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두 반항아 2장 강가에서의 만남 3장 수장의 결정 4장 순종하는 아들 5장 고집 센 딸 6장 사냥꾼들 7장 사냥당한 자 8장 생존을 위한 달음질 9장 사로잡히다 10장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믿어야 해” 11장 적들과 함께 살다 12장 아이가 태어나다 13장 꿈을 좇아서 14장 해의 땅 15장 복수 16장 집으로 돌아가는 먼 여정 17장 재회
새소녀와 다구가 각각 꿈을 따라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어느 날 밤이었다. 새소리를 완벽하게 흉내내 ‘새소녀’라고 불린 소녀 ‘주툰바’는 바느질보다는 사냥을 하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달리고 헤엄치며 자유롭게 사는 삶을 꿈꾼다. 새소녀와 달리 사냥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한 소년 다구는, 자신이 가보지 못한 새로운 곳, 그중에서도 전설로만 들었던 ‘일 년 내내 태양이 비치는 해의 땅’을 탐험하고자 한다. 하지만 혹독한 추위가 지배하는 땅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바람보다 무리의 규율이 앞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터. 매서운 추위가 불어닥치기 전에 남자들은 사냥으로 식량을 비축하고, 여자들은 바느질을 해 겨울 옷과 신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삶과는 다른 길을 가고자 한다는 이유로 별종 취급을 받던 새소녀와 다구는 결국 무리를 떠나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속도로 원하는 삶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시작한다. 누구보다도 훌륭한 사냥꾼이 되어 가족에게 돌아가고자 했던 새소녀는 과연 그 꿈을 이루었을까? 다구는 전설로만 내려오던 ‘해의 땅’에 도착했을까?
두 젊은이의 이야기인 동시에 과거 어디쯤엔가 두고 온 우리 모두의 이야기
이 소설은 꿈을 이루는 것만이 모험의 온전한 결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깨부순다. 원하는 것을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든 성장하게 되리라는 점을, 정상성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함을 두 인물의 여정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이 꿈을 이루었는지 이루지 못했는지는 이 작품에서 중요하지 않다. 인생에서 어떤 일을 겪든 자신만 잃지 않는다면 다 잃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두 사람을 통해 전하기 때문이다. ‘지은이의 말’에서 벨마 월리스는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노라고 말한다. 무리에서 요구하는 삶을 사는 것이 ‘정상’인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정상’인지는 집단마다, 혹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다수의 길을 따라가는 것을 ‘정상’이라고 여기곤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삶을 꿈꾸던 시절이 있다. 그것은 새소녀처럼 오래된 관습에 균열을 내는 일이었을 수도, 다구처럼 전설 속에 등장하는 땅을 찾아 떠나겠다는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다만 무리 안에서의 삶에 익숙해져 그 시절을 잊었을 뿐이다. 그렇기에 새소녀와 다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낯설면서도 특별하게 다가온다. 별종이라 불리는 두 인물의 성장기는 곧 우리가 과거 어딘가에 두고 온 지난날이기도 하니까. 따라서 이 소설은 두 인물의 성장기인 동시에 매우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