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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난 아이들

: 소년, 사회, 죄에 대한 아홉 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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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520g | 140*220*30mm
ISBN13 9791168121171
ISBN10 116812117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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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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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은 누구일까? 소년범은 자기를 향한 사회의 분노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 p.10

소년범은 자기가 악마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고는 있을까? 보호처분을 받는 동안 소년범은 정말 반성이라는 걸 할까? 소년범의 삶은 변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됐다. 직접 소년범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사회에 전하고 싶었다. 고심했던 기획 기사의 제목 ‘소년범, 죄의 기록’에 담긴 의미는 중의적이다. ‘소년범의 죄를 기록한다’라는 의미이자 ‘사회의 죄를 기록한다’라는 의미다.
--- p.15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앞으로의 삶에서 후회할 선택을 다시는 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그리고 나와 당신이, 그 아이들을 방관하거나 외면하지 않는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 p.17

이 책이 당신의 단단한 편견에 아주 조금의 균열이라도 냈으면 좋겠다.
--- p.18

기사로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그래도 부지런히 써서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기여하고 싶다. 내가 쓰는 기사 한 줄이 언젠가 세상을 바꾸리라는 믿음을 놓고 싶지 않다. 조급함을 버리기로 했다. 지금은 소년범을 향한 단단한 편견에 그저 ‘한 줄의 균열’을 내는 걸로도 충분하다.
--- p.22

어른들에게 말 그대로 이용당하고 상처받고, 그러면서도 어른의 모습을 닮아가던 아이들을 바라보며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졌다. 자연히 좋은 어른이란 어떤 사람인지 깊이 고민하게 됐다. ‘우리의 기억 속에 누가 좋은 어른으로 남아 있을까?’ 아이들 앞에 ‘어른’으로 섰던 우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진심으로 듣기 위해 노력했다. 설령 아이들의 이야기가 거짓이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란 끝까지 믿고 존중해주는 존재라는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p.31

모두 우리 곁에 있는 평범한 아이들의 이야기다. 하나하나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 어쩌면 우리가 이 아이들을 수렁에서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33

수렁에 빠진 아이들은 스스로 ‘나’를 구할 수 있을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 p.40

범죄의 피라미드는 성별과 나이에 따라 세워진다. 성인이 십 대를 착취하고, 십 대 남자아이가 안전을 담보로 십 대 여자아이를 착취하고, 여자아이들이 자기보다 어린 여자아이들을 착취하는 구조다.
--- p.45

울타리가 없다는 건 아이들에게 이런 의미다. 모든 게 무용지물이 되는 것. 한 남자애가 갑자기 불러내도, 스물두 살 남자가 치근덕거려도 그 위험을 알지 못하는 것. “네 밥값은 해야 하지 않느냐?” 하며 조건 만남을 종용하는 언니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것. 울타리 없는 아이들이 겪는 현실이다. 이 현실 속에 내던져진 아이들에게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다그치는 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사회에는 세연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세연은 보호처분이 끝난 뒤에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우리는 계속해서 되물었다.
--- p.76

이들이 가해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기 삶을 잘 헤쳐나갈수록 그 자국은 더욱더 짙게 남을 것이다. 평생 그 짐을 짊어지고 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번의 따듯한 손길만으로 변화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다. 어른들은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골칫덩어리로만 생각했다. 반성할 기회를 주기보다 내 눈앞에서 사라지기를 바랐다. 이미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아이를 놓쳐버린 게 아닐까?
--- p.85

소년은 힘과 돈으로 우열을 다퉜고, 소녀의 성은 쉽게 범죄의 미끼로 이용됐다. 가출한 십 대가 돈을 벌기 위해 흔히 택하는 조건 만남 사기 범죄에서 소년들은 소녀들을 꾀었고, 소년들에게 범죄 수법을 습득한 소녀들은 다시 자기보다 약한 피해자를 끌어들였다. 말하자면 소녀들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자주 전이되는 소년범의 생태계 속에서도 특히 피해자로 전락할 위험성이 컸다. 그중에서도 타의로 인한 성매매나 조건 사기 범죄에 노출된 소녀들은 소년범의 생태계에서 가장 약자였다.
--- p.136~137

이들은 보호가 필요했다. 그러나 제대로 이끌어줄 어른과 올바른 성교육의 부재는 이들을 범죄로 몰아넣었다. 지옥 같은 그곳에 발을 들이는 건 쉬웠지만, 빠져나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소문은 너무 빨랐고, 원치 않는 영상이 발목을 잡았다. 기댈 곳은 없었다.
--- p.181

평범한 십 대처럼 살기, 그 간단한 소망을 이루기엔 아이들의 상처는 너무 크고 깊었다.
--- p.192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다 성장하지 않은 청소년의 문제는 성인과 다르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인과의 관계에서 신체, 정신, 심리, 경제적 능력, 사회적 인간관계 등 모든 면에서 대등하지 않은 만큼 청소년은 성인과 동일한 책임을 물을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 p.197

소년보호처분이 제 기능을 하려면 최소한 시설 개선은 필수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화려한 시설을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기본적인 생활 여건은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년범을 혐오하는 사회에서는 이 사안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 예산을 늘릴 의지도, 여지도 없다. 아이들은 시선도 관심도 닿지 않는 곳에 방치돼 있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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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세 명의 기자가 시설에 다녀갔다. 눈이 부셨다.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아름다웠다. 낯선 이들을 맞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들은 겸손했고, 아이들에게 질문했다. 교만한 사람은 질문하지 않는다. 이미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은 아이들에게 물었고,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였다. 질문하고 경청했다는 것으로, 이 책에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

씨를 뿌리고 열매를 맺는 데 필요한 것이 있다. 충분한 비와 햇빛, 그리고 시간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부족하면 온전히 열매를 맺지 못한다. 우리 아이들은 메마르고 음침한 땅에 서 있었다. 사람들은 왜 열매를 맺지 못하냐고 다그친다. 심지어 땅을 갈아엎자고 한다. 먼저 할 일이 있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 김자경 (나사로 청소년의 집 사무국장)
소년범죄가 갈수록 흉포화, 조직화, 저연령화되는 등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넘치지만 대부분 과장되었거나 일부 극단적인 사건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 여론은 금세 뜨거워지고 언론은 인터넷 댓글을 쫓는 수준에서 맴돌지만 중계방송 같은 보도가 끝나면 그뿐이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잊힌다.

소년범죄가 문제라는 이야기는 많지만 정작 진지한 관심은 너무 적다. 소년 보호를 한다지만 제대로 먹이고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으면서 윽박지르는 형국이다.

서울신문의 이근아, 진선민, 김정화 기자의 책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소년의 범죄는 곧 사회의 죄라는 것을 풍부한 사례로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 아이들이 잘못했다면, 그건 바로 어른들의 잘못이기도 하다. 사실 소년범과 평범한 소년 사이의 간극은 그리 넓지 않다. 어떤 조건에 놓였다고 모두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 환경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 소년에게만 죄의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를 돌아봐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중요한 지침을 준다.

세 명의 기자들이 발품을 팔고 공을 들여 좋은 기획을 했다. 각자 맡은 소임이 있는데도 틈틈이 짬을 내어 이런 성취를 만들었다. 기사가 바탕이 되었지만 꼼꼼한 보완작업을 거쳐 내용은 더 풍부해졌다. 모처럼 좋은 책을 만났다.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연쇄살인이 아니고서는 범죄 사건은 모두 별개의 사건이다. 그러나 조심히 들여다보면 이들 사건이 서로 어떻게든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소년범죄가 그렇다. 이 책은 아이들의 문제가 결코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보다 분석적이고도 거시적인 시각으로 비행의 문제를 다룰 때 아동 보호나 범죄자 갱생, 나아가 사회의 안전도 구현될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하는 책이다.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소년범에 대한 기사는 늘 ‘잘 팔린다.’ 같은 도둑질이어도 아이들이 저질렀다고 하면 관심을 끈다. “말세다. 말세” 혀를 끌끌 차게 만들거나 “어린아이들이 어쩜 이런 악마 같은 짓을……”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 나 또한 망치로 유리창을 깨고 가게를 턴 아이들, 훔친 차로 무면허 운전을 한 아이들을 취재하고 보도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아이들이 저지른 ‘짓’ 너머의 ‘삶’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도, 이야기하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더욱더 귀하다. 아무도 알려 하지 않은, 섣불리 세상에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없이 묻고, 고민한 사람만이 용기 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책을 덮고 난 뒤, 금은방을 턴 아이들을 만났을 때 내가 외면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 아이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절로 만들어진 악마가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아이들을 수렁에서 구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펼친 당신도 같은 마음이기를 바란다. 어쩌면 우리가 함께 아이들을 구해낼 수도 있겠다.
- 한민용 (JTBC ‘뉴스룸’ 앵커)
소년은 부모·어른·사회의 거울이라고 한다. 소년의 모습에서 부모·어른·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소년은 부모·어른·사회가 만들어놓은 작품이라는 의미이다. 소년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환경에서 어른들의 삶의 방식(막말, 왕따, 거짓말 등)과 범죄(폭력, 사기, 성폭력 등)를 그대로 모방하면서 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책임을 소년범이나 그 부모에게 떠넘기고 있지 아니한가? 더욱이 이런 경향을 언론이 부채질하고, 그에 편승하여 어른들과 정치인들이 소년법 폐지나 범죄소년 연령 하향, 일벌백계로 엄벌하면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등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자신들의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모습이다. 성인에 대한 ‘엄벌주의’도 어느 나라, 어떤 사회에서도 성공이 입증되지 않았는데, 하물며 소년들에게 그 효과가 있겠는가?

엄벌로 소년범이 선량한 사람이 된다거나 다른 소년들이 범법자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엄벌에 들어갈 관심과 비용을 예방과 보호에 집중하여 소년이라 하더라도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적발해서 책임에 부합하는 처벌을 받게 하고 품행 교정을 통해 재범을 하지 않게 하는 ‘필벌주의’ 및 ‘재사회화에 기여하는 회복적 사법’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소년범들을 보살피지 않으면 나중에 나와 내 가족이 피해를 입는 등 더 큰 사회문제가 되지 않을까?
- 박종택 (수원가정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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