며 겨울이 오기전 조금 일찍 만난 눈아이의 이야기를 11월의 첫 글로 남겨본다.
*덧붙이는 말
어릴적 내가 만났던 눈아이는 그 밤에 혼자 무섭진 않았을까?
조금 더 함께 놀아줄껄...기억 속의 눈아이를, 그 시간 속의 나와 동생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