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돌고래, 상괭이는 어떻게 다를까?
고래류는 고래(whale), 돌고래(dolphin), 상괭이(porpoise)로 구분한다. 그 쓰임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영어권에서는 크기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즉, 크기가 커서 몇몇 사람의 힘으로 운반할 수 없을 때 고래라고 한다. 그 밖에는 모두 돌고래 아니면 상괭이다. 따라서 고래라는 용어는 길잡이고래(pilot whale)와 부리고래(beaked whale), 항유고래(sperm whale), 수염고래(baleen whale)처럼 분류적으로 거리가 먼 고래까지 모두 묶어 부르는 데 쓰인다. (후략)
--- p.23

고래와 돌고래는 물속 생활에 어떻게 적응되어 있을까?
털은 물속에서 보온 수단으로 쓸모가 없기 때문에 고래는 머리에 조금 남아 있는 모낭을 빼면 몸에 털이 없다. 반면 물개와 바다수달은 보온 목적의 털을 그대로 갖고 있다. 양서동물로 생애 대부분을 물위나 땅위에서 지내기 때문이다. 바다표범과 바다수달은 물속에서의 보온을 위해 털 속에 공기를 담아 보존한다. 고래가 피부에 털이 없는 이유는 활발히 활동할 때 열 전달성이 우수한 물을 이용해 체열을 효과적으로 발산하기 위해서이다. 두 가지 시스템은 같은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진화적 해결책을 보여준다.
물속에서 공기로 숨을 쉬는 동물은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입과 코의 위치가 중요하다. 수영을 해본 사람은 숨쉬기 위해 머리를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이다. 고래의 코는 머리 꼭대기에 있어 사람처럼 힘들이지 않고 숨쉴 수 있다.
--- p.48

고래 이빨은 몇 개일까?
고래는 전형적으로 분화된 이빨, 즉 이형치(heterodont)를 갖는 육상 포유류에서 진화했다. 따라서 고래의 이빨은 앞니, 송곳니, 앞어금니, 어금니로 나뉜다. 초기 고래는 아 마도 원시 포유류처럼 위아래턱 양쪽에 앞니 3개, 송곳니 1개, 앞어금니 4개, 어금니 3개 등 모두 44개의 이빨을 지녔을 것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고래는 이런 분화를 잃고 동형치(heterodont)를 가진다. 고래는 이빨을 먹이를 잡는 데만 쓸 뿐 씹지는 못한다. 먹이는 통째로 삼킨다.
고래의 이빨 수는 다양하다. 일부 고래는 미끄러워 잘 빠져나가는 먹이를 잡기 위해 이빨 수가 늘어났다. 부리고래는 이빨이 두 개에 불과하지만, 병코돌고래의 이빨은 76~100개, 상괭이 88~112개, 참돌고래 160~200개, 프랜시스카나(라플라타강돌고래)는 210~242개에 이른다. 향고래는 아래턱에만 36~50개의 이빨이 있고, 위턱에는 올라오지 못한 흔적니만 남아있는데 그 숫자는 다양하다. 일각고래는 위턱에 두 개의 치근을 가지나 아래턱에는 없다. 왼쪽 치근은 보통 위로 솟아 수컷의 경우 3 m에 달하는 엄니를 형성한다. 고래는 이빨을 갈지 않는다. 하지만 고래의 이빨이 젖니인지 영구치인지는 약간 논란이 있다. 어쨌든 완전한 이빨을 모두 갖추고 태어나며, 자라면서 이빨이 더 생기지는 않는다.
--- p.54

고래는 어떻게 헤엄칠까?
고래는 척추를 수직으로 요동쳐서 헤엄치는데, 이때 수평으로 넓은 꼬리를 움직여 얻는 물의 추진력을 함께 이용한다. 반면 대부분의 물고기는 척추를 옆으로 요동쳐서 헤엄치며 수직 방향으로 난 꼬리지느러미를 움직여 얻는 물의 추진력을 이용한다. 고래가 헤엄치는 방식은 수직 요동 운동을 하는 육상 포유류에서 진화한 결과로, 포유류와 다른 척추동물의 운동 패턴이 근본적으로 다름을 잘 보여준다. 원시 포유류는 옆으로 요동치는 것이 아니라 다리를 몸속으로 당겨 넣은 다음 척추를 수직으로 요동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 p.71

고래도 잠수병에 걸릴까?
고래는 잠수병에 걸리지 않는다. 고압의 물속에서는 숨을 쉬지 않기 때문이다. 고래는수면에서 숨을 쉰 다음 잠수하는 동안 숨을 참는다. 병코돌고래를 대상으로 한 생리 실험에 따르면 100 m 수심에서 돌고래의 허파는 완전히 쭈그러든다. 따라서 이 깊이 아래에서는 허파꽈리에 공기가 완전히 없어져 피와 공기 사이에 기체 교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아예 과잉 질소가 흡수되지 않으므로 고래는 잠수병에 걸리지 않는다.
--- p.110

고래도 잠을 잘까?
고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잠을 자지 않는다. 오랫동안 의식 없이 깊이 자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래가 깊이 잠들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래는 의식을 잃으면 숨쉬지 않는다. 사람을 포함한 다른 동물은 의식을 잃어도 호흡 반사가 일어나 자동적으로 숨을 쉰다. 고래는 그렇지 않다. 숨쉬기는 의식적인 활동이다. 이 사실을 몰랐을 때는 돌고래가 위험에 처하는 일이 많았다. 수술을 위해 마취시키면 숨을 멈추어 버렸던 것이다. 인공호흡기가 개발되면서 돌고래 수술도 성공하기 시작했다.
--- p.110

포경에는 어떤 도구들이 쓰였을까?
초기 원주민은 독화살이나 가벼운 창, 찌를 매달 수 있는 약간 무거운 작살을 썼다. 찌를 다는 목적은 고래를 지치게 해서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고래잡이들은 가까이 다가가 창으로 고래를 죽일 수 있었다. 영화에는 갑판이 없이 위쪽이 트인 배로 고래를 잡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같은 방법을 쓴다. 작살은 고래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못하며, 고래를 배 가까이에 잡아두는 역할을 할 뿐이다. 고래가 지쳐서 더 이상 배를 끌지 못하면 가까이 다가가 창으로 죽인다.
증기선이 나와 고래를 작살로 죽일 수 있게 되면서 현대포경이 시작되었다. 19세기 중반에 로켓으로 추진하는 작살을 실험했으나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작살을 쏘는 초기 대포는 약 50 mm의 소구경이었으나, 점점 커져 오늘날 표준인 90 mm가 되었다. 초기 대포는 전장총이어서 화약과 작살을 함께 대포 구멍에 밀어넣었다. 크기 때문에 작살은 항상 포구에 넣어야 했으나, 화약은 점차 뒤쪽 포미에 넣게 되었다. 작살에는 보통 탄두를 장착해 고래 몸속에서 폭발하여 고래를 죽이게 설계되었다.
--- p.202

경랍은 무엇일까?
경랍(spermaceti)은 향고래에서 추출한 물질로 왁스, 초, 화장품을 만드는 데 쓰였다. 밝기의 국제 표준단위인 1촉광(candlepower)은 순수한 경랍으로 만든 초를 시간당 120그레인(7.776그램)의 속도로 태울 때 나오는 빛의 양으로 정의한다. 경랍은 9세기
중반 영국과 미국에서 향고래 어업이 번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경제적 요인이었다.
16~17세기에는 경랍을 고래의 정자로 잘못 생각하여 향고래를 sperm whale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경랍은 향고래의 경랍기관, 즉 머리 윗부분을 형성하는 거대한 연결 조직 안에 있는 왁스와 기름의 혼합물이다. 고래잡이들이 케이스(case)라고 불렀던 이 구조는 길이가 6 m에 달하며, 최대 2톤의 경랍이 들어 있다. 현재 과학자들은 경랍기관에 소리를 내는 기능도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가장 궁금한 고래의 모든 것!<br/><br/>세계 최고의 고래 전문가인 저자들은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 연간 수천 통씩 전달되는 사람들의 질문 중 가장 빈도가 높은 100개를 선정했다. 질문은 “고래, 돌고래, 상괭이는 어떻게 다를까?”, “지구상에 고래는 모두 몇 마리나 있을까?” 등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분류, 진화, 분포, 회유, 먹이, 습성 등 고래에 관한 과학적 사실은 물론 신화, 문학, 포경, 고래 제품의 교역, 그리고 이제 가장 급박한 문제로 대두된 환경 변화와 해양 생태계의 보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했다. 저자들은 자세하고 친절한 답을 통해 어린이부터 연구자까지 두루 만족시킬 만한 정보를 담았다.<br/><br/>틈날 때마다 하나씩, 한입 크기의 정보<br/><br/>이 책은 모든 정보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으므로 짧은 시간에 하나씩 읽기에 부담이 없다. 읽기는 쉽지만 세계 최고의 전문가인 저자들의 지식과 경험이 잘 녹아 있어 어떤 고래 책에서도 접하기 힘든 깊이와 다양성을 갖추었다. <br/><br/>특수 보정을 통해 복원한 생생하고 풍부한 사진 자료<br/><br/>출판사는 오래 전 출간된 원서의 사진을 하나하나 특수 기법으로 보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 끝에 아름답고도 진귀한 사진들을 생생하게 복원할 수 있었다. 풍부한 사진과 도판이 실려 있어 어린이도 흥미롭게 책장을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고래와 친해질 수 있으며, 부모가 함께 보면서 설명을 곁들인다면 더없이 유익한 교육의 기회가 될 것이다. <br/><br/>우리나라 대표 해양학자의 유려한 번역과 진로 길잡이<br/><br/>해양학자인 제주대학교 정석근 교수의 유려하고 전문적인 번역은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었다. 특히 그는 해양 포유류와 고래 전문가가 거의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이 분야의 경력을 추구하려는 학생과 연구자, 향후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고생들에게 믿을 만한 길잡이가 되리라 기대하며 이 책을 선정하여 번역했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어떤 진로를 택할지 고민하는 학생과 부모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알려주는 책으로도 권할 만하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