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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상처

풍경과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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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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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1994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94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712026
ISBN10 898571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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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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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sbbonzi@yes24.com
『자전거 여행』에서와 마찬가지로 책의 서문에는 “金熏은 겨우 씀” 이라고 되어 있다. 『풍경과 상처』라는 제목을 앞에 두고는 그럴 수밖에 없겠지라고 지레 짐작해버린다. 모든 여행은 상처를 받았을 때 가장 쉽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이지 않을까 하는 어설픈 고정관념 때문이다.

뭔가 고민이 있어 보이고, 하는 일이 버겁고, 참으로 지쳐보이는 사람에게 우리는 아주 심각한 표정과 어깨를 툭툭치는 몸짓으로 “여행이나 다녀오지 그래” 라고 정답처럼 말을 한다. 때로 여행은 그 어떤 방법보다도 위로가 될 때가 있지만 동시에 가장 고통스러운 작업이기도 하다.

“풍경은 밖에 있고, 상처는 내 속에서 살아간다. 상처를 통해서 풍경으로 건너갈 때, 이 세계는 내 상처 속에서 재편성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데, 그때 새로워진 풍경은 상처의 현존을 가열하게 한다. 그러므로 모든 풍경은 상처의 풍경일 뿐이다."

그가 앞서 낸『내가 읽은 책과 세상』,『선택과 옹호』가 문학에 대한 단상을 써낸 것이라면 『풍경과 상처』는 문학작품을 안내 삼아 쓴 사유의 기행산문집이다.

전군가도, 을숙도, 경주남산, 울진, 월송정, 망양정, 다산초당 등지를 돌며 모든 일출과 일몰, 산과 산, 강과 강 사이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의 운명과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 속에 담긴 인간의 욕망을 읽어내고 있다.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 이성복 「남해금산」전문


책보다 먼저 마음에 들어와 있던 풍경이 책에 의해서 빛깔이 바뀌는 것을 그는 짐짓 억울해 하기도 한다. 한 번밖에 가보지 못한 남해 금산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고스란히 가지고 있던 차에 이성복의 남해금산이 그의 기억 속 풍경 색깔을 변화시킨다.

3인칭을 주어로 쓸 수 없다는 그는 내면의 상처들을 통해서만 풍경을 볼 수 있는 비밀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풍경들만이 상처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때의 당당함과 상처 앞에서 신음하는 어우러짐이 다른 기행산문과 달라 보이는 그만의 특별함이다.

그가 그렇게 아파하고 있는 상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생성하는 것 앞에서 소멸됨을 말하고 것에서 기인한다.

“당신과 나는 우리들이 지상에서 건설한 사랑과 노동과 책과 밥과 술과 벗과 적과 꿈꾸기와 꿈깨기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아무것도 허용받지 못하고, 아무 존재에게도 건너갈 수 없으며, 아무것도 쥘 수 없고, 아무런 개념도 기댈 수 없으리라는 것을 힘들이지 않고 숨결처럼 자연스럽게, 그러나 확실히 알게 된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허무주의는 더 이상 희망할 것이 없는, 더 잃을 것도 없는 자의 가난함과 자연 안에 하나가 되지 못하고 늘 그 바깥쪽을 서성이는 외로운 중생의 주절거림이다. 풍경을 보면서 갈 수 없는 곳을 바라보는 자의 내부, 아직 아물지 않고 흉으로 살아남아 부자유와 결핍의 이름으로 드러내는 상처의 아우성이다.

그러나 그의 매력은 이런 허망함의 밖에 있지 않다. 그 내부, 더 정확히는 상처를 말하는 표정에 있다. 어지럽고 다소 긴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숨이 턱 막힐 때가 있는데 그때는 그와 함께 풍경에 기대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마음의 창을 통해서만 보이는 렌즈는 그만이 보아왔던 사각지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풍경에 기대는 법을 알지 못했을 때, 사각지대를 볼 줄 몰랐을 때는 책을 읽는 자로서의 자신의 한계와 상처를, 그 학대를 견뎌내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읽는 사람의 앝음이 아니니라. 인간의 유한함과 불완전함에 대한 큰 자각이리라.

이제 인간의 모자람은 자연 앞에 스스로를 숙연하게 한다. 추수할 때가 되어도 거둘 것 없는 자들의 빈곤을 정확히 보여준다. 감춰졌다고 여겼던 상처들 마저 우두자국처럼 남아 있음을 알게 한다. 그가 보여준 서해 염전의 벌판에서 마음의, 삶의 상처가 많은 사람들 무리 안에 자신이 서 있음을 알게 된다. 상처엔 보상이 없다는 사실마저도.

“떠도는 섬 오이도는 더 이상 서해의 끝에 있지 않다. 그 섬은 이제 내 마음속으로 옮겨왔다. 내 마음속에서 그 섬이 자라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정원(庭園)은 인공의 낙원이다. 꿈속의 낙원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모든 낙원은 인공의 낙원이다. 도가의 무릉도원이나 한산습득의 천태산이나 혹은 마르크스의 국가소멸단계가 그러므로 모두 인공의 낙원인 것이다. 인간은 욕망을 사회경제적으로 정당화하고 정당화된 욕망을 제도화함으로써 낙원을 지향할 수도 있지만, 욕망의 뿌리를 제거함으로써 낙원을 지향할 수도 있다. 욕망을 제거하려는 길과 욕망을 완성하려는 길이 마음속에서 엇갈리면서 사람들의 꿈은 엎어지고 뒤벼지며, 사람들의 말은 끝없는 동어반복으로 중언부언을 거듭하고 있다.

낙원에도 낙원의 양식(樣式)은 존재한다. 자유를 지향하는 길목에서, 고작, 그것도 천신만고 끝에, 양식 따위가 발생하고 있는 이 인간세(人間世)의 풍경이 희극인지 비극인지, 축복인지 저주인지 나는 분간하지 못하지만, 그것은 필시 저주에 가까운 안쓰러운 업장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낙원의 양식은 낙원의 자유를 다시 속박하지만, 이 속박은 그래도 견딜 만한 속박이다. 양식은 자유와 욕망 사이의 타협을 산물로 존재한다. 사실, 낙원에서 자유에 기율과 형식을 부여함으로써 낙원을 가동시키는 것은 자유 그 자체이기보다는 대부분의 경우에 그 안쓰러운 양식일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의 양식의 기율성이 헐겁고 느슨한가 혹은 팽팽하고 가파른가를 따지는 모든 논의는 근본적으로 한가하다. 양식이 낙원을 가동시킬 때, 양식은 그 양식이 욕망과 자유 사이에서 도달한 타협의 문법에 따라서 작동한다. 헐겁거나 느슨하거나 어쨌거나, 양식은 자기 원인일 리는 없다. 양식이 자족적 구조물일리는 없는 것이다. 모든 완성된 양식은 자유와 욕망 양쪽을 속박하는 기율을 극대화함으로써 자기원인일리 없는 양식 자신의 기율성을 감춘다. 그 때, 양식의 가파름과 느슨함은 모두 인간으로부터 멀어지고, 우리는 양식과 더불어 서늘함을 느끼는데, 이 자유의 서늘함이 곧 실락원의 슬픔이다. 여름의 소쇄원[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서 실락원의 슬픔은 수목과 더불어 무성하였다.
--- p. 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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