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총점
10.0
몇 년 전 수업 시간에 고1 학생들과 함께 단편 소설 <헬렌 올로이>를 읽은 적이 있다. '헬렌 올로이'는 가정형 인공지능 로봇인데, 드라마를 보고 연인들의 행동을 학습한 후 실제 인간과 사랑에 빠진다. 이것이 사랑이냐 아니냐, 상기된 얼굴로 의견을 주고받던 아이들의 얼굴들. 한 존재가 다른 존재로 대체되고, 서로의 역할이나 기능에만 충실한 채 더 깊이 교류하지 않는 세태에서 '우리는 자율적인 존재이고 헬렌은 그런 우리를 흉내낼 뿐'이라고, 아, 인간이 인간 아닌 것과 구별되는 특징으로 자유와 사유를 들던 아이들이 참 위로가 되었다. <판결 너머 자유>를 읽으며 그 시절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자는 합당한 다원주의 사회에 이르기 위한 법원의 역할을 성찰한다. 법관이 오직 '법을 말하는 입'에 불과해서는 알고리즘에 따라 판결하는 기계와 다를 바가 없고, 이 시대 법원은 근본적인 정치적 문제에 대하여 '공적 이성'을 발휘하여 '중첩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들을 읽으며, 때로는 결론의 부당함을 교정하기 위하여 법률 문언을 넘어서는 해석
s*****2님의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