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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기만의 살의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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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58g | 128*195*25mm
ISBN13 9791189571627
ISBN10 118957162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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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1966년은 전쟁 전부터 존속한 옛 일본이 새로운 일본으로 바뀐 기점이라 할 것이다. --- p.11

그런 1966년의 7월, Q현 후쿠미시에 있는 니레 가문 저택에서 기괴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름하여 니레 저택 살인 사건. 당시 니레 가문은 후 쿠미시에서 이름난 명문가로 사건이 단순히 니레 저택 안에서 일어났을 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니레 집안사람이라는 점에서 집안 내 갈등이 초래한 사건임을 암시했다. --- p.14

겉으로 보기에는 화기애애하던 티타임에 이변이 생긴 것은 바로 그런 때였다.
그전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던 사와코가 돌연 구역질을 하며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 p.28~29

결과적으로 니레 집안의 당주 하루시게가 경찰의 사 실상 강제 수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 화를 불렀고 그것은 수사진에는 생각지도 못한 행운, 그리고 하루시게에게는 일생일대의 실수가 되었다. --- p.62

명문가 독살 사건은 그렇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수많은 뉴스 중 하나에 불과했다. 당사자들의 심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에서 거의 잊힌 채 그 후 4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 p.66

내가 무죄인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인간에게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 있을까요. 그 은박지 조각만 없었다면……. 아무리 발을 동동 굴리며 날뛰어도 저를 함정에 빠트린 인물을 특정하지 못하는 이상 저의 패배인 것입니다. --- p.87

제가 하루시게 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리고 당신이 느닷없이 제 손길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떠난 다음부터 제가 어떤 심정으로 오늘날까지 살아왔는지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당신은 이별의 인사는커녕 한마디 말도 없이 제 앞에 서 홀연히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42년 전입니다. --- p.131

내 인생에 도코라는 여자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과장 없는 저의 본심입니다.
그러나 제가 당신의 그 요구에 따르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지금 저는 가석방 보호 관찰 기간을 보내고 있어서 자유로우면서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 혼자의 판단으로 모든 걸 결정할 수 없습니다. --- p.172

행복과 불행. 인간의 마음속 천칭은 아주 약간의 무게에도 크게 기웁니다. 제게는 지금 사실 고통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범인을 알아내 봐야 이제 와서 달라질 게 뭐가 있을까요. 서글픔과 공허함만 가슴에 가득하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질투는 참으로 무시무시한 감정 같습니다. --- p.202

이 모든 악의 근원은 우리가 서로를 사랑한 것에 있다. 굳이 위선적인 표현을 쓰자면 그렇게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던 전제 군주 이이치로 씨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우리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권력자의 사망은 그전까지 일정하게 유지되던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 p.244

모든 것이 제가 맞서야 하는 현실입니다. 제가 잃어버린 42년이라는 세월은 아무렇지 않게 물에 쓸려 보내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습니다. 범인을 용서할 수 있을 리 없지요. 저는 그 기나긴 시간을 일분일초도 허투루 쓰지 않고 사건을 돌아보며 진실을 찾는 데 바쳤습니다.
그리고 뜻밖에도 제 염원이 이뤄진 지금, 이제는 뭘 어떡해야 하는가. 그렇게 갈팡질팡하는 저를 보며 또다시 아연실색하고 있습니다. --- p.256

증오라는 이름의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은 믿기 어려 울 만큼 추악해지는 법이네. 내가 부치지 않은 그 편지 대신 현실에서 도코가 받아 든 편지는 내가 봐도 구역질이 날 정도로 달콤한 말로 가득 찬 연애편지였지. --- p.334

니레 하루시게의 죄는, 곧 경찰의 죄이기도 하다. 말없이 고개를 숙인 나이 든 변호사를 마키무라는 지그시 바라봤다.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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